올 시즌 프로야구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과 하위권의 차이가 뚜렷하다. /뉴시스
올 시즌 프로야구가 중반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상위권과 하위권의 차이가 뚜렷하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올 시즌 프로야구가 각 팀별로 60경기 안팎을 치르며 중반으로 치닫고 있다. 뜨거워진 햇살 못지않게 순위 경쟁 또한 달아오를 시점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상위권과 하위권의 차이가 유독 일찌감치 벌어지고 있다. 이대로 싱겁게 가을야구 경쟁이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일 주말 3연전을 치른 이후 1위는 SK 와이번스다. SK 와이번스는 59경기에서 38승 1무 20패 승률 0.655를 기록하며 유력 우승후보로서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위는 최근 수년간 강팀으로 입지를 굳혀온 두산 베어스다. 60경기에서 38승 22패 승률 0.633를 기록 중이며, 선두와의 게임차는 단 1경기다.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는 시즌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 팽팽한 선두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에 이어 상위권을 형성하고 있는 것은 3위 LG 트윈스, 4위 NC 다이노스, 5위 키움 히어로즈다. 먼저,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는 나란히 58경기를 치르며 32승 26패 승률 0.552를 기록 중이다.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1경기를 치른 키움 히어로즈는 33승 28패로 0.541의 승률을 기록하고 있다. LG 트윈스·NC 다이노스는 선두와 6경기 차이고, 키움 히어로즈는 이 두 팀과 반경기 차이다.

이처럼 순위표 윗동네에서는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의 선두경쟁과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키움 히어로즈의 3위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 중이다. 특히 3위 경쟁은 순위표 위치가 수시로 바뀌고 있다.

촘촘하기로는 순위표 아랫동네도 다르지 않다. 6위와 꼴찌의 게임차가 3경기반에 불과하다. 9위 기아 타이거즈까지로 좁혀보면 4팀이 단 1경기 차이로 늘어서있다.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는 나란히 58경기를 치르며 25승 33패 승률 0.431를 기록 중이다. 이어 KT 위즈가 60경기에서 25승 35패 승률 0.417, 기아 타이거즈가 59경기에서 24승 1무 34패 승률 0.414로 뒤따르고 있다. 꼴찌 롯데 자이언츠는 59경기 22승 37패 승률 0.373로 유일한 ‘승률 3할’ 팀이다.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와 KT 위즈·기아 타이거즈의 게임차는 단 1경기다. 이들의 순위표 위치 역시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문제는 윗동네와 아랫동네의 격차가 크다는 점이다. 가을야구 마지노선인 5위 키움 히어로즈와 6위 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의 게임차는 6경기반에 달한다. 선두권과 6위의 차이는 무려 13경기로 벌어졌다.

이는 일반적인 시즌의 양상과 크게 다른 것이다. 대게 이맘때 순위표는 3~5위권과 6~8위권의 차이가 각각 3~5경기 수준으로 유지되곤 한다. 상위권과 하위권이 딱 절반으로 나뉜 가운데, 각기 따로 촘촘한 경우는 드물다. 이제 겨우 60경기 안팎이 치러진 시점인데다, 이 같은 현상이 시즌 초반부터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가을야구 경쟁이 이대로 싱겁게 끝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단순히 성적 뿐 아니라, 실제 드러나는 팀 전력도 상위 5개 팀이 뚜렷하게 앞선다. 이와 달리 하위 5개 팀은 저마다 약점과 문제점이 뚜렷하고, 이렇다 할 반전의 계기도 보이지 않는다.

이 같은 상황은 프로야구 흥행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팬층이 두터운 지방의 야구 열기에 빨간불이 켜졌다. 하위권에 속한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기아 타이거즈, 롯데 자이언츠 모두 오랜 역사와 열정적인 팬층을 자랑하는 구단이자, 리그 전반의 열기 및 관중동원에 있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구단이다. 반면, 상위권 5개 팀 중 NC 다이노스를 제외한 4팀이 수도권 팀이다.

실종된 가을야구 경쟁에 언제쯤 다시 불꽃이 튈 수 있을까. 아랫동네 팀들의 분전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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