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명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동욱 / 키이스트 제공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명연기를 선보인 배우 김동욱 / 키이스트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최근 종영한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안방극장 흥행 기록을 쓴 김동욱. 올해 그는 스크린과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며 남다른 열일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데뷔 이래 첫 원톱 주연으로서도 성공을 거두며 남다른 한 해를 보이고 있는 상황. 데뷔 15년 차 배우 김동욱을 <시사위크>가 만나고 왔다.

지난 5월 31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김동욱을 만났다. 작품 속 통쾌하고 유쾌한 활약을 선보였던 탓일까. 현실에서 만난 김동욱은 새삼 다른 매력으로 기자에게 다가왔다. 말수는 적었지만, 어떤 꾸밈없이 질문에 답하는 그의 모습은 참 담백하게 느껴졌다.

MBC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왕년엔 불의를 참지 못하는 유도 폭력 교사였지만 지금은 복지부동을 신념으로 하는 6년 차 공무원 조진갑(별명 조장풍)이 고용노동부 근로감독관으로 발령난 뒤 갑질 악덕 사업주 응징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통쾌하게 풀어낸 작품이다. 극중 김동욱은 ‘조진갑’ 역을 맡았다.

'조진갑'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김동욱 / MBC 제공
'조진갑'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김동욱 / MBC 제공

그의 담백함은 첫 질문부터 드러났다. 데뷔 이래 첫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만큼 종영소감이 남다를 터. 김동욱은 종영 소감을 묻는 질문에 “기분이 좋다. 무사무탈(無事無頉)하게 잘 끝나서 후련하다”고 말했다. 어떠한 꾸밈없이 진솔하게 자신의 느낌만을 전달한 것. 여느 배우들과 다른 그만의 매력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김동욱은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순간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했다.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종영 당시 시청률 8.3%를 기록, 동시간대 시청률 1위로 성공적인 마침표를 찍었다. 이러한 흥행이 가능했던 이유에 대해 그는 “종합적으로 앙상블이 굉장히 좋지 않았나 싶다”며 “배우들끼리의 호흡도 좋았지만 그것을 감독님께서도 재미있게 잘 담아내신 것 같다. 작가님께서 써준 작품을 배우들이 아주 매력적인 캐릭터로 재미있게 표현해냈다. 삼박자가 잘 맞아서 잘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데뷔 이래 첫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김동욱 / 키이스트 제공
데뷔 이래 첫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김동욱 / 키이스트 제공

이번 작품을 위해 김동욱은 체중을 10kg가량 증량하는 노력을 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그는 “어떤 분들은 ‘마음 놓고 먹으면 되니까 얼마나 좋냐’고 한다. 하지만 아주 단시간에 많은 양의 체중을 확 늘려야 하다 보니 힘들었다. 다이어트가 너무 하고 싶었다”며 “어느 순간을 지나면 먹어야 한다는 것 자체가 고역인 순간이 온다. 메뉴와 맛이 뭔지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온다. 뭘 먹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억지로 먹어야 하는 느낌이 들더라”라고 체중 증량의 고충을 털어놨다.

캐릭터 이름을 작품명 전면에 넣은 것부터 짐작할 수 있듯,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은 김동욱이 작품 전반을 리드해 나가는 작품이다. 이에 캐릭터를 구현해내는 것에 대한 고민과 함께 부담감이 있었을 터.

김동욱은 “저희 드라마가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들과 함께 실제 있었던 뉴스와 이슈들을 다루기도 하지 않나. 이런 사건들을 ‘조진갑’이라는 캐릭터가 해결해나가는 과정 또는 결론은 조금 판타지적인 면이 있다”며 “(사건) 중심에 놓인 ‘조진갑’이라는 캐릭터는 아주 현실적인, 평범하고 튀지 않는 모습의 인물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드라마에 등장하는 갑들과 대적해야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어디에 놓여도 당당한 모습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부분을 많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이질감이 들지 않는 옷들과 스타일을 했다. 말과 제스처(행동), 걸음걸이 등은 당당하게 하려고 노력했다. 약자들과 만났을 때는 정말 진지하고 진솔한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시청자들이 조진갑의 다른 이면적인 모습을 보시기에 불편하지 않게 어떻게 톤을 잡아서 연기할 지에 대해 아주 많은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부담감 측면에 대해서는 “(부담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없을 수 없지 않나”라며 “작품이 끝나고 나서 보신 분들의 평가 등이 나쁘지 않아 다행이다. 그리고 조금은 ‘해냈다’는 것에 대해 자신감도 생겼다. 전작들에 비해 책임져야 하는 것이 많은 작품이었다. 무사히 잘 끝낼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음 작품을 할 때 자신감을 가지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김동욱은 OCN ‘손 the guest'가 끝난 지 5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함은 물론, 지난 2월 개봉한 영화 ’어쩌다, 결혼‘을 통해 관객들과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계속되는 작품 행보에 대해 그는 “힘들다. 이제 쉴 예정이다”라고 말하는 한편 “하고 싶은 작품이 생기는 것은 행운이다. 계속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일부러 ’작품을 하지 않고 쉬어야지‘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2019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김동욱 / 키이스트 제공
2019년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김동욱 / 키이스트 제공

사이다 활약과 인간미 넘치는 매력을 동시에 풍기는 ‘조진갑’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열띤 호응을 보냈다. 그렇다면 조진갑을 연기한 '사람' 김동욱은 어떨까. 그는 “강약약강(강한 사람한테 약하게, 약한 사람한테 강하게)하게 살고 싶지는 않다. 그것은 ‘조진갑’ 캐릭터와 비슷한 것 같다. 진갑이처럼 사람에 대한 감사함과 소중함을 느끼며 살려고 노력한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조진갑처럼 정의에 불타는가’에 대한 질문에는 “글쎄요”라며 머쓱하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순흔’으로 데뷔해 어느덧 15년 차 배우가 된 김동욱. ‘천만배우’ ‘흥행요정’ 등 다양한 수식어를 보유하고 있는 그지만, 김동욱에게도 연기를 때려치고 싶을 만큼 힘든 순간이 있었다.

그는 “‘내가 지금 슬럼프다’라고 느낀 적은 없다. 하지만 일적으로나 많은 시련이 있었던 시기가 있다”라며 “그 순간에 되게 진지했다. 연기적으로 고민할 때도, 배우라는 직업에 대해 고민할 때도 진지하게 ‘이걸 어떻게 할까’ ‘’어떤 선택을 할까‘를 고민했다. 연기를 때려치우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 가벼운 고민이 아닌 만큼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말했다. 힘들었던 시간에 대해 담담하게 말하는 김동욱의 모습에서 깊은 고민의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장기적인 목표는 계속 작품을 하는 것이다.
뻔할 수 있지만 아주 힘든 일이다.
배우로서 관객분들에게 작품을 계속 보여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일까. 장기적 목표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김동욱은 소박하면서도 진중하게 이같이 답했다. 조연으로 시작해 어느덧 원톱 주연으로 성장한 김동욱. 꾸밈없이 담백하기에 더욱 그의 목표에 믿음이 간다. 다양한 작품으로 계속해서 만날 김동욱의 연기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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