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올 시즌 의미 있는 성과와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뉴시스·AP
토트넘은 올 시즌 의미 있는 성과와 아쉬움을 동시에 남겼다. /뉴시스·AP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전 세계 축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2018-19 UEFA 챔피언스리그가 리버풀의 통산 6번째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손흥민이 속한 토트넘은 기적적으로 첫 결승진출에 성공했으나, 끝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진 못했다.

결과적으로 토트넘은 올 시즌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프리미어리그 4위, 잉글랜드 FA컵 32강, 리그컵 4강의 성적표를 남기게 됐다. 첫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등 새로운 역사를 쓰기도 했지만, 짙은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다.

토트넘은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공수양면에 걸친 전력이 점점 더 탄탄해졌기 때문이다. 골키퍼 위고 요리스를 비롯해 수비수 얀 베르통언, 토비 알더베이럴트 등 베테랑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자랑했고, 이른바 ‘DESK라인’이라 불리는 델레 알리-크리스티안 에릭센-손흥민-해리 케인의 공격진도 동반성장하며 짜임새가 높아졌다. 가장 많은 선수들을 월드컵에 보냈다는 점이 부담이었지만, 우승을 향한 기대감이 그 어느 때보다 컸던 것도 분명 사실이었다.

기대는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줄곧 상위권을 유지했다. 맨체스터 시티와 리버풀이 ‘역대급’ 우승경쟁을 펼치며 다소 밀려나긴 했지만, 첼시·아스널·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 쟁쟁한 상대들을 제치고 내내 3위 자리를 지켰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맨시티를 격침시키고, 4강에서 기적적인 역전에 성공하는 등 존재감을 발휘했다.

하지만 마지막 한 계단이 부족했다.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마지막 3경기에서 1무 2패에 그치며 3위 자리를 첼시에게 헌납했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에서도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무기력하게 패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도 아쉬웠다.

시즌은 끝났지만,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곧 새로운 시즌이 찾아오기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다음 시즌 더 발전하고, 더 좋은 성과를 쟁취해내는 것이다.

토트넘은 올 시즌 리버풀의 성공을 주목해야 한다. 리버풀은 앞선 2017-18시즌 프리미어리그 4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긴 바 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토트넘이 두 대회에서 기록한 성적과 같다.

그러나 올 시즌 리버풀은 달랐다. 비록 맨시티에 승점 1점 차이로 밀려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지만, 우승과 다름없는 높은 승점을 챙겼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2년 연속 결승에 올랐을 뿐 아니라 마침내 빅이어를 들어올리기도 했다.

비결은 확실하다. 리버풀은 기존의 전력을 유지·강화하며 부족한 부분을 효과적으로 채웠다. 늘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를 골키퍼 알리송 베커, 수비수 버질 반 다이크로 해결한 것이 핵심이다. 덕분에 리버풀은 막강한 ‘짠물수비’를 구축하게 됐고, 기존에 뛰어난 공격진을 지켜내며 공수양면에 걸쳐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다.

토트넘도 리버풀의 뒤를 따라야 한다. 우선, 끊임없이 이적설이 제기되고 있는 핵심 자원들을 잘 지켜낼 필요가 있다. 설사 모두 지킬 수 없다면, 1명 정도만 내주되 확실한 대안을 마련해둬야 한다.

아울러 확보한 자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 리버풀이 알리송과 반 다이크를 엄청난 이적료로 데려올 수 있었던 것은 앞서 필리페 쿠티뉴를 비싼 값에 팔았기 때문이었다. 쿠티뉴의 빈자리는 새로운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를 필두로 구성된 ‘마누라 라인(사디오 마네-살라-호베르투 피르미누)’과 ‘스위스 메시’ 세르단 샤키리로 메웠다.

토트넘에게 보강이 필요한 부분은 확실하다. 알더베이럴트의 이탈에 대비하고 백업을 강화하기 위한 중앙수비수, 카일 워커 이적 후 약점으로 지목되고 있는 측면 수비수, 중원에 탄탄함을 더하기 위한 수비형 미드필더, 그리고 해리 케인의 백업 역할을 할 공격수다. 그중에서도 측면 수비수와 백업 공격수 확보가 시급하다.

늘 ‘빅4’ 다음으로 여겨지던 토트넘에게 ‘빅6’의 일원이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팀으로 도약한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다. 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휘하에서 적재적소에 영입 및 성장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토트넘에겐 한 단계 더 높이 도약하고, 우승이란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적기다. 만약 이 기회를 놓칠 경우, 토트넘은 언제든 예전의 위치로 돌아갈 수 있다.

프리미어리그 우승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우승의 적기를 반드시 잡는 것이 중요하다. 토트넘에겐 지금이 바로 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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