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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조여정, 베리 나이스!
2019. 06. 20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조여정이 데뷔 20년만에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조여정이 데뷔 20년만에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높은엔터테인먼트 제공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에 웃음이 끊이지 않고, 극을 쥐락펴락하는 남다른 내공에 나도 모르게 빠져든다. 데뷔 20년, 꾸준한 작품 활동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그의 매력을 절반도 못봤나 보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 속 그의 활약을 보고 있노라면, 감탄 또 감탄만 나온다. 조여정, 베리 나이스(very nice)다!

배우 조여정은 1997년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뒤 1999년 SBS 시트콤 ‘나 어때’로 연기자 활동을 시작했다. 드라마 ‘장희빈’(2002~2003), ‘얼마나 좋길래’(2006), ‘집으로 가는 길’(2009), ‘로맨스가 필요해’(2011), ‘해운대 연인들’(2012), ‘이혼변호사는 연애중’(2015), ‘베이비시터’(2016), ‘완벽한 아내’(2017), ‘아름다운 세상’(2019)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스크린에서도 활약은 이어졌다. 영화 ‘흡혈형사 나도열’(2006), ‘방자전’(2010), ‘후궁: 제왕의 첩’(2012), ‘인간중독’(2014), ‘워킹걸’(2015)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며 꾸준한 활동을 펼쳤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조여정은 영화 ‘기생충’을 만나 데뷔 후 최고 전성기를 맞았다. 배우 생활 20년 만에 얻은 값진 성과다.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서 연교로 완전히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조여정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에서 연교로 완전히 분해 인상 깊은 연기를 선보인 조여정 스틸컷.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최우식 분)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시작된 두 가족의 만남이 걷잡을 수 없는 사건으로 번져가는 이야기다. 제72회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기생충’은 지난달 30일 국내에 개봉한 뒤 지난 20일까지 864만 관객을 동원하며 무서운 흥행 기세를 이어가고 있다.

극중 조여정은 글로벌 IT기업 CEO 박사장(이선균 분)의 아내이자 순진하고 심플한 사모님 연교로 분했다. 아이들 교육과 고용인 채용, 관리 등 가정일을 전적으로 맡아 책임지고 있다. 남을 잘 믿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는 순진한 인물이다.

연교는 조여정을 만나 빛을 발했다. 능청스러운 연기로 연교를 그려낸 그는 험한 일은 겪어본 적 없는 연교 특유의 순수함으로 예상 밖의 웃음을 안겨주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아름다운 외면 뒤로 살짝 드러나는 푼수기까지. 미처 알지 못했던 조여정의 새로운 얼굴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모든 캐릭터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쉬는 ‘기생충’이지만, 그의 활약은 단연 돋보인다.

엄청 깊은 다이아몬드 광산인데 아직 아무도 모르는 듯하다.
그 일부라도 채굴할 수 있을 듯했다.

봉준호 감독이 조여정을 두고 한 말이다. 조여정은 ‘설계자’ 봉 감독을 만나 자신이 가진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그리고 대중들은 그의 출구 없는 매력에 제대로 빠져버렸다. 조여정의 오늘 그리고 내일이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