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 강남점 오픈
해외 주력 라인프렌즈, 국내 기반 확대할까

/ 사진=이가영기자
강남역 인근에 위치한 카카오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의 모습. 빨간 사각형으로 표시한 곳에 라인프렌즈 플래그십 스토어도 8월 중으로 문을 연다. 한 사진에 담길 만큼 인접한 거리다.  / 사진=이가영기자

시사위크=이가영 기자  국내 대표 IT업체 캐릭터인 카카오프렌즈(IX)와 라인프렌즈가 또 다시 맞대결을 펼친다. 이번에는 강남이다. 

3일 <시사위크> 취재에 따르면 라인프렌즈는 8월초 강남점 오픈을 목표로 직원을 채용하는 등 막바지 준비에 한창이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강남역 인근 핵심 상권인 10번 출구에 8월 내 새로운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며 “‘강남 스토어(가칭)’가 오픈할 경우 한국 기준 26번째, 글로벌 기준 153번째 스토어가 된다”고 밝혔다. 

위치는 강남역 10번 출구와 신논현역 6번 출구 사이로 소위 말하는 강남역 메인 거리다. 지난 2016년 오픈해 이미 강남역 랜드마크로 자리잡은 카카오프렌즈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와의 거리는 100m도 되지 않는다.

라인프렌즈샵 오픈을 앞두고 양사는 강남대전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양사는 과거에도 명동, 홍대 등 서울 주요 지역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하며 경쟁을 펼친 바 있다. 그러나 이번만큼 가까운 거리에 매장을 두는 건 처음이다. 

양사가 공통적으로 입점한 곳들은 모두 유동인구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핵심 상권이다. 특히 카카오프렌즈 강남점은 홍대점, 부산점과 함께 회사가 공들여 키우고 있는 핵심 매장 중 하나다. 총 3개 층 면적 694㎡(210평)로, 전국 25개 매장 가운데 홍대점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크다. 입점해 있는 상품만 1,500개 이상이고, 월평균 방문객수 30만명 수준이다. 지난해 말 3층에 베이커리 카페 ‘콰르텟’까지 열고 콜라보레이션 음식품을 선보이는 등 거듭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전까지 카카오프렌즈샵은 건물 내 입점돼 운영하는 형태가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카카오IX는 2016년 강남점을 시작으로 단독 플래그십 스토어 시대를 열며 본격 캐릭터 사업 외연을 확장해왔다. 

이에 2015년 103억원에 불과했던 카카오IX의 매출은 2016년 705억원으로 7배 가량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이어 2017년 976억원, 지난해 1,051억원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는 쾌거를 거뒀다. 

그렇다면 라인프렌즈가 비싼 임대료에도 뒤늦게 강남역, 그것도 카카오의 핵심 매장 인근에 새로운 매장을 내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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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중으로 개점 예정인 라인프렌즈의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모습. / 사진=이가영기자

표면적으로는 강남역 상권이 갖는 접근성과 상징성, 비즈니스적 요건 때문이다. 테헤란로·서초대로와 이어져 있는 지리적 접근성과 유동 인구 특히, 젊은 층 근무 비중이 높은 오피스와 대학생 대상 학원 밀집 지역으로 1030대 밀레니얼 세대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과거 명동과 이태원 등 강북 지역에 집중돼있던 외국인 관광객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방한 관광객 123만3,640명 중 강남관광객은 53만5,315명에 달한다. 주요 거점별 외국인 관광객 수로 보면 코엑스 일대에 이어 강남역이 두 번째다. 상대적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입지를 굳힌 라인프렌즈가 놓칠 수 없는 금싸라기 지역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카카오IX가 글로벌 확장에 본격 시동을 걸면서 라인프렌즈 위기감을 느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카카오IX는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해외 진출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프렌즈는 지난해 12월 첫 일본 진출 이후, 도쿄에 2개의 정규 스토어와 오사카에 한 개 특별 매장, 그 외 일본 패션브랜드 ‘위고(WEGO)’의 주요 8개 도시 지점에도 입점했다. 올해 3월에는 중국 상하이 핫플레이스인 스마오 광장에 팝업스토어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이달 6일부터 8일까지 미국 뉴욕서 열리는 ‘케이콘 2019 NY’과 8월 LA에서 열리는 ‘케이콘 2019 LA’에 참여해 미국 소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이에 라인프렌즈가 주력했던 해외 시장뿐만 아니라 ‘강남역’ 인근을 기반으로 내수 시장에서도 카카오프렌즈와 경쟁을 벌이겠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라인프렌즈 관계자는 “타사를 의식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고 다양한 비즈니스적 니즈 때문에 강남점 개점을 결정했다”며 “최근 내수 시장에서 라인프렌즈의 인기가 늘고 있는데다 강남역 인근에 해외 관광객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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