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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봉오동 전투] 반드시 기억해야 할 승리의 역사
2019. 07. 31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쇼박스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가 관객과의 만남을 앞두고 있다. /쇼박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919년 3.1운동 이후 봉오동 일대에서 독립군의 무장항쟁이 활발해진다. 일본은 신식 무기로 무장한 월강추격대를 필두로 독립군 토벌 작전을 시작하고, 독립군은 불리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봉오동 지형을 활용하기로 한다.

계곡과 능선을 넘나들며 귀신같은 움직임과 예측할 수 없는 지략을 펼치는 독립군의 활약에 일본군은 당황하기 시작한다.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독립을 향한 열망으로 독립군은 달리고 또 달려 일본군을 유인, 고립시키고 마침내 승리를 쟁취한다. 1920년 6월, 역사에 기록된 독립군의 첫 승리 ‘봉오동 전투’다.

기억해야 할 저항의 역사, 그리고 승리의 역사가 스크린에 펼쳐진다.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의 이야기다. 독립군 연합부대가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대규모 승리를 거둔 1920년 6월 봉오동 전투를 처음으로 영화화했다.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탄생한 ‘봉오동 전투’. /쇼박스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탄생한 ‘봉오동 전투’. /쇼박스

‘봉오동 전투’는 철저한 역사적 고증을 거쳐 탄생된 작품이다. 연출을 맡은 원신연 감독은 1920년 12월 25일자로 발행된 독립신문 제88호를 기준으로 홍범도 일지와 방대하게 흩어진 자료들을 수집해 검토했고, 수많은 전문가들과 만나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영화 속 주요 캐릭터인 황해철(유해진 분)과 이장하(류준열 분), 마병구(조우진 분) 등은 허구의 인물이다. 하지만 실제 당시 독립군으로 활약한 이들을 토대로 탄생시켜 현실감을 높였다. 그 결과, 봉오동 전투가 갖고 있는 진정성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한명의 영웅이 아닌 하나의 뜻 아래 전국 각지에서 모인 민초들의 모습을 담은 점도 좋다. 기억되지 못하고, 한줄의 기록조차 남겨지지 않은 이들이 일궈낸 승리는 귀하고 값지다. “어제 농사짓던 인물이 오늘 독립군이 될 수 있다”는 해철의 말이 가슴에 꽂히는 이유다.

‘봉오동 전투’에서 황해철을 연기한 유해진 스틸컷. /쇼박스
‘봉오동 전투’에서 황해철을 연기한 유해진 스틸컷. /쇼박스

영화적 재미도 잃지 않았다. 일본군을 유인하기 위해 봉오동 죽음의 골짜기로 목숨을 걸고 달리는 독립군의 모습, 마침내 일본군을 고립시키고 승리를 쟁취하기까지의 과정이 박진감 넘치게 펼쳐진다. 능선과 계곡을 무기 삼아 매복과 공격을 반복하며 일본군에 맞서는 치열한 액션은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적재적소에 등장하는 유머도 관람 포인트다.

배우들의 진정성 있는 열연은 극에 깊이를 더한다. 유해진은 해학적이면서도 의리가 넘치는 독립군 황해철로 완전히 분했다. 독립군들의 큰형 노릇을 하며 분위기를 이끌면서도, 일본군 앞에서는 돌변하는 그의 매서운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직접 보디캠을 들고 촬영한 액션 장면도 색다른 볼거리다.

‘봉오동 전투’에서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왼쪽)과 마병구를 연기한 조우진 스틸컷. /쇼박스
‘봉오동 전투’에서 이장하 역을 맡은 류준열(왼쪽)과 마병구를 연기한 조우진 스틸컷. /쇼박스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를 연기한 류준열도 제 몫을 해낸다. 사격 솜씨는 물론 험준한 산속에서도 고강도 액션을 직접 소화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을 불태웠다. 마적 출신 독립군 마병구 역을 맡은 조우진은 맛깔나는 연기로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누구도 의도하진 않았지만, ‘봉오동 전투’는 참으로 시의적절한 영화다. 최근 한일 갈등 속 반일 분위기가 고조된 상황에서 개봉을 앞둬 영화 외적으로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봉오동 전투’가 가슴 뜨거운 승리의 역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러닝타임 135분, 8월 7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