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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인터뷰] 조정석의 욕심은 끝이 없다
2019. 07. 31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조정석이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잼엔터테인먼트
배우 조정석이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간다. /잼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쉴 틈이 없다. 지난 1월 영화 ‘뺑반’으로 시동을 걸더니, 최근 종영한 SBS 드라마 ‘녹두꽃’을 통해 시청자와 만났다. 그리고 다시 스크린으로 돌아와 여름 성수기 극장가에 당당히 출사표를 던졌다.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배우 조정석의 이야기다.

조정석이 ‘엑시트’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오늘(31일) 개봉한 ‘엑시트’는 청년 백수 용남(조정석 분)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 분)가 원인 모를 유독가스로 뒤덮인 도심을 탈출해야 하는 비상 상황을 그린 재난 탈출 액션 영화다. 개봉 첫날부터 전체 예매율 1위를 차지, 심상치 않은 흥행조짐을 보이고 있다.

극중 조정석은 청년 백수 용남으로 분해 종횡무진 활약하며 극을 이끈다. 특유의 생활연기부터 짠내 나는 코믹 연기, 짜릿한 액션까지 완벽 소화한다. 웃음, 눈물, 콧물 쏙 빼는 그의 열연에 감탄만 나올 뿐이다.

‘엑시트’에서 청년백수 용남으로 분한 조정석 스틸컷. 왼쪽은 엄마 현옥을 연기한 고두심. /CJ엔터테인먼트
‘엑시트’에서 청년백수 용남으로 분한 조정석 스틸컷. 왼쪽은 엄마 현옥을 연기한 고두심. /CJ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은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인형’으로 데뷔한 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쌓았다. 공백기도 없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를 시작으로 ‘관상’(2013)·‘역린’(2014)·‘특종: 량첸살인기’(2015)·‘시간이탈자’(2016)·‘뺑반’(2019)등과 드라마 ‘더킹 투하츠’(2012)·‘오 나의 귀신님’(2015)·‘질투의 화신’(2016)·‘녹두꽃’(2019)까지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쳐왔다.

‘다작’을 했지만, 어느 것 하나 허투루 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힘든 길이지만 도전을 택했고, 치열한 노력 끝에 값진 결실을 맺었다. 넘쳐나는 아이디어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었고, 매 작품 인생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조정석이 지치지 않고 달릴 수 있는 이유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다. 뮤지컬 무대까지 합하면 연기 인생 15년 차인 그는 여전히 뜨겁다. ‘즐기는 사람은 못 이긴다’는 말이 있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작정하고 즐기는 조정석을 누가 말리겠는가. 그의 연기가, 그가 택한 작품이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조정석이 ‘엑시트’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잼엔터테인먼트
조정석이 ‘엑시트’에 대한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다. /잼엔터테인먼트

개봉에 앞서 <시사위크>와 만난 조정석은 “빨리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싶다”면서 설레는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언론배급시사회 후 반응이 좋다.
“기대도 되고 부담도 된다. 관객들이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고, 빨리 반응을 보고 싶다. (언론배급시사회는) 제일 긴장되는 순간이다. 그런데 생각보다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점점 긴장이 풀리더라. VIP 시사회에서 가족들(‘엑시트’ 용남네)과 또 봤는데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만나기도 하고, 함께 고생했는데 같이 보니 더 재밌었다.”

-VIP 시사회 때는 비교적 편하게 봤겠다.
“울컥하더라. 너무 재밌어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다.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은 우리 가족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그대로 잘 묻어나서였다. 또 촬영하면서 고생하고 힘들었던 순간도 많이 생각났고, 고생한 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 것 같더라. 그런 감정들이 교차되면서 울컥했던 것 같다.”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나.
“사사건건 다 힘들었다. 하하. 오르는 것도 힘들고 뛰는 것도 힘들고 쓰레기봉투를 뒤집어쓰고 달리는 것도 힘들었다. 땀 배출은 안 되고 열은 나고… 긴박한 상황을 표현해야 했고, 촬영 시간을 준수하면서 했기 때문에 빨리빨리 마쳐야 했다. 정말 모든 게 다 힘들었다(웃음).”

-정말 고생을 많이 했겠더라. 체력의 한계를 느낀 순간이 있나.
“매번 느꼈다. 기초 체력이 뒷받침돼야 할 수 있는 장면이 꽤 많았다. 영화에는 한 장면으로 나오지만 촬영할 때는 몇 번이고 계속 찍지 않나. 현장에 도와주는 분들이 계셨지만, 오랫동안 반복해서 찍다 보니 정말 힘들더라. 거의 모든 장면에서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처음 시나리오 봤을 때 힘들지 몰랐나.
“망각하는 것 같다. 매번 새롭게 힘들다. ‘너무 힘들어, 이제 못해’라고 해놓고 ‘엑시트’처럼 재밌는 작품을 만나면 또 한다. ‘뺑반’도 힘들었고, ‘역린’ 검술 액션도 한 겨울에 비 맞으면서 찍었던 기억이 난다. ‘엑시트’도 잠깐 고민을 했지만, 찰나였다. 바로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쓴 감독님이 궁금하고 만나보고 싶을 정도로 정말 재밌고 신박했다. (이상근 감독과) 만나서 얘기를 나눠보니 되게 독특한 매력의 소유자더라. 그래서 더 이 영화에 끌렸던 것 같다.”

‘엑시트’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임윤아(왼쪽)과 조정석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엑시트’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임윤아(왼쪽)과 조정석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함께 고생한 임윤아와 동지애를 느꼈을 것 같다.
“맞다. 나도 힘들었지만, 윤아 씨는 얼마나 힘들까 걱정을 했다. 시나리오를 봤을 때 의주가 정말 힘든 장면이 많았다.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첫 클라이밍 연습하는 거 보고 감독님도 걱정을 덜었다더라. 여려 보였는데, 운동신경이 굉장히 좋더라. 춤을 잘 춰서 그런지 근력도 좋다.”

-고두심·박인환·김지영 등 가족들과의 호흡도 돋보였다.
“어마어마했다. 그 표현이 맞다. 그런데 단점도 있었다. 가족들과 함께 촬영하다가 혼자 나오는 장면에서는 너무 쓸쓸하더라. 엄마랑 아빠, 누나, 조카가 또 언제 나오는지 다음 스케줄 찾아보고 그랬다. 그만큼 호흡이 좋았다.

-‘케미왕’이다. 만나는 배우마다 남다른 호흡을 자랑하는데, 비결이 있다면.
“살갑거나 붙임성 좋은 스타일은 아니다. 낯도 많이 가린다. 그냥 좋은 분들을 만나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정말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던 것 같다. 복이 많다. 그렇게 다 좋을 수가 없었다.”

-현장에서 아이디어도 많이 냈다고 들었다. 용남이 의주에게 차이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는 모습도 직접 낸 아이디어라고.
“원래 되게 슬픈 장면인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너무 웃긴 거다. 바로 다음 장면에서 오열을 하지 않나. 펑펑 울기 전부터 슬퍼하고 있으면 재미없을 것 같아서 의연하게, 쿨하게 대처해보자는 생각에 아이디어를 내봤다.”

연기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배우 조정석. /잼엔터테인먼트
연기를 향한 뜨거운 열정을 지닌 배우 조정석. /잼엔터테인먼트

-아이디어는 어디에서 얻나. 
“항상 생각한다. 가만히 앉아서 상상할 때도 있다. 그게 재밌다. 사람 관찰도 잘한다. 따라하는 것도 재밌어한다. 누군가한테 상황을 얘기할 때도 그냥 설명하는 게 아니라 재연하듯 한다. 그게 내 습관이다.”

-공백기가 없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쉼 없이 해오고 있는데, 지치지는 않나.
“재밌다. 그래서 잘 메워지는 것 같다. 2005년 뮤지컬 ‘그리스’에 원 캐스팅으로 9개월간 무대에 올랐다. 그때 내가 정말 좋아서 하는 게 맞나 싶었고,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힘들었다. 그런 경험을 일찍 하고, 극복해서 다행인 것 같다. 하지만 그때도 위태로울 정도로 힘들었던 건 아니다. 굳이 꼽자니, 그 시기가 생각난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40대가 됐다. 마흔 살이다. 30대가 그립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느꼈던 열정이 40대에도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 여유로워지고 편안해진 건 사실이다. 4학년이 되니 확실히 그렇더라. 그렇다고 열심히 하지 않거나 열정이 뒤처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