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의사요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성 / SBS 제공
5일 이대서울병원에서 열린 '의사요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지성 / SBS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지성의 도전은 이번에도 통했다.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에서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단숨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사로잡은 것. 그런데 지성은 ‘의사요한’ 속 ‘차요한’을 생생하게 그려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고 했다. 사연이 뭘까.  

지난 7월 19일 첫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은 우리 몸을 괴롭히는 통증을 마치 범인 잡는 수사관처럼 찾아내는 통증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휴먼 메디컬 작품이다. 지성이 MBC ‘뉴하트’ 이후 11년 만에 도전하는 메디컬 드라마로 방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오랜만에 ‘의사’로 분한 지성의 변신은 역시나 옳았다. 극중 서울 한세병원 마취통증의학과 교수 ‘차요한’ 역을 맡은 지성은 특유의 진정성이 느껴지는 연기로 인생 캐릭터 재갱신을 예고, 시청자들의 호평 세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그래서일까. 현재 6회까지 방영된 ‘의사요한’은 최고 시청률 12.3%(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중이다.

최고시청률 12.3%를 기록 중인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 / SBS '의사요한' 공식 홈페이지
최고시청률 12.3%를 기록 중인 SBS 금토드라마 '의사요한 / SBS '의사요한' 공식 홈페이지

‘의사요한’은 메디컬 드라마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수술 장면 없이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조수원 감독은 5일 ‘의사요한’ 주 촬영지인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 중강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의사요한’을 재밌게 촬영 중”이라며 “사실 일하느라 반응을 살필 여유가 없었다. 열심히 하는 만큼 시청자들도 공감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소감을 말했다.

6회 방송분에서는 시청률 9.2%로 살짝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조 감독은 “반등을 위한 무리수는 두지 않을 것”이라며 “주인공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시면 시청률은 자연스럽게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 있게 답했다.

무엇보다 이날 간담회는 진정성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지성에게 시선이 쏠렸다. 지성은 “‘의사요한’을 10부 정도 촬영하고 있다. 참으로 자신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라며 “언제 이렇게 또 멋지게 제 모습이 담길까하여 감사할 따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아내 이보영의 반응에 대해 언급한 지성 / 뉴시스
지성은 ‘의사요한’을 본 이보영의 반응에 대해 “항상 도와주고 용기를 심어준다”고 언급했다. / 뉴시스

‘의사요한’을 본 이보영의 반응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성은 “아내(이보영)가 늘 챙겨보면서 많은 질타와 칭찬을 해준다. 가장 든든한 후원자다. 항상 도와주고 용기를 심어준다”며 “촬영에 지쳐 집에 들어와서 한숨을 푹푹 쉬고 있을 때 힘이 돼주고 격려를 해준다. 참으로 감사하다. 시청률이 잘 나왔을 때는 나보다 기뻐한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 딸이 드라마를 같이 보는데 ‘아빠는 나 치료해줄 수 있어?’하고 묻더라. 이에 ‘너 감기 걸렸을 때 주사는 못 놔줘도 약 지어다 주고 먹여줄 수 있어’라고 했다. 딸에게 의사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방영된 ‘의사요한’에서는 지성이 선천적 무통각증을 앓고 있음을 담아내며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던 바. 이와 관련 지성은 “그냥 천재 의사라면 할 이유가 없을 거라 생각했다”며 “선천적 무통각증이라는 아픔을 갖고 있다. 다음 회부터 차요한의 일상에 대한 부분이 많이 나온다. ‘생활하면서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걸 어떻게 표현할까, 통증을 느낄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매일 살고 있지 않을까’ 등 어떻게 표현할지 많이 연구했다. 스스로가 생각해도 불쌍한 캐릭터다. 사실적으로만 그리면 드라마가 답답해질 것 같아서 너무 어둡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전했다.

‘의사요한’은 국내 최초 통증의학과와 존엄사를 다루는 작품으로 조명받고 있다. 지성은 “제 몸이 아프고 어려울 때, 누군가에게 이유를 듣고 싶고 해결책을 찾고 싶을 때 통증의학과를 찾았다”며 “선천적인 척추분리증을 앓고 있다 보니 말씀드리지 못한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래서 통증의학과의 필요성을 너무 잘 알게 됐다. 진심이 담기니까 연기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힌 지성 / SBS 제공
아버지의 이야기를 꺼내며 눈시울을 붉힌 지성 / SBS 제공

이날 지성은 자신의 아버지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지성은 “1년 반쯤 아버지가 심장이 안 좋으셔서 관상동맥 우회술을 받으셨다. 수술을 받고 나신 뒤 부정맥 때문에 계속 심장이 정지가 되셨다. 식사하시다가도 쓰러져서 심폐 소생술을 하고, 화장실에서도 갑자기 쓰러져서 심폐소생술을 했었다”고 입을 뗐다.

이어 “현대의학으로는 어떤 약을 써도 부정맥을 막을 수 없었다. 어느 날 의사로부터 이런 삶을 지속할 건지, 심장을 이식할 건지 선택하라는 말을 들었다. 너무 당황스러운 질문이었다. 그래서 아버지께 물어봤다. 아버지가 ‘아들이 하라는 대로 할게’ 하는데 내가 결정할 수 없는 문제인데도 자식으로서 뭔가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다”며 “사망률이 80%가 넘는 수술이었다. 수술실 앞에서 아버지와 ‘다음 생에는 잘해드리겠다’고 울면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난다.(기억에 되살아난 듯 눈시울이 촉촉해진 지성) 비로소 생각해보면 이 드라마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였던 것 같다”고 가슴 찡한 사연을 털어놨다.

’의사요한‘은 지성에게 필연처럼 다가왔고, 지성은 자신의 경험들을 토대로 완벽한 ’차요한‘ 캐릭터를 표현해내고 있다. 자신의 아픔과 가족의 아픔으로부터 생각해왔던 것들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것. 지성의 그려내는 ’차요한‘ 캐릭터의 끝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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