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연기에 나선 배우 천우희 / 뉴시스
새로운 연기에 나선 배우 천우희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어두웠던 천우희의 모습은 잠시 잊어도 좋다. 세 번째 드라마 행보를 통해 찾은 천우희의 새로운 색깔. 시청자들의 반응이 벌써부터 남다르다.

천우희가 tvN ‘아르곤’ 이후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서른 살 여자 친구들의 고민, 연애, 일상을 그린 코믹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통해서다. JTBC 새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지난 8일 첫 방송돼 시청자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데뷔 15년 만에 찾은 천우희의 새로운 얼굴이다. 2004년 개봉한 영화 ‘신부 수업’ 속 단역으로 데뷔한 천우희는 영화 ‘한공주’(2014)를 통해 백상연예대상 신인상을 수상, 대중에게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후 천우희는 영화 ‘카트’(2014), ‘뷰티 인사이드’(2015), ‘해어화’(2016), ‘곡성’(2016), ‘어느날’(2017), ‘우상’(2019) 등을 통해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명배우’로 거듭났다.

영화 속 강렬한 천우희의 연기 / 영화 '곡성' 스틸 컷
영화 속 강렬한 천우희의 연기 / 영화 '곡성' 스틸 컷

다소 어두운 분위기를 지닌 작품 행보가 많았던 바. 천우희의 ‘멜로가 체질’ 행보가 특별하게 다가온 이유다. 특히 ‘멜로가 체질’은 ‘바람 바람 바람’ ‘극한 직업’ 등을 제작한 이병헌 감독이 제작한 첫 TV 드라마로, 과연 천우희가 이병헌 감독의 코믹 감성을 어떻게 그려낼 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한 데 모아졌다.

천우희는 ‘임진주’ 그 자체였다. 87년생으로 올해 나이 32세가 된 천우희는 30대 여성 ‘임진주’ 캐릭터를 위화감 없이 풀어냄은 물론, 현실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자극시켰다.

첫 방송된 ‘멜로가 체질’에서 천우희는 단 5분 만에 오래 사귄 커플들의 흔한 연애 엔딩 과정을 그리는 것으로 안방극장 복귀를 알렸다. “내가 다시 이 XX 만나는 지 봐라” "이제 미련 없어“ 등 천우희의 명품 연기와 버무려진 현실성 가득 담긴 대사 하나하나는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얻기 충분했다는 평이다.

'멜로가 체질'에 완벽하게 녹아든 천우희 / JTBC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캡처
'멜로가 체질'에 완벽하게 녹아든 천우희 / JTBC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캡처

이병헌 감독 특유의 B급 개그 코드도 문제없이 소화해낸 모습이다. 10일 방송된 ‘멜로가 체질’에서는 스타 작가 정혜정(백지원 분)를 화나게 만드는 보조작가 천우희의 모습이 그려져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방으로 슝’이라고 대본에 표기한 것에 대해 백지원은 “‘방으로 재빨리 도망가 버리는’이라고 표기하면 쉬운거잖아. 너가 작가야?”라고 지적하고, 천우희는 “‘방으로 슝’으로 읽는 사람이 어딨어요. ‘방으로 슈웅’하고 읽지. 그럼 재빨리 도망간다는 뜻이잖아요”라고 아무렇지 않은 표정으로 반박해 시청자들을 웃음 짓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4차원 감성을 지닌 스타 감독 손범수 PD로 분한 안재홍과 주고받는 대사들과 부위별로 살찌는 운동을 온 몸으로 선보이는 장면 등 천우희는 곳곳에 숨겨져 있는 유머 코드들을 ‘현실 연기’로 살려내며 이병헌 감독 특유 개그 감성을 돋보이게 만들고 있는 모습이다.

유쾌한 모습을 선보인 천우희 / JTBC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캡처
유쾌한 모습을 선보인 천우희 / JTBC '멜로가 체질' 방송화면 캡처

앞서 열린 ‘멜로가 체질’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이병헌 감독은 “가벼운 코믹에 대한 소비가 없기 때문에 감독으로서 무조건 욕심이 났다. 베테랑 배우에게 신선함을 느끼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그 흔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됐다”고 천우희의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이병헌 감독이 느낀 ‘신선함’은 시청자들 역시 같을 것으로 보인다. 어두움을 잠시 벗고 자신의 나이에 딱 맞는 통통 튀는 옷을 입은 천우희. 15년 만에 찾은 그의 새로운 색깔에 시청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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