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이 관객들의 감성을 적실 수 있을까. /CGV아트하우스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이 관객들의 감성을 적실 수 있을까. /CGV아트하우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994년 10월 1일, 가수 유열이 라디오 DJ를 처음 진행하던 날 엄마가 남겨준 빵집에서 일하던 미수(김고은 분)는 우연히 찾아온 현우(정해인 분)를 만나 설레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인해 연락이 끊기게 되고, 두 사람은 아쉬운 작별을 한다.

3년 후 다시 기적처럼 마주친 미수와 현우는 설렘과 애틋함 사이에서 마음을 키워 가지만, 서로의 상황과 시간은 자꾸 어긋나기만 한다. 계속되는 엇갈림 속에서도 라디오 ‘유열의 음악앨범’과 함께 우연과 필연을 반복하는 두 사람… 서로의 주파수를 맞출 수 있을까.

늦여름, 관객들의 마음을 촉촉하게 적실 감성 멜로가 온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온 노래처럼 우연히 만난 두 사람 미수와 현우가 오랜 시간 엇갈리고 마주하길 반복하며 서로의 주파수를 맞춰 나가는 과정을 그린 레트로 감성멜로 ‘유열의 음악앨범’(감독 정지우)의 이야기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김고은(왼쪽)과 정해인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김고은(왼쪽)과 정해인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은 이어질 듯 이어지지 않는 아련한 첫사랑 연대기를 아름답게 그려내 마음을 흔든다. 미수와 현우의 풋풋했던 첫 만남부터 뜨겁게 사랑했던 시절을 깊숙하게 들여다보게 하며 설렘을 선사한다.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이별해야 했던 두 사람의 모습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기억을 떠올리게 하며 몰입도를 높인다.  

영화는 소중했던 추억들을 소환하며 감성을 자극한다. 1990년대 처음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던 시절부터 IMF로 불안했던 청춘의 시절 그리고 2000년 밀레니엄, 보이는 라디오 시대의 개막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 시대의 모습을 담아내는데, 보는 이들로 하여금 각자의 잊힌 시간 속으로 여행을 하게 만든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열연을 펼친 김고은(왼쪽)과 정해인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에서 열연을 펼친 김고은(왼쪽)과 정해인 스틸컷. /CGV아트하우스

주옥같은 명곡들의 향연도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세계적인 뉴에이지 아티스트 Yanni부터 한국 영화로는 최초로 콜드플레이의 명곡을 OST로 담아 귀를 황홀하게 만든다. 또 신승훈·이소라·루시드폴의 감미로운 목소리와 핑클의 발랄한 음악이 적재적소에 흘러나와 귀를 사로잡는다.

배우들의 열연도 좋다. 먼저 데뷔작 ‘은교’(2012) 이후 7년 만에 정지우 감독과 재회한 김고은은 미수 역을 맡아 한층 성숙한 연기로 극을 이끈다. 정해인은 현우로 분해 10대부터 20대, 서른 즈음에 이르기까지 아픈 청춘의 성장기를 섬세하게 표현한다. 김고은과 정해인의 ‘케미’도 흠잡을 데 없다. 여운이 감도는 매력의 김고은과 차세대 ‘멜로 장인’으로 꼽히는 정해인은 서 있는 것만으로도 남다른 시너지를 뿜어낸다.

‘유열의 음악앨범’이 여름 극장가 유일한 멜로로 출격한다. /CGV아트하우스
‘유열의 음악앨범’이 여름 극장가 유일한 멜로로 출격한다. /CGV아트하우스

정지우 감독은 “인생의 어느 순간에 경험했을 법한 내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누구나 한 번쯤 맞닥뜨리는 인생의 결정적 순간, 그때 귓가에 흐르던 음악, 눈앞에 펼쳐진 그림 같은 장면들, 그걸 모아보니 한 편의 영화가 됐다”고 ‘유열의 음악앨범’을 소개했다. 러닝타임 122분, 오는 2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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