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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힘을 내요, 미스터 리] 코믹은 글쎄, 감동은 맛집
2019. 09. 02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가 베일을 벗었다. /NEW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가 베일을 벗었다.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 코미디 영화의 부흥기를 이끈 배우 차승원과 ‘럭키’(2016)로 700만 관객에게 큰 웃음을 선사한 이계벽 감독이 만났다. 영화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감독 이계벽)를 통해서다. 휴먼 코미디를 표방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가 추석 극장가에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수 있을까. 

가던 길도 멈추게 하는 ‘심쿵’ 비주얼의 대복 칼국수 반전 미남 철수(차승원 분). 완벽한 외모와 달리 아이보다 더 아이 같은 그의 앞에 어느 날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분)이 나타난다.

오랜 병원 생활 탓에 조금 더 일찍 철이 든 샛별에게도 난생처음 만난 아빠 철수의 존재는 낯설기만 하다. 서로의 존재를 실감하기도 전에 철수는 샛별의 병원 탈출을 목격하고 무조건 딸을 따라나선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아이 같은 아빠 철수(차승원 분)와 어른 같은 딸 샛별(엄채영 분), 마른하늘에 ‘딸’벼락 맞은 철수의 좌충우돌 코미디다. 철수와 샛별의 예측불가 여정을 통해 따뜻한 웃음과 감동,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각오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엄채영(왼쪽)과 차승원 스틸컷. /NEW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연기 호흡을 맞춘 엄채영(왼쪽)과 차승원 스틸컷. /NEW

일단 감동 코드는 성공이다. 낯설기만 하던 철수와 샛별이 진정한 가족으로 성장해 가는 모습이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미스터리했던 철수의 과거에 대한 반전도 코끝을 찡하게 만드는 요소다. 현재는 동네 제일 가는 칼국수 맛집의 수타 장인이지만, 과거 많은 사람들의 운명을 바꾼 소방관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눈물샘을 자극한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샛별과 소아병동의 환우들의 우정도 훈훈한 웃음과 감동을 안긴다. 1년을 견뎌낸 친구를 위해 서로의 생일을 챙겨주는 아이들의 순수한 모습이 마음을 흔든다. 어쩌면 가장 어두울 수 있는 공간이지만, 그 어느 곳보다 따뜻하고 밝은 분위기로 행복 에너지를 전달한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반전 매력을 발산한 차승원 스틸컷. /NEW ​
‘힘을 내요, 미스터 리’에서 반전 매력을 발산한 차승원 스틸컷. /NEW ​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억지 눈물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파적 요소를 가미했지만, 담백하게 풀어내 더 깊은 감동과 여운을 안긴다. 특히 2003년 2월 18일 벌어진 대구 지하철 참사를 대하는 방식이 그렇다. 온몸을 내던진 한 소방관의 이야기를 통해 그때를 기억하고, 앞으로 나아갈 힘을 이야기한다. 과거의 아픔이 아닌 이들이 살아내고 있는 현재를 진정성 있게 그려낸다.  

반면 웃음 저격은 실패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는 극 초반부터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코믹한 상황과 대사, 그리고 차승원의 코믹 원맨쇼가 펼쳐진다. 하지만 관객들의 반응은 조용하다 못해 싸늘하기만 하다. 그나마 깜짝 카메오가 등장하면서,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지만 그뿐이다. 코미디를 표방했지만, 웃음은 주지 못한 ‘힘을 내요, 미스터 리’다.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오랜만에 코미디로 돌아온 차승원 스틸컷. /NEW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통해 오랜만에 코미디로 돌아온 차승원 스틸컷. /NEW

배우들의 열연은 좋다. ‘이장과 군수’(2007)를 끝으로 코미디 영화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차승원은 12년 만에 코미디로 돌아와 마음껏 헤엄친다. 실제 삭발을 감행하는 등 연기에 대한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낸 엄채영은 쾌활하고 사랑스러운 매력부터 어른보다 더 어른 같은 의젓한 모습으로 뭉클한 감동을 자아낸다. 차승원과 엄채영의 ‘환상의 케미’는 ‘힘을 내요, 미스터 리’를 빛나게 하는 이유다. 러닝타임 111분, 오는 9월 1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