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행열 KST모빌리티 대표는 택시 관련 규제의 대대적인 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희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택시업계, 혹은 모빌리티 업계는 지금 거대한 변화의 흐름을 마주하고 있다. 불과 수년전까지만 해도 택시를 잡는 방법은 길가에 서서 달려오는 ‘빈차’에 손을 내미는 것과 콜택시에 전화를 거는 것뿐이었다. 이제는 스마트폰을 통해 내 위치로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아울러 4차산업혁명시대 핵심 가치로 여겨지는 ‘공유경제’에 기반한 카풀 등 새로운 방식의 이동수단도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고질병’과 같았던 택시 서비스품질도 혁신과 변화의 바람을 피할 수 없었다. ‘타다’를 비롯해 다양한 특·장점을 지닌 신규 모빌리티 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그동안 감춰져있었던 ‘고품질 이동수단’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인 반응을 보인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흐름은 기술과 시대의 변화에 발맞춘 것이었지만 후폭풍도 상당했다. 열악한 여건에 놓여있던 기존 택시업계는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협하는 경쟁자의 등장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대규모 시위에 분신까지 이어졌고, 결국 카풀서비스 등장은 없던 일이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법의 빈틈을 파고든 ‘타다’와 택시업계의 갈등은 계속됐고, 현재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걸음을 내딛고 있는 곳이 있다. 올해 들어 본격 운영을 시작한 ‘마카롱 택시’가 그 주인공이다. 물론 아직은 ‘카카오택시’나 ‘타다’ 만큼 대중적 인지도가 높진 않다. 그러나 뛰어난 서비스품질은 물론 택시업계와의 상생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거대한 변화의 흐름 속 갈등을 해소할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사위크>는 지난 2일 ‘마카롱 택시’ 브랜드를 운영하는 KST모빌리티 이행열 대표를 만났다. 그에게서 ‘마카롱 택시’와 KST모빌리티가 나아갈 방향은 물론 택시업계와 신규 모빌리티 업계의 갈등에 대한 견해를 들을 수 있었다.

KST모빌리티가 운영하는 마카롱 택시는 올해 들어 본격 서비스를 시작했다. /김경희 기자

-최근 새로운 택시 브랜드나 전에 없던 형태의 모빌리티 업체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고, 마카롱 택시도 그 중 하나다. 다만, 아직까지는 대중적 인지도가 높지 않아 잘 모르는 소비자가 많을 것 같다. 우선, KST모빌리티와 마카롱 택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KST모빌리티는 택시 중심의 ‘한국형’ 스마트 모빌리티 서비스를 목표로 지난해 1월 설립됐다. 택시운송가맹사업이라는 제도권 안에서 모빌리티 서비스 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택시를 중심으로 삼은 이유는 우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과 달리 경로의 자유성이 있고, 서울에만 7만여 대, 전국적으로 24만여 대 등 공급이 충분히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동성 서비스는 결국 그 나라의 교통환경에 적합한 형태로 개발되고 발전하는 것이 이상적이기 때문에, 택시의 미흡한 부분을 보완하면 한국형 모빌리티 서비스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러한 측면에서 KST모빌리티는 ‘마카롱 택시’라는 택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마카롱 택시는 이름처럼 ‘달콤한 이동’을 모토로 하며, 이는 ‘MY CAR ON’의 약자이기도 하다. 친근한 파스텔 톤의 민트 컬러로 외관과 내부를 꾸몄고, 카시트·와이파이·충전기·방향제·쿠션·물티슈·생수 등의 고객편의 서비스를 갖추고 있다. 또한 전문교육을 이수한 전담 드라이버 ‘마카롱 쇼퍼’가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올해 1월 법인택시 회사를 인수해 직영 운영을 위한 택시를 확보했고, 2월부터 서울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해 4월에는 전용 예약 앱을 출시했다. 아울러 가맹 개념의 ‘마카롱 파트너스’ 서비스를 7월부터 서울과 대전에서 선보이고 있다. 현재 30여대의 직영 택시와 1,000여대의 가맹 택시가 잇고, 올 연말까지 총 5,000대 이상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높은 품질을 갖춘 이동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최근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발현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마카롱 택시를 준비해왔을 텐데, 이러한 수요가 발생할 것을 어떻게 예상할 수 있었나.

“KST모빌리티 이전에 근무했던 한국스마트카드(현 티머니)에서 2015년 회사 내 신사업으로 고급택시 ‘하이엔’을 런칭한 적이 있다. 당시 중형과 모범뿐이던 국내 택시업계에서 일본의 고급택시인 ‘하이야’를 벤치마킹해 카카오블랙과 함께 선보인 것이었다.

그런데 고급택시는 운영대수나 이용방식 등에 제한이 있었고, 요금이 비싸 일반 시민들의 접근성에 한계가 있었다. 동시에 기존 택시에 불편함을 느끼는 일반 시민들도 많았다. 그래서 그 중간, 서비스는 고급택시 수준이고 요금은 중형택시보다 조금 비싼 수준인 택시가 있으면 좋겠다고 판단해 준비하게 됐다.”

-그렇다면,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시장이 빠르게 형성 및 성장하고 있다고 보는가.

“20대 여성으로부터 특히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모든 서비스는 20대 여성이 선호하기 시작하면 세대를 넘어 확산이 빠르게 이어진다. 기존 택시에 가장 불만이 많았던 20대 여성이 새로운 택시 서비스에 폭발적으로 반응하고 있다는 것은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난해 카풀과 타다 등이 이슈가 되고, 많은 언론보도가 이어지면서 새로운 택시 서비스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빠르게 확대된 측면이 있다.”

마카롱 택시는 직영과 가맹 두 가지 틀로 운영되며, 연내 5,000대 규모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경희 기자

-앞서 소개에서도 언급했듯, 마카롱 택시는 크게 직영과 가맹 두 가지 틀로 운영된다. 이러한 구조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향후 직영과 가맹의 비율은 어떤 수준으로 가져갈 계획인지 궁금하다.

“마카롱 택시를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프랜차이즈 택시 브랜드다. ‘마카롱 택시’는 직영 브랜드, ‘마카롱 파트너스’는 가맹 브랜드로 세분화된다. 쉽게 예를 들면 파리바게뜨가 있다. 직영점은 서비스의 기준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가맹점은 개별사업자들이 그러한 사업모델을 전수받아 운영하는 방식이다.

직영 택시는 우리가 직접 매입 또는 임대의 방식으로 택시를 확보하고, 드라이버(쇼퍼)를 채용해 운영한다. 그만큼 마카롱 택시가 추구하는 서비스 품질을 확실하게 구현할 수 있다.

가맹 택시는 기존 택시 사업자들이 마카롱 택시에서 제공하는 사업모델을 접목시켜 서비스 품질과 운행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게 해준다. 마카롱 택시로 유입된 승객들과 연결해주는 배차는 기본이고, 마카롱 택시가 마련한 서비스 매뉴얼이나 다양한 부가서비스, 마케팅, 광고, 교육 등도 함께 활용할 수 있다.

사실, 높은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면에서는 스타벅스처럼 직영체제로만 가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직영 택시의 경우 비용부담이 상당하다. 10대만 늘리려고 해도 수억원이 필요해 운영대수 확대가 쉽지 않다. 또 직영체제로만 운영할 경우, 일반 택시들과 경쟁관계에 놓이게 돼 상생이라고 할 수 없게 된다.

현재 계획으로는 우선 직영 택시를 500대 수준까지만 늘릴 생각이다. 나머지는 가맹 택시 위주로 운영한다. 직영 택시는 주로 서울지역, 가맹 택시는 지방 위주로 운영하게 될 것이다. 가맹 택시에 보다 무게를 두고, 직영 택시는 투자문제 등을 감안해 늘려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막 서비스가 시작된 시점이다. 마카롱 택시가 나아갈 방향과 추구할 가치, 그리고 선보일 서비스는 어떤 것일까.

“마카롱 택시는 운행 요금이 일반 택시와 같다. 대신 다양한 유료 부가서비스를 통해 고객들이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현재 마카롱 택시가 제공하는 서비스 중 ‘불러주기’를 이용하는 분들이 30% 정도다. 본인이 직접 타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해 불러주는 서비스다. 주로 아이들을 학원에 보내거나 부모님이 병원에 가셔야 할 때 불러주기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 여기엔 약간의 인적서비스도 더해진다. 단순히 목적지까지 내려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학원에 잘 들어갔는지 확인하거나 부모님을 병원 입구까지 부축해주는 것 등이다.

현재는 쇼퍼(드라이버) 분들이 자발적으로 해주고 계시지만, 향후에는 이러한 일정 비용을 지불하고 이러한 부가서비스를 요청·이용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다. 카시트를 비롯해 간단한 아침식사를 제공해주거나, 학교를 마친 아이를 태워 수영장까지 데려다주면서 편의점에서 구입한 간식을 먹이는 것 등이 있을 수 있다. 일상에서 가족이 수행해야 했던 사소하고 세세한 역할 중 우리가 대신 해줄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씩 찾아 적용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향후에 제공하고자 하는 서비스가 있는지. 지금의 법적 규제 등은 배제하고서 말이다.

“구독서비스다. 현재도 출퇴근이나 아이들 학원 등 고정적인 스케줄에 맞춰 마카롱 택시를 이용하는 분들이 많다. 이것을 구독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이동통신사 요금처럼 월간 몇 시간 이용에 일정 금액을 지불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서비스를 공급하는 쪽과 이용자 모두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우리는 쇼퍼들의 스케줄을 짜기가 원활해지고, 이용자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차량과 운전기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차량을 소유하는 문제에 있어서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마카롱 택시는 이동과 함께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김경희 기자

-마카롱 택시가 추구하는 가치와 서비스를 전달하는데 있어 핵심은 사람, 즉 ‘쇼퍼’인 것 같다. 쇼퍼들에 대한 교육이나 검증 등도 중요한 문제일 텐데.

“쇼퍼라는 이름은 영국 왕실에서 비롯된 표현으로, 정식 교육을 받고 전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수한 드라이버를 의미한다.

쇼퍼 채용에 지원하면 우선 음주나 폭력전과가 있는 사람은 바로 배제된다. 이어 인적성검사를 통과하면 1차 면접을 보고, 면접을 통과하면 3박 4일에 걸쳐 교육을 실시한다.

여기선 마카롱 택시의 브랜드 및 핵심 가치를 비롯해 다양한 서비스 관련 교육과 심지어 심폐소생술 등 위급상황 대응 교육까지 이뤄진다.

이후에도 3개월의 수습기간을 거치며 사고나 문제가 없어야 정직원으로 채용된다. 또한 쇼퍼와 그날 운행 및 고객반응 등에 대해 수시로 소통하며, 보수교육과 포상 등도 이뤄진다. 덕분에 특정 쇼퍼 분을 특정해 보내달라고 요구하는 고객들도 많다.

또한 쇼퍼들의 서비스 품질은 근무여건과 밀접하다. 이에 마카롱 택시는 사납금을 없애고, 연 3,300만원~3,600만원의 안정적인 수입을 보장하고 있다.”

-최근 잇달아 등장한 택시 브랜드나 신규 모빌리티 서비스 업체들은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법의 사각지대를 노린 ‘꼼수’라거나 ‘중개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반 대중의 인식에도 수요가 많은 시간대 및 장소에 더 많은 차량을 배치해 매칭해주는 기술 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KST모빌리티가 지니고 있거나, 앞으로 구현해나갈 기술에 대해 설명해준다면.

“우리는 한국형 MaaS(마스, 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MaaS는 크게 두 가지 영역으로 볼 수 있다. 하나는 이동이라는 시간과 공간에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시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리스(seamless)처럼 끊기지 않게 이동 수단들을 연결시켜 통합적으로 묶어내는 것이다.

두 번째 영역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모든 이동패턴과 각종 이동수단들의 이동패턴을 모두 취합·분석해야 한다. 또한 인공지능이 탑재돼 실시간으로 수요를 예측하고 이동하며 승객들을 실어 나르는 이동수단이 미래에 등장할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우리가 구현해나가고자 하는 기술이다.”

KST모빌리티는 최근 최대 화두인 택시제도 개편과 관련해 국토교통부의 실무논의기구에 합류했다. /김경희 기자

-가장 뜨거운 현안을 묻지 않을 수 없다. 최근 국토교통부가 구성한 택시개편 관련 실무논의기구에 KST모빌리티도 합류했다. 택시업계와 카풀 및 타다 등 신규 모빌리티 업계의 갈등을 보면, 마카롱 택시는 그 중간지점에 서 있다. 서비스품질은 높고, 택시와의 상생도 가능한 구조다. 그래서 더욱 궁금하다. 지금의 갈등을 어떻게 바라보나.

“이런 질문을 참 많이 받는다. 사실, 누구나 알다시피 미래는 자율주행으로 간다. 지금의 갈등양상은 그 과정에서의 과도기인 것 같다.

카풀이나 타다 같은 곳과 우리 마카롱 택시는 기본적으로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점에서 취지가 같다. 다만, 방법에 차이가 있다. 어느 한 쪽이 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바로 대체재로 넘어갈 것이냐, 아니면 못하고 있는 이들에게 혁신의 기회와 계기를 마련해줄 것이냐의 차이다. 그리고 우리는 후자를 택한 것이다.

택시는 그동안 경쟁자가 없었고 굳이 친절할 필요도 없었으며, 그와 관련된 교육도 받지 못했고, 여건은 좋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다보니 속수무책으로 당황한 것이다. 분신 등 극단적인 일이 벌어진 것도 그래서라고 본다. 택시는 세상이 달라지고 있음을 너무 몰랐다.

우리가 후자를 택한 이유는 이분들에게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어떻게 해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지 알려주고 이끌어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음에도 이러한 점들이 부족하다보니 택시는 지금에 이르게 됐다.

이에 택시를 기반으로 좋은 모델을 만들어 제시하고 전파시켜 택시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카풀이나 타다에 대해 좋다 나쁘다를 평가할 순 없을 것 같고, 그저 우리는 우리의 관점에서 판단해 택시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이끌겠다고 나선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실무논의기구와 궁극적인 대책 및 입법 방안 마련 과정에서 어떤 내용들이 꼭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면허사업 자체가 규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택시는 규제가 너무 많다. 예를 들면, 차량 외관과 요금, 택시 안에서의 물품판매나 광고행위 등도 모두 지자체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택시운송가맹사업면허를 발급받기 위해서도 지역별로 대수 하한선이 있는데, 신규 모빌리티 스타트업이 모으기 쉽지 않은 수준이다.

그에 반해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신규 모빌리티 업계는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요금도, 차량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법을 따르는 택시는 온갖 규제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법의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은 마음대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 실무논의기구에서는 택시 관련 규제를 최소한으로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 승차거부나 바가지요금 등을 제한하는 것을 제외하고, 다양한 서비스 관점에서의 규제는 다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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