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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S·DLF 쇼크③] 반복되는 사고… 해결책 어디서 찾나  
2019. 09. 09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투자는 리스크를 동반한다. 저축과 달리, 투자의 경우 여러 변동사항에 따라 수익률이 춤을 출 수 있다. 기대 수익이 높을수록 위험요소는 더 커질 수 있다. 이에 투자상품 판매는 신중할 수밖에 없다. 금융사는 적합한 투자자에게 상품을 권하고, 내재된 위험을 잘 제대로 알려야 한다. 최근 발생한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 사태는 이 같은 시장의 기본적인 질서를 흔들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시사위크>에선 사태의 원인과 후폭풍, 해결 방안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파생상품 판매 과정에서 판매 기준과 리스크 점검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해외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DLS·DLF)에서 대형 원금손실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금융권이 발칵 뒤집혔다. 파생상품 시장에서 이 같은 대형 손실 사태는 처음이 아니다. 잊을 만 하면 한 번씩 터져 시장을 흔든다. 금융전문가들은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선 업권에 맞는 판매 기준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 DLS 시장 양적 팽장, 그 속에 잠재된 위험  

파생상품연계증권(DLS) 시장은 그간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왔다.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은 주는 이 상품은 투자자들의 구미를 당겼다. 투자 수요에 맞춰 금융사들은 각종 DLS 상품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기준 DLS 발행금액은 29조2,569억원에 달했다. 예대마진으로만 수익을 늘리는 데 한계에 부딪친 은행은 투자 상품 판매에 열을 올렸다. 

시장이 커지는 사이, 위험 요소도 조심스럽게 싹을 틔웠다. 불공정거래와 불완전판매 위험, 손실 리스크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이와 관련한 크고 작은 사건 사고가 시장에서 일어났다. 그러다 이번 DLS 원금손실 사태로 쌓여있던 위험리스크가 한꺼번에 드러냈다고 전문가들은 평한다. 

이번 사태에선 은행사의 고위험 투자상품 판매의 위험성이 드러났다.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상품을 집중 판매한 은행사 2곳은 개인 투자자에게 수천명에게 원금비보장 DLS 상품을 팔았다. 손실 사태가 터진 후, 투자자들 사이에선 불완전판매 의혹이 제기됐다.

자본시장전문가들과 금융소비자단체들은 은행이 구조가 복잡한 고위험상품을 개인투자자에게 파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고 주장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금리가 낮아지면서 구조화상품이 수요가 증가해왔다”며 “다만 은행이 구조가 복잡한 원금비보장형 상품을 개인투자자들에게 집중적으로 파는 것이 적절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적절한 판매 규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선종 숭실대 교수는 “모든 파생상품을 은행이 판매를 자제해야 한다는 얘기는 아니다”라며 “원금보장형 파생결합상품도 많이 있다. 이런 상품까지 판매를 막을 수 없다. 다만 고위험상품군의 판매는 어느 정도 규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불완전판매 논란을 해결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시장 전문가와 소비자단체들은 처벌 규정 강화를 공통적인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 연구위원은 “불완전판매 문제가 계속해서 제기되는 건 근본적으로 처벌 규정이 약하기 때문으로 본다”며 “해외에도 과거 유사한 논란이 많았다. 이에 해외 선진 금융 국가들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대규모 과징금과 행정제재 제도를 도입했다. 여기에 손해배상 책임도 엄격하게 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불완전판매에 대한 과징금 제도가 없다. 민사상 손해배상 한도도 과거 판례를 보면 워낙 낮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판매 과정에선 불완전판매 등 불건전한 영업 행태가 적발이 됐다면 피해액의 3~4배의 배상금을 부과해 강력히 처벌해야 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금융사 스스로 조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남희 금융소비원 대표는 “우리가 범죄를 쉽게 못 저지르는 이유는 형벌이 무서워서다”며 “제재나 형벌이 무거우면 불완전판매 문제 역시 현저히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이하 금소법) 제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금소법은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다수의 의원이 발의했지만 수년째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핵심은 금융소비자 보호에 있다. 해당 법에는 금융사가 금융상품 판매과정에서 설명 의무 위반 시, 계약 해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 등 도입이 가능한 내용도 담겼다. 

◇ 계속되는 불완전판매 논란… “징벌적 처벌 규정 도입해야”
 
판매 수수료 체계를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DLS 상품의 경우 선취 판매수수료가 1~1.5% 수준으로 알려진다. 최소 1억원짜리를 팔면 100만~150만원의 수수료 수익이 챙길 수 있다. 이 연구위원은 “높은 선취수수료는 과도한 판매경쟁과 불완전판매 위험을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률과 연동되는 방식으로 판매수수료 체계가 개편되면 불건전 영업 논란이 줄어들 수 있다고 봤다.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파생상품 판매 과정에서 불완전판매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선 처벌 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위험 관리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도 중요시됐다. 이번에 문제가 된 상품 판매사들은 해외 주요 금리가 하락기조로 돌아서고 있음에도 상품 판매를 이어가 문제를 키웠다는 논란을 사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상품 위험 리스크 점검이 중요시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꼬리위험(Tail Risk)이 커지고 있는 만큼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꼬리위험은 거대한 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엄청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뜻하는 말이다. 발생 가능성은 적지만 한번 터지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일으키는 리스크다. 

◇ 꼬리위험 커졌다… 위험 리스크 측정 플랫폼 필요성    

이 연구위원은 상품의 위험성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비교할 수 있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2017년 한 세미나에서 “유럽에서 시행 중인 위험지표 산출 방식을 검토해 시장위험, 신용위험, 중도상환위험 등을 수치화한 지표를 검토해볼 만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이 연구위원은 “선진 금융시장과 비교하면 국내는 위험요인을 실시간으로 산출하고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시스템 마련을 위해선 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쉽게 현실화되긴 어려운 상황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려를 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사후관리 시스템 강화 필요성도 언급했다. 이 연구위원은 “선진 금융시장에선 판매 직원이 판매하는 시점에서만 의무를 다하는 게 아니라, 판매한 이후에 사후관리를 철저하게 하도록 제도화됐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투자자의 인식 제고도 요구된다. 이 연구위원은 “구조화상품은 ‘꼬리위험’을 갖고 있다”며 “많은 투자자들이 이같은 리스크를 가볍게 보고 있다. 발생할 수 있는 확률을 낮다보니, 위험성을 인식을 제대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투자자도 상품의 위험성을 명확히 알고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