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같은 당 호남계 좌장 박주선 의원을 만나 비례대표 출당 논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향후 퇴진파의 집단탈당 시 비례대표 승계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사전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권은희·신용현·김삼화 의원은 지난 26일 서울 모처에서 박주선 의원과 식사 자리를 가졌다. 비례대표인 신·김 의원은 권 의원과 마찬가지로 퇴진파로 분류된다. 이들 4명 의원들은 손학규 대표 거취와 비례대표 출당에 대한 논의를 나눴다. 신·김 의원은 먼저 자리를 떴다고 한다.

권 의원은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당의 현실에 대한 극복 방안으로 김동철 의원이 (비례대표 출당 관련) 안을 냈고 대부분 의원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는 점을 박 의원에게 말씀드렸다"면서 "특별한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그는 권 의원과 만난 자리에서 "비례대표 출당을 한다면, 비례대표 의원들은 무엇 때문에 출당을 원하고, 출당이 되면 어느 방향으로 가려는 것인지 그 사람들 스스로 방향과 목표를 정해 이야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비례대표로 선출된 의원들은 스스로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지만, 당에서 출당 조치를 해주면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바른미래당 의원의 과반이 넘는 퇴진파가 집단탈당하면 교섭단체 지위를 잃기 때문에 손 대표가 출당을 허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국회의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탈당을 위한 퇴진파의 명분 쌓기로 보는 시각도 있다.

퇴진파로 분류되는 의원 중 비례대표는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6명이다.

박 의원은 "(권 의원이) 손 대표에게 '비례대표 출당' 이야기를 나더러 대신 해달라고 한 건 아니고, 당에 그런 동향이 있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라며 "비례대표 출당에 대한 논의는 할 수 있지만, 교섭단체가 붕괴되는데 정당한 이유와 명분 없이 비례대표를 출당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말했다.

권 의원은 "비례대표 출당안은 (당권파·퇴진파 간) 중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경우의 방안"이라며 중재가 불발될 경우에는 "(추가로) 논의해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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