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래원이 이번엔 ‘보통 남자’가 됐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를 통해서다. / NEW
배우 김래원이 이번엔 ‘보통 남자’가 됐다.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를 통해서다. /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선 굵고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로 강렬한 캐릭터를 탄생시켜 온 배우 김래원이 이번엔 ‘보통 남자’가 됐다. 이별의 아픔을 술로 달래고 미련에 허우적대며, 때로는 찌질하게 때로는 순수하게 사랑을 하는 평범한 남자. 영화 ‘가장 보통의 연애’(감독 김한결) 속 김래원은 언제나 그랬듯 인물 그 자체로 완전히 분해 있었다.

오는 2일 개봉하는 ‘가장 보통의 연애’는 전 여자친구에 상처받은 재훈(김래원 분)과 전 남자친구에 뒤통수 맞은 선영(공효진 분), 이제 막 이별한 두 남녀의 솔직하고 거침없는 현실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단편영화 ‘구경’(2009) ‘술술’(2010) ‘화해’(2015) 등으로 연출력을 인정받은 김한결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는 기존 로맨스와 다른 리얼한 연애 이야기를 담아내 호평을 받고 있다. 이제 막 최악의 이별을 경험한 두 남녀의 이야기를 통해 미련과 후회, 분노 그리고 부정을 오가는 연애의 뒤끝 있는 쓴맛을 현실적으로 그려냈다는 평이다.

영화가 더욱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건 캐릭터 그 자체로 분한 배우들 덕이다. 2003년 방영된 드라마 ‘눈사람’ 이후 16년 만에 재회한 김래원과 공효진은 주인공 재훈과 선영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연기와 완벽한 호흡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두 ‘로코 장인’의 활약은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다.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김래원(왼쪽)과 공효진 스틸컷. / NEW
‘가장 보통의 연애’에서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 김래원(왼쪽)과 공효진 스틸컷. / NEW

영화 ‘어린 신부’(2004) 이후 스크린에서는 오랜만에 로맨틱 장르를 선보이게 된 김래원은 깊이 있는 연기력과 부드러운 눈빛으로 관객의 마음을 흔든다. ‘빵’ 터지는 웃음을 선사하는 코믹한 매력은 덤이다. 김래원은 최근 <시사위크>와 진행된 인터뷰에서 “공효진 효과를 확실히 봤다”며 웃었다.

-영화로는 오랜만의 로맨스다. 개봉을 앞둔 소감은.
“어떻게 봐주실지 설렘이 있지만, 큰 기대는 안 하고 있다. 기대한다고 결과가 달라지는 것도 아니더라. 겸손한 마음으로 조용히 준비하고 있다.”

-작품을 택한 이유는. 
“우선은 시나리오가 너무 재밌었다. 그리고 (김한결) 감독님이 직접 (시나리오를) 쓰셨으니까 현장에서 소통하기도 훨씬 편하고, 이해가 안 되고 어려운 부분이 있어도 감정이나 심리 상태를 명확히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해서 신뢰가 있었다. 또 제작사(영화사 집)가 워낙 탄탄하고 영화도 잘 만들지 않나. 실제로 촬영할 때도 좋은 컨디션으로 할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주셨다.”

-재훈이 미련에 허우적대는 인물인데, 그의 감정에 쉽게 공감이 됐나.
“이해 안 되는 부분이 굉장히 많았다. 아마 저랑 달라서 그랬던 것 같다. 이런 상황에 이렇게까지 밖에 할 수 없는 건가 싶었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실제 나와) 다 다른 부분들이 있다. 그런데 재훈은 연애에 있어서 더 순수하고 미숙했던 것 같다.”

-실제 본인은 선영과 재훈의 연애 스타일 중 어디에 더 가깝나.
“선영은 아마 더 큰 상처를 몇 번 받아서 마음이 더 닫힌 것 같다. 나는 그 어느 쪽도 아닌 것 같다. 재훈을 하면서 잘 이해가 되지 않았던 부분들은 (공)효진 씨나 (김한결) 감독님한테 많이 물었다. 그런데 답이 얻어지진 않았다. 이해는 되는데 공감하기는 쉽지 않았다. 영화를 보고 나니까 조금 더 했어도 됐겠구나 싶더라. 다 공감할 순 없지만 수긍을 하고 했다. 그래서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재훈처럼 술 먹고 헤어진 연인에게 ‘자니?’라는 문자를 보내본 적도 없다고. 
“재훈은 실연의 아픔을 술로 달래려고 한다. 그러면서 실수를 한다. 그런데 나는 술을 안 마신다. 그랬던 경험은 있지만, 연락한 적은 없다. 자존심인지 덜 사랑해서인지 스타일인지 모르겠다. 아주 오래전부터 술을 잘 안 마셨다. 힘든 일이 있을 때 술을 마시면 절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잠시 잊는 것조차 안 된다. 더 깊고, 더 힘들게 만들더라. 그래서 나한테는 그런(술 먹고 문자하는) 일이 있을 수가 없다.”

김래원이 코믹 연기에 대해 언급했다. / NEW
김래원이 코믹 연기에 대해 언급했다. / NEW

-웃음 타율도 높더라. 특히 재훈의 분량에서 빵 터지는 장면이 많았다.
“(김한결) 감독님이 재훈이 너무 다운될까봐 밝은 쪽으로 끄집어내기 위해 장치를 해놓은 게 있었다. 그래서 극이 진행될수록 재훈의 모습이 재밌게 보였던 것 같다. 내가 연기적으로 신경을 쓴 건, 일부러 앞에서 무게를 잡는다거나, 목소리를 깐다거나 하는 거였다. 허당기가 더 돋보이게 하려고 했다.”

-재훈을 연기하며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있다면.
“그동안 원톱으로 주인공을 많이 했다. 그렇다 보니 리드를 하기도 하고, 내 주장을 많은 사람들에게 설득하는 편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선영과 재훈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그래서 보조하고, 듣는 입장이 돼야겠다 싶었다. 의견을 많이 듣고 그대로 맞춰서 따라가려고 했던 것 같다.”

-공효진과의 호흡은 어땠나.
“선영 역을 공효진 씨가 해줘서 확실히 효과를 본 것 같다. 영화를 보면서도 느꼈다. 저 부분은 조금 아쉬운데 했는데, 효진 씨가 호흡해주니까 내가 조금 부족하더라도 완성이 되더라. 효진 씨도 그렇게 느꼈길 바란다. 호흡이 좋았다. 효진 씨가 워낙 잘하지 않나. 조화롭게 만들어주는 묘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더더욱 함께 하고 싶었고.

시사회 때 효진 씨랑 영화를 같이 봤는데, 제가 팝콘을 계속 먹었다. 중간에 효진 씨가 ‘그만 좀 먹어’라고 하는 거다. 그런데 저는 그냥 ‘알았어’하고 말을 들었다. 하하. 이런 모습이 그대로 영화에 담겼구나 싶더라. 우리 참 자연스러웠구나 싶었다.”

-예비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가장 보통의 연애’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리얼한 연애 이야기다. 배우 공효진과 김래원이 함께 리얼함을 살리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했고, 좋은 호흡으로 완성시켜서 여러분들 앞에 선보이게 됐다. 그러나 너무 큰 기대는 마시고, 편안하게 즐기시길 바란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영화를 본 분들이) 이 가을에 가장 잘 맞는 영화라고 하시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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