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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월화드라마가 사라지고 있다
2019. 10. 14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KBS2TV '조선로코-녹두전'이 지상파 월화극 중 유일하게 방영되고 있다. / KBS 제공
KBS2TV '조선로코-녹두전'이 지상파 월화극 중 유일하게 방영되고 있다. / KBS 제공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KBS 2TV ‘조선로코-녹두전’만 남았다. 지상파들이 월요일과 화요일 황금시간대(10시) 방영되던 드라마를 예능과 시사프로그램으로 편성을 전환하고 있는 것. 이에 현재 월화극에서는 ‘조선로코-녹두전’ 외에 tvN ‘위대한 쇼’, JTBC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세 작품만이 방영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층 조촐해진 월화극. 지상파들의 변화에 궁금증이 모아지는 이유다.

SBS는 8월부터 10월 7일까지 월화 예능프로그램 ‘리틀 포레스트’를 편성, 첫 도전의 성적표를 손에 넣었다. 드라마 방영을 잠시 중단하고 첫 월화 예능을 제작해 편성한 것. ‘리틀 포레스트’는 이서진, 이승기, 박나래, 정소민이 강원도 인제 찍박골에서 도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콘셉트의 육아 힐링 예능프로그램이다.

8월 12일 첫 방송된 SBS ‘리틀 포레스트’는 1회 시청률 6.8%(닐슨코리아 기준)를 기록, 비교적 좋은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리틀 포레스트’는 점차 뒤로 갈수록 스타들 중심의 이야기 전개와 밋밋한 구성 등을 이유로 12회부터 3%대 시청률을 전전했다. 이에 마지막 방송된 ‘리틀 포레스트’는 시청률 3.8%를 기록했다.

현재 SBS는 월요일과 화요일 밤 10시대에 인기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을 편성해 방송 중이며, 오는 28일 SBS 새 월화드라마 ‘VIP’가 첫 방송될 예정이다.

MBC는 ‘웰컴 2 라이프’를 끝으로 드라마 방영을 잠정 중단, 현재 시사‧교양 프로그램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월)와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화)를 방영하고 있다.

MBC는 월화극 대신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방영 중에 있다. 해당 사진은 '탐사기획 스포트라이트' 포스터다. / MBC '탐사기획 스포트라이트' 공식 홈페이지
MBC는 월화극 대신 시사 교양 프로그램을 방영 중에 있다. 해당 사진은 '탐사기획 스포트라이트' 포스터다. / MBC '탐사기획 스포트라이트' 공식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MBC는 파일럿 예능 프로그램 ‘편애중계’를 오는 22일부터 정규 방송으로 편성해 매주 화요일 마다 방영할 예정이다. ‘편애중계’는 인생이라는 링 위에서 도전을 앞두고 있는 일반인들을 위해 서장훈-붐, 안정환-김성주, 김병헌-김제동으로 이뤄진 세 편애중계진이 직접 현장으로 달려가 오롯이 내 선수만을 편애하고 응원하며 그들의 도전을 중계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MBC는 최초 뷰티 패션 파일럿 프로그램 ‘언니네 쌀롱’을 오는 11월 4일부터 정규 방송으로 편성해 월화극 대신 월화 예능프로그램 구도를 이어갈 예정이다. ‘언니네 쌀롱’은 스타의 의뢰를 받은 국내 최고 전문가들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완벽 변신시켜주는 신개념 메이크 오버 토크쇼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추어 KBS도 ‘조선로코-녹두전’을 끝으로 당분간 월화극 휴지기를 갖는다. 이에 앞서 ‘조선로코-녹두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정준호는 “연기자로서 드라마를 폐지하는 것은 마음 아프다. 월화드라마는 방송사의 상징성을 갖는 드라마고, 제작비도 많이 투입된다”며 “이번 기회에 양적인 성장보다는 질적으로 업그레이드된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연기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월화극에서 월화예능으로, 지상파 3사가 이런 편성 변화를 두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제작비에 대한 부담감 때문이라고 말한다. 한 작품을 위해 들인 제작비에 비해 시청률, 광고 수익 등이 제대로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에 비교적 제작비가 덜한 예능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는 것.

실제 지난 6월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2018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에 따르면 전체 방송사업자의 영업이익은 2017년 3조8,298억원에서 2018년 2조8,242억원으로 26.3% 감소했다. 또한 2018년 지상파 방송매출 점유율은 21.9%로, 17년 점유율 22.3%보다 하락했다. 특히 지상파의 광고시장 점유율은 2014년 57.4%에서 2018년 40.3%로 크게 감소했다.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 / 방송통신위원회
2018년도 방송사업자 재산상황 공표 / 방송통신위원회

상황이 이런 탓에 SBS는 ‘동상이몽2- 너는 내 운명’ ‘배가본드’ 등의 프로그램에 ‘유사 중간광고’를 2회 투입, 약 1시간짜리 방송을 3부로 쪼개서 방영하는 방식을 도입해 재정난에서 벗어나고자 하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시청자들이 프로그램 몰입도 방해에 대한 불편감을 크게 호소하고 있기 때문.

독점시장이나 다름없었던 방송시장이 변화함에 따라 지상파 3사는 콘텐츠와 돈(수익) 사이에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케이블과 종편의 콘텐츠 질을 따라잡기 위해선 그만큼의 제작비가 필요하기 때문. 이에 지상파 3사는 ‘중간광고’ ‘유사 중간광고’를 더 도입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중간광고’ ‘유사 중간광고’에 대한 시청자들의 거부감이 거세지는 상황 속 언제까지 이러한 방식을 유지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이에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스포츠동아>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가 3부 편성 등 유사 중간광고를 위한 방식 대신 재정구조 효율화 등에 우선 집중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꼬집은 바 있다.

다양한 플랫폼이 발달되고 있는 상황 속 방송시장의 변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단기전이 아니라 장기전을 준비해야할 터. 단순 편성의 변화와 중간광고의 과도입이 아닌 지상파가 지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