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아이파크는 올해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부산 아이파크 인스타그램
부산 아이파크는 올해 승격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부산 아이파크 인스타그램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2015년. K리그 역사에 또 하나의 스토리가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리그에 승강제가 도입된 지 세 번째 해 만에 ‘원년 멤버’인 부산 아이파크가 K리그2로 강등된 것이다. 이후 부산은 매년 K리그1 재입성의 문턱에서 좌절했고, 올해도 어김없이 승격을 노리고 있다. 부산은 올해 비로소 ‘원년 멤버’의 자존심을 되찾을 수 있을까.

부산은 K리그가 출범한 1983년 당시 ‘원년 멤버’다 현재 K리그1 구단 중 출범 당시부터 명맥을 이어온 구단은 제주 유나이티드(전 부천 SK)와 포항 스틸러스가 유일하다. 그만큼 부산은 K리그의 역사와 함께해 온 ‘뿌리 깊은’ 구단이다.

부산은 리그 출범 이듬해인 1984년을 포함해 총 4번의 리그 우승을 기록했고, 2004년에는 FA컵 우승컵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특히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에는 ‘판타지스타’ 안정환을 필두로 리그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린 바 있다.

하지만 현재 부산은 2부리그인 K리그2에 위치하고 있다. 2015년 K리그1에서 11위에 그치며 당시 K리그2 2위를 차지한 수원FC와 승강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홈&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진 플레이오프의 승자는 수원FC였고, 부산은 강등됐다. 시민구단이 아닌 기업 소유 구단의 첫 강등이자, 리그 우승을 경험한 팀의 첫 강등이었다.

이후 부산은 곧장 K리그1을 향해 노크했다. 2016년 K리그2에서 5위를 기록하며 극적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이다. 당시 K리그2 우승팀은 안산이었는데, 경찰청이어서 승격권을 얻지 못했고 이로 이해 5위까지 플레이오프 출전권이 주어졌다. 부산은 K리그2 4위팀 부천FC와의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승리하며 기세를 높였지만, 끝내 3위팀 강원FC에게 발목을 잡히며 승격에 실패했다.

2017년에도 부산은 K리그2에서 2위를 기록하며 재차 승격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상대는 K리그1에서 11위를 기록한 상주 상무였다. 부산은 당시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을 필두로 K리그1 승격을 정조준했다. 그러나 2차전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부산은 상주에게 무릎을 꿇었다.

부산의 도전은 계속됐다. 지난해 K리그2 3위에 오르며 재차 승격의 문을 두드렸다. 이때도 아산 무궁화가 우승을 차지했으나 경찰청이어서 승격권은 2위 성남에게 넘어갔고, K리그2 3위와 4위가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놓고 맞붙었다. 부산은 이 경기에서 대전을 꺾고 K리그1 11위 FC서울과 만났다. FC서울만 제치면 1부리그 복귀가 가능했다. 하지만 부산은 FC서울에게 1·2차전 합계 2대4로 무릎을 꿇었고, 또 다시 좌절을 맛봤다.

올해에도 부산은 K리그2 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부산은 K리그2 32라운드가 종료된 현재, 광주FC에 이어 2위에 올라있다. 일단 플레이오프 진출은 확정된 상태지만, 지난 3년의 ‘플레이오프 잔혹사’가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K리그2 1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K리그1로 직행한다. 플레이오프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셨던 부산에게는 광주FC를 넘고 1위를 기록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물론 상황은 쉽지 않다. 잔여경기 4경기를 남겨둔 현 시점에서 광주는 승점 67점, 부산은 그에 7점 뒤진 60점에 머물고 있다. 부산이 잔여 4경기를 모두 승리하더라도, 승점은 72점에 머문다. 광주가 4경기에서 승점 6점만 획득하더라도 부산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흔히 축구에서는 2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승격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다. 해외리그에서도 1부리그에서 이름을 날리던 팀이 2부리그로 강등된 후 오랜 시간 동안 2부리그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 부산 또한 2부리그에서 어느덧 4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다. 공교롭게도 부산은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팀이기도 하다.

“우리자리로 돌아가자.”

부산 팬들이 매 경기 마다 홈 경기장에 걸어놓는 문구다. 팬들의 염원처럼 부산이 있던 자리는 1부리그다. 부산이 올해에는 플레이오프 잔혹사와 승격 잔혹사를 넘어설 수 있을까. 남은 시즌 최대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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