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얼굴없는 보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송창용 감독과 배우 이하율·진이한·천정명·김도훈. /뉴시스
영화 ‘얼굴없는 보스’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송창용 감독과 배우 이하율·진이한·천정명·김도훈.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청소년들이 꼭 봐야 하는 영화!”

송창용 감독은 자신이 연출한 영화 ‘얼굴없는 보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냉혹하고 잔인한 건달 세계를 다룬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청소년들에게 꼭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얼굴없는 보스’는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혹한 건달 세계, 멋진 남자로 폼 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란 일념으로 최고의 자리까지 올랐지만 끝없는 음모와 배신 속에 모든 것을 빼앗길 위기에 처한 보스의 리얼 감성 누아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얼굴없는 보스’는 여느 조폭 누아르 장르에서는 볼 수 없었던 실제 건달들의 리얼하고 생생한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특히 겉은 화려하지만 내막은 그렇지 못한 건달들의 비참한 말로를 통해 그들의 세계를 비판하고, 나아가 그들을 동경하는 젊은 세대에게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질 예정이다.

‘얼굴없는 보스’를 연출한 송창용 감독. /뉴시스
‘얼굴없는 보스’를 연출한 송창용 감독. /뉴시스

송창용 감독은 22일 진행된 ‘얼굴없는 보스’ 제작보고회에서 “이 영화에 투자한 분이 있다”며 “9년 전 청소년들의 학교폭력이 많이 이슈가 됐다. 그분이  뉴스를 보면서 많이 안타까워했고, 청소년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싶어 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송 감독은 “처음 이 영화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며 “그런데 투자자가 ‘이 영화는 청소년이 꼭 봐야 한다’고 해서 잔인한 장면들을 많이 드러냈다. 가족과 형제 등 드라마에 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소년들이 이 영화를 보고 조직, 건달,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또 송 감독은 기존의 누아르 영화들과의 차이점에 대해 “그동안 많은 영화들이 건달이나 조직 생활을 우상화시켰다. 화려하고 멋있는 부분을 부각했다”며 “그러나 우리 영화는 실제 건달 세계의 부정적인 부분을 담아냈다. 교훈적인 부분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얼굴없는 보스’는 천정명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목숨 건 연애’(2016) 이후 3년 만이다. 극 중 천정명은 가족과 동료들을 파멸로 몰고 갈 수밖에 없는 건달의 숙명, 나아가 자기 자신과의 싸움 속에서 처절하게 보스의 자리를 지켜야 하는 주인공 상곤 역을 맡아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얼굴없는 보스’로 돌아온 천정명. /뉴시스
‘얼굴없는 보스’로 돌아온 천정명. /뉴시스

천정명은 “주로 로맨틱 코미디나 멜로에 가까운 영화나 드라마를 많이 했다”며 “‘얼굴없는 보스’를 선택한 건 남자다운 영화를 하고 싶었고, 이미지를 바꾸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이미지를 걷어내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밝은 모습이 보이게 되면 영화 장르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서 최대한 덜어내려고 노력했다”며 “감독님과 많이 상의를 하면서 촬영해나갔다”고 전했다. 

자신이 연기한 상곤에 대해서는 “멋진 남자”라고 소개했다. 그는 “멋진 남자이자 아들로서 부모님한테 효도하고 싶어 하는 남자다”라며 “부모님에게 멋진 삶을 살게 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큰 인물이라, 유혹에 쉽게 빠지게 된 것 같다. 그 안에서 소용돌이가 친 것처럼 수많은 일들이 벌어진다”고 전했다.

천정명은 고난도 액션 연기까지 완벽 소화하며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건달 보스를 탄생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서 그는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얼굴없는 보스’에서 조직 보스 상곤 역을 맡은 천정명 스틸컷. /좋은하늘
‘얼굴없는 보스’에서 조직 보스 상곤 역을 맡은 천정명 스틸컷. /좋은하늘

그는 “액션스쿨에 다니면서 2~3개월 정도 연습을 했다”며 “내심 더 많은 액션신이 있었으면 했는데, 한 장면에서 끝나서 아쉬웠다. 워낙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촬영하면서 힘든 부분은 전혀 없었다. 액션 연기에 대해 자신 있다기보다 좋아해서 즐기는 편”이라고 말했다.

함께 호흡을 맞춘 진이한도 천정명의 액션 연기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진이한은 “천정명이 워낙 운동을 좋아하고 잘 한다”면서 “기본기가 좋아서 액션 합을 맞추거나 할 때 금방금방 잘 하더라. 몸을 정말 잘 쓰는 배우인 것 같다. 멋있었다”고 전해 영화 속 천정명의 활약에 기대를 높였다.

진이한은 상곤 곁에서 그의 생을 동행해나가는 식구 철회로 분한다. 진이한은 철회에 대해  “상곤을 뒤에서 묵묵하게 지켜주고 보필하는 인물”이라며 “상곤은 철회에게 있어 형님이고 언제나 좋은 사람이다. 그래서 철회는 상곤에게 어떤 일이 생겨도 끝까지 의리를 지키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철회의 의리 있는 모습에 매력을 느껴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밝혔다. 

‘얼굴없는 보스’로 호흡을 맞춘 (왼쪽부터)진이한·이하율·김도훈. /뉴시스
‘얼굴없는 보스’로 호흡을 맞춘 (왼쪽부터)진이한·이하율·김도훈. /뉴시스

‘얼굴없는 보스’에는 천정명과 진이한 외에도 드라마와 스크린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이하율·김도훈이 출연한다.

이하율은 상곤의 목숨보다 아끼는 동생이자 그를 따라 건달의 세계에 입문한 태규 역을 맡았다. 이하율은 “태규는 책임감이 엄청 강한 친구”라며 “의리도 있고 정이 많다. 형에게는 좋은 동생이 되고 싶고, 친구한테는 기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한다. 또 동생에게는 좋은 형이 되고 싶어 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도훈은 숨겨진 히든카드 영재로 분한다. 김도훈은 영재에 대해 “단 하나밖에 없는 가족인 누나를 지키다가 교도소 들어간다”며 “후반부에는 히든카드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겉으로 보기엔 나쁘고 거친 애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또 형들과의 ‘브로맨스’도 많고, 어린애 같기도 한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김도훈은 2018년 2월 개봉한 영화 ‘게이트’로 데뷔한 신예다. 그는 천정명을 비롯한 선배 배우들과 호흡을 맞추며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다고 밝혔다. 그는 “연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영화도 두 번째라 걱정스러운 부분이 많았다”며 “연기적으로도 그렇고, 현장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긴장도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럴 때마다 형들이 먼저 눈치 채주고 먼저 와서 말을 해줬다”며 “같이 연기할 때도 마음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면서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새로운 누아르의 탄생을 예고하는 영화 ‘얼굴없는 보스’는 오는 11월 2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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