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은 이번 FA시장에서 어떤 계약에 사인하게 될까. /뉴시스
김태균은 이번 FA시장에서 어떤 계약에 사인하게 될까.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한화 이글스를 상징하는 선수인 김태균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연봉킹’이다.

데뷔 첫해 1,500만원에 불과했던 김태균의 연봉은 2004년 억대에 진입했고,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인 2009년엔 4억2,000만원까지 껑충 뛰었다. 일본에서 돌아온 2012년엔 친정팀과 계약기간 1년 연봉 15억원의 FA계약을 체결했고, 이후 2015년까지 매년 15억원의 연봉을 수령했다. 두 번째 FA자격을 취득한 2016년엔 4년 총액 84억원(계약금 20억원, 연봉 64억원)으로 ‘잭팟’을 터뜨렸다.

이렇게 김태균이 데뷔 이후 국내에서 수령한 계약금 및 연봉은 총 160억1,500만원. 국내 누적수입 기준으로 역대 최고액에 해당한다.

이런 김태균이 또 한 번 FA 자격을 취득했다. 올해로 두 번째 FA계약기간을 마친 그는 KBO가 발표한 FA권리 행사 승인 선수 19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82년생 김지영’과 동갑내기인 김태균은 올해로 만 37세에 접어들었다. 화려한 면면을 자랑하는 1982년생 중엔 여전히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유니폼을 벗거나 입지가 좁아진 선수들도 적지 않다.

현실적으로 김태균이 새로운 유니폼을 입게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많은 나이와 넓지 않은 활용 폭, 그리고 보상선수 문제 등으로 인해 다른 구단이 영입을 시도하기에 부담이 상당하다. 한화 이글스 입장에서도 프랜차이즈 스타인 그를 빼앗기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

관건은 계약규모다. 높은 연봉만큼 많은 기대를 받을 수밖에 없는 김태균은 늘 ‘가성비’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다. 특히 두 번째 FA계약기간에 접어들며 하향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꾸준히 3할이 넘는 타율을 기록했으나 부상 등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일이 잦아졌고, 홈런 등 장타와 타점에서도 아쉬운 기록이 이어졌다.

더욱이 최근 KBO리그 FA시장의 분위기는 대체로 차갑게 얼어붙은 상황이다. 첫 번째 FA권리를 취득한 비교적 젊은 선수들의 상황은 그나마 낫지만, 은퇴가 가까워진 선수들은 야구인생의 기로에 서는 일이 적지 않다. 짧은 계약기간 및 적은 연봉에 사인하거나,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해 은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때문에 10억원이 훌쩍 넘는 연봉이 익숙한 김태균 역시 이번 계약은 그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김태균의 자존심과 구단의 명분 사이에서 적절한 접점을 찾는 일이 관건이다.

김태균과 한화 이글스가 별다른 잡음 또는 갈등 없이 동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