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영애가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돌아왔다. (왼쪽부터) 김승우 감독과 이영애, 유재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배우 이영애(가운데)가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돌아왔다. 사진은 (왼쪽부터) 김승우 감독과 이영애, 유재명.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영애가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영화 ‘친절한 금자씨’(2005, 감독 박찬욱)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이영애는 “기다린 만큼 보람 있는 작품”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 기대감을 높였다.

영화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김승우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의 복귀작이자,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에 초청돼 개봉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김승우 감독은 4일 진행된 ‘나를 찾아줘’ 제작보고회에서 “모두가 진실을 은폐하는 곳에 아이를 찾기 위해 뛰어든 정연이 포기하지 않고 아이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은 영화”라며 “우리가 살면서 잊지 말아야 하고 지켜내야 하는 소중한 가치에 대한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실종 아동의 이야기를 소재로 택한 것에 대해 김 감독은 “12년 정도 전인 것 같은데 우연히 항상 지나쳐오던 곳에서 (아이를 찾는) 현수막을 봤다”며 “평소엔 익숙했던 것이었는데, 부모님의 심경이나 이면에 있는 분들의 마음이 떠오르며 힘들었다. 며칠 아프고 나서 운명적으로 글을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연 배우인 이영애와 유재명(홍경장 역)도 탄탄한 시나리오에 반해 작품을 택했다고 이야기했다. 먼저 이영애는 “촘촘하고 완벽한 연극 대본을 보는 것 같았다”며 “기다린 만큼 보람 있는 작품이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유재명은 “‘나를 찾아줘’ 스릴러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부분일 것 같다”며 “너무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도 않다. 현실적이면서도 놓칠 수 없는 긴장감을 끌고 간다. 마지막에는 우리가 애써 회피했던, 진실에 대한 것들에 대한 묵직한 화두를 던지는 영화”라고 강조했다.

‘나를 찾아줘’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 정연으로 분한 이영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나를 찾아줘’에서 아이를 잃은 엄마 정연으로 분한 이영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대미를 장식했던 ‘친절한 금자씨’ 이후 스크린에서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이영애는 ‘나를 찾아줘’를 통해 14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극 중 이영애는 아이를 찾기 위해 낯선 곳으로 뛰어든 정연으로 분한다.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그는 “그렇게 시간이 빨리 지났나 싶기도 하고, 엊그제 같기도 하다”며 “만감이 교차한다.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복귀작으로 ‘나를 찾아줘’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스릴러지만 따뜻했다”고 말했다.

이영애는 “감동이 있어서 좋았다”며 “착한 사람만 나오는 건 아니다. 지리멸렬한 군상이 나온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고, 우리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여운을 준다. 작품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라고 밝혔다.

이영애는 아이를 잃어버린 엄마의 아픔부터 자신을 경계하는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진실을 찾고자 하는 강인함까지 디테일한 감정선은 물론, 온몸을 내던진 열연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또 14년간의 에너지를 쏟아부은 연기를 통해 강렬하고 묵직한 여운을 남길 것으로 기대가 모아진다.

‘친절한 금자씨’에서도 아이를 둔 엄마를 연기했던 그는 ‘나를 찾아줘’에서는 더 현실적이고 깊어진 모성애 연기를 예고했다. 실제로 ‘엄마’가 됐기 때문이다. 이영애는 “내가 이제 진짜 엄마가 됐다”며 “그렇기 때문에 입체적으로 더 느낄 수 있었고, 표현할 수 있었다. 그래서 더 힘들었고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로 살아온 내 안에 담긴 감정들이 어떻게 나타날지 나 또한 많이 궁금하다”며 “엄마로서 녹여낼 수 있는 감성들이 분명히 다를 거라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 연기했고,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친절한 금자씨’ 못지않게 전환점이 되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은 기대와 바람이 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한층 깊어진 모성애 연기를 예고한 이영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한층 깊어진 모성애 연기를 예고한 이영애.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영애는 삶의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나이가 들면서 혹은 변화를 겪으면서 그만큼 연기의 폭이 넓어지고, 스펙트럼이 다양해지는 것 같다”며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 임하는 자세도 달라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늦게 결혼해서 가족을 이루고 엄마가 됐기 때문에 그 삶에 집중하느라 그렇게 시간이 흘렀는지 몰랐다”며 “20대, 30대 때 배우로서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지냈다면, 40대는 가족과 아이들을 위해 집중한 시간이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 시간이 나에게 큰 자양분이 됐다”며 “그래서 좋은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큰 뿌리가 되지 않았나 싶다. 이것도 운명이고 감사한 인연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정과 배우로 균형을 맞춰서 좋은 보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언급했다.

작품을 택하는 기준도 달라졌다고 밝혀 이목을 끌었다. 그는 “결혼 전에는 역할이나 장르의 색에 집중을 해서 욕심냈다”며 “엄마가 되고 나니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끼쳤으면 하는 마음이 들더라.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가는데 조금 더 나은 미래가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크다. 그런 기준으로 작품을 보게 됐다”고 설명했다. ‘나를 찾아줘’가 그 기준에 부합하는 영화라고도 덧붙였다.

김승우 감독과 유재명은 이영애의 열연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김 감독은 첫 장편 데뷔작에서 이영애를 캐스팅하게 된 것에 대해 “내게 있어서도 이영애는 판타지였다”며 “신인 감독의 작품을 14년 만의 복귀작으로 택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캐스팅 확정 당시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이영애와 작업하는 모든 순간이 인상적이었다”며 “프레임 안의 공기를 등장만으로도 바꿔내는 것을 느꼈다. 촬영 현장에서도 몸을 던져 혼신의 연기를 해줬다”고 전해 영화 속 이영애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김승우 감독(왼쪽)과 유재명이 이영애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승우 감독(왼쪽)과 유재명이 이영애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유재명은 “이영애와 이 자리에 있는 것도, 함께 호흡을 맞추는 것도 상상도 못했던 일”이라면서 “어떤 배우가 무대에 등장하면 그걸로 끝이 난다는 연극계의 말이 있다. 이영애의 눈빛과 호흡을 옆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다 느껴질 정도였다. 상상 이상으로 행복했다. 역시 이영애였다”고 극찬을 쏟아냈다.

‘나를 찾아줘’는 이영애 외에도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배우 유재명, 박해준이 가세해 강렬한 시너지를 예고한다. 유재명은 정연의 등장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홍경장 역을 맡았다. 묵직한 연기력으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을 예정이다. 박해준은 전국 안 가본 곳 없이 아이를 찾아 헤매온 정연의 남편 명국으로 분해 이영애와의 부부 호흡을 맞춘다.

이영애부터 유재명, 박해준까지 화려한 라인업을 완성한 김승우 감독은 “올해 운이 가장 좋은 감독은 내가 아닐까 싶다”며 “좋은 배우들과 훌륭한 스태프들이 한 팀이 돼서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빨리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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