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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의 ‘알레오 K리그’
보고 싶다, 서울 더비
2019. 11. 15 by 이수민 기자 sooomiiin@hanmail.net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서울 이랜드. 하지만 2년 연속 K리그2 꼴찌에 머물며 실망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야심차게 출사표를 던졌던 서울 이랜드. 하지만 2년 연속 K리그2 꼴찌에 머물며 실망스러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국내 축구팬들에게 너무나도 익숙한 잉글랜드는 오랜 축구역사답게 정말 많은 축구팀이 존재한다. 그중에서도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팀은 생각보다 많다.

당장 손흥민이 뛰고 있는 토트넘부터 라이벌 아스널, 그리고 첼시가 런던을 기반으로 한다. 이른바 ‘빅6’로 분류되는 팀 중 3팀이 런던 연고다. 웨스트햄, 크리스탈팰리스 역시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고 있는 런던 연고팀이다. 하부리그에서도 익숙한 이름들이 등장한다. 풀럼, QPR, 찰튼, 밀월, 브렌트포드 등의 런던 연고팀이 2부리그 격인 챔피언십리그에 참여하고 있다.

한 도시를 기반으로 여러 팀이 공존하는 만큼, 더 많은 스토리와 재미도 존재한다. 서로 못 잡아먹어 안달인 라이벌도 있고, 두고두고 회자되는 사건도 많다. 축구종주국의 수도다운 모습이다.

순수 런던의 인구는 1,000만 명에 조금 미치지 못한다. 우리의 서울과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서울을 연고로 하는 축구팀은 단 2곳뿐이다. 그마저도 한 팀은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축구에서 ‘프로’로 분류되는 것은 2부리그인 K리그2까지다. K리그1이 12팀, K리그2가 10팀으로 운영되고 있다. 총 22개 팀이다. 이 중 올 시즌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한 팀은 바로 서울 이랜드다. 그것도 2년 연속 꼴찌의 굴욕을 당하고 있다.

서울 이랜드가 출범한 것은 2014년, K리그2(당시 K리그 챌린지)에 합류한 것은 2015년이다. 비교적 역사가 짧은 신생구단에 해당한다.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 번째 축구팀의 탄생은 추진 단계에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고, 팀명 공모 등의 진행과정도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고, 유명 베테랑 선수들을 적극 영입하는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서울 이랜드는 첫해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2015년 리그 4위의 성적을 기록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선전 끝에 아쉽게 탈락했다. 비록 곧장 1부리그 진출은 실패했지만, K리그에서도 같은 서울을 연고로 하는 두 팀의 라이벌 관계 형성이 가능할 것이란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장밋빛 꿈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시즌 도중 감독을 경질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은 2016년, 서울 이랜드는 리그를 6위로 마쳤다. 2017년엔 8위. 이후엔 내리 꼴찌다.

그 사이 팀은 성장동력을 완전히 잃었다. 전력강화는 이뤄지지 못했고, 오히려 준수한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감독도 자주 바뀌었다. 잠실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며 팬들을 위해 마련했던 가변석도 사라졌다.

서울 이랜드가 순식간에 몰란한 가장 큰 배경은 모기업의 경영난이었다. 이랜드그룹이 경영위기를 겪으면서 야심찬 계획이 모두 수포로 돌아갔다. 이제는 당장 팀의 미래부터 걱정해야할 처지인 게 현실이다. 이와 함께 서울을 연고로 하는 또 하나의 명문팀이 탄생하길 원했던 축구팬들의 바람도 허무하게 무너졌다. 서울 이랜드가 정체에 빠진 만큼, 제3, 제4의 구단 창단도 멀어지게 됐다.

서울에 보다 존재감 있는 축구 구단이 늘어난다면, 기대되는 효과는 뚜렷하다. 전체 인구의 4~5분의 1이 거주하는 서울의 축구열기가 한층 더 뜨거워질 수 있다. 수도권에 거주 중이지만 고향은 지방인 이들의 유입도 더 많아질 것이다.

멀리 볼 것도 없다. 축구와 함께 국내 최대 인기 프로스포츠인 야구를 보자. KBO리그는 현재 10팀으로 운영 중인데, 이 중 3팀이 서울을 연고로 한다. 그중에서도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는 오랜 역사와 함께 라이벌 관계를 쌓아왔고, 두터운 팬층을 보유 중이다. 키움 히어로즈의 경우 아직 팬층이 부족하지만, 좋은 성적을 이어가며 밝은 미래를 그리고 있다. 특히 이들 구단은 서울에 거주하는 ‘원정팬’들을 통해 쏠쏠한 관중수익을 올린다.

우리는 언제쯤 치열한 ‘서울더비’를 만나볼 수 있을까. 2년 연속 꼴찌에 머물고 있는 서울 이랜드의 모습이 더욱 아쉽기만 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