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영남권 중진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열린 영남권 중진의원들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김성찬 자유한국당 재선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내 쇄신 요구와 다른 중진들의 불출마 압박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성찬 의원이 2020년 총선 불출마를 15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제 결정이 통합과 혁신을 위한 행동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란다”며 “나만 옳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조금씩 양보하고 힘 합쳐 대통합과 혁신의 시대를 열어가길 간곡히 호소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김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후배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신 용기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나 원내대표의 이 발언은 한국당 중진들의 ‘용퇴론’에 힘을 싣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당에서 직‧간접적으로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은 총 4명이다. 김무성(6선, 부산 중‧영도)의원과 유민봉‧조훈현, 김성찬 의원(2선, 경남 창원) 등이다.

김무성 의원은 “당이 혁신과 보수통합을 위해 중진들이 희생해야 한다”며 ‘용퇴론’을 종용했다. 김 의원은 지난 1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열린 토론 미래’ 모임에서 “보수 통합을 최우선 대의로 삼고 개인적 이익이나 감정을 버리는 게 보수우파정치인이 하는 애국이자 역사적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또 비례대표인 유민봉 의원은 지난 6일 차기 총선에 불출마할 것을 공식 선언하고 당 쇄신을 촉구한 바 있다.

그러나 당내 일부 중진 의원들은 물갈이를 위해 용퇴론을 종용하는 것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앞서 황 대표와 영남 지역 중진 의원들은 오찬 회동을 가진 바 있다. 이후 회동에 참석한 의원들이 당의 초‧재선 의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획일적인 물갈이’에 반대한다는 의견을 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4선의 유기준 의원은 2004년 총선 당시 공천 방식을 사례로 들었다. 그는 “우세지역을 정해 일정 부분을 비우고 시민들이 공천함으로써 국민이 바라는 개혁공천을 해야 한다”며 인위적 물갈이론에 대해 우회적으로 반대했다.

그러나 중진 ‘용퇴론’에 대해 황 대표는 아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황 대표는 영남지역 중진의원들과의 오찬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용퇴론에 대해 “그 문제는 당 총선기획단에서 열심히 논의할 것”이라고만 답했다.

이런 황 대표의 행동에 영남지역 한 재선 의원은 “황 대표도 결국 결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이회창 대표가 중진들을 물갈이 해 공천 혁신을 이끌어 듯 황 대표 또한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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