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포수에서 근소한 차이로 GS25에 앞서고 있는 CU가 점포당 매출, 생산성 등의 지표에서는 뒤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각사
점포수에서 근소한 차이로 GS25에 앞서고 있는 CU가 점포당 매출, 생산성 등의 지표에서는 뒤쳐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각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업종을 막론하고 ‘업계 1위’는 모든 기업들이 탐내는 타이틀이다. 특히나 근소한 격차를 보이고 있는 업계 ‘탑2’들에게 1위 자리는 기업의 자존심이 걸린 민감한 문제다. 유통업계에서 편의점은 업계 순위 싸움이 치열한 대표적인 분야다. 최상위권은 최상윈권대로, 중하위권은 중하위권대로 업체 간 대동소이한 격차를 보이다 보니 순위 변동 가능성이 언제든 열려있기 때문이다.

<시사위크>에서는 점포수 외에도 업계 순위를 결정짓는 주요 지표들을 기준으로 삼아 25조 시장으로 성장한 국내 편의점 최강자의 주인공을 가려보고자 한다.

◇ CU 점포수만 1위

편의점 순위를 구분 짓는 데 있어 ‘점포수’는 가장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이다. 이는 치킨이나 햄버거 등을 판매하는 패스트푸드와 마찬가지로 편의점 또한 엄연히 프랜차이즈 업에 해당돼서다. 간판의 인지도와 직결될 뿐 아니라, 본사의 직접적인 수익원이기도 한 ‘가맹점을 얼마나 많이 보유하고 있는가’의 기준이 브랜드 파워를 보여주는 잣대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점포수 기준으로 가장 큰 혜택을 본 건 BGF리테일의 CU다. 오랜 기간 업계에서 점포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정해 온 ‘전통’ 덕에 자타공인 1위로 불리고 있다. 2012년에만 해도 CU(7,938개)는 GS리테일의 GS25(7,138개)보다 800개 차이로 월등히 앞서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GS25가 공격적으로 점포를 늘려 200개 안팎으로 격차가 줄어들었다. 이후로도 두 업체는 나란히 9,000점포를 넘어 1만 점포 유치에 성공하며 국내 편의점 최선두권을 유지했다.

현재 GS25는 CU를 턱 밑까지 따라잡았다. 지난해 CU와 GS25의 점포수는 약 1만3,169개와 1만3,107개를 기록했다. 또 올해 3분기 1만3,596개까지 점포를 늘리며 CU(1만3,682개)와의 격차를 100개 이하로 유지하고 있다.

점포수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CU는 여타의 수치에서는 GS25에 줄줄이 뒤지고 있다. 예비 가맹점주의 브랜드 선택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점포매출과 생산성을 포함해 본사 매출도 GS25에 앞서지 못한다. 업체별 정보공개서를 보면 점포당매출을 의미하는 ‘평균매출액’은 지난해 GS25가 6억7,206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CU는 점포수 기준 5위의 미니스톱(6억754만원) 보다도 적은 5억9,312만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점포의 생산성과 직결된 ‘3.3㎡당 매출’에서도 CU는 GS25에 뒤쳐져있다. 지난해 GS25의 평당 평균 매출이 3,130만원이었던 반면, CU는 2,695만원에 머물렀다. 업계 ‘빅3’로 통하는 세븐일레븐(2,390만원)은 물론 1만개 가량 점포가 적은 미니스톱(2,331만원)과도 확연한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CU는 본사 수익도 GS25에 못 미친다. 물류를 담당하는 종속기업 ‘비지에프로지스’ 등을 제외한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 BGF리테일은 5조7,742억원을 벌어들였다. 그러나 GS리테일의 편의점 사업 부문은 동기간 약 8,000만원 많은 6조5,510억원을 거뒀다. 절대 기준이 아닌 점포수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CU에 업계 1위 타이틀을 부여하는 지금의 관행에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건 이 같은 사실들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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