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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사이버 보고서④] 콘텐츠산업 ‘다운’시키는 당신의 ‘불법 다운로드’
2019. 11. 19 by 박설민 기자 ihatefree1@sisaweek.com
많은 사람들이 대수롭지 않게 불법으로 다운로드 받는 영화, 음악 등 콘텐츠들은 엄연히 저작권이 있는 '창작물'임을 잊어선 안된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의류 매장에 방문한 사람이 판매하는 옷을 입은 후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그대로 매장에서 나간다. 사람들은 이 사람을 보고 ‘도둑’이라고 생각한다. 반면 ‘토렌트’에서 최신 개봉한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 받아 감상하고 이들을 향해선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흔치 않다. 이것이 우리가 느끼는 인터넷 상 미디어 저작권에 대한 인식의 단적인 예다.

◇ 인터넷, ‘저작권’의 사각지대

우리나라는 1982년 국내 첫 인터넷 도입 후 1998년 초고속 인터넷 보급 시작했다. 그 후 4년만인 2002년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가 1,000만명 돌파하며 세계적 IT강국으로 자리잡았다. 

초고속 인터넷의 도입으로 그동안 책, TV, 라디오로 한정되어 있던 미디어 시장에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고 비디오테이프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던 영화는 DVD를 거쳐 인터넷에서 다운로드 받아 보기 시작했다. MP3 플레이어에 넣을 음악은 공유 사이트에서 검색하면 바로 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뛰어난 접근성과 광범위한 연결망은 수많은 미디어 저작물들의 불법적인 유통을 폭발적으로 가져왔다. 게임, 영화, 음악 등 다양한 미디어 저작물들은 인터넷을 통해 불법으로 공유되고 있다. 불법 공유를 통해 아직 국내 출시되거나 개봉하지 않은 게임, 영화를 먼저 접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콘텐츠 불법복제와 유통 행위가 생산자의 개발‧창작 의지를 감소시키고 수입의 불균형을 초래해 미디어 콘텐츠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어 더 위험하다고 지적한다. 인터넷을 통한 불법복제 콘텐츠 공유는 국가적으로 미디어 콘텐츠 사업에 막대한 손해를 일으켜 생산 감소와 고용 감소 등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인터넷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불법 콘텐츠 유통 및 다운로드가 급격히 늘어났다. 이는 콘텐츠 산업에 닥대한 손해를 불러온다./ 뉴시스

◇ 국내 불법 다운로드 이용... ‘토렌트’가 가장 취약

한국저작권보호원이 지난 9월 발표한 ‘불법복제 콘텐츠 유통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불법복제물 이용량은 약 19억6,700만개로 이 중 온라인으로 인한 유통은 약 17억6,300만개를 이용해 전체의 약 90%에 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만 13세~69세 국민 중 2018년 한 해 동안 불법복제물(음악, 영화, 방송, 출판, 게임)을 한 번 이상 이용한 경험자가 1,773만명으로 전체인구의 약 43.4%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대비 약 3.0%(115만명) 증가한 수치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은 음악, 영화 등 대중성이 높은 분야에서 ‘킬러 콘텐츠(미디어 시장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콘텐츠)’가 증가하고 스마트기기 확산 추세로 불법 콘텐츠 접근의 용이성이 높아진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장르별 불법복제물 이용량은 음악이 약 61.7%, 영화 11.4%, 출판 2.7%, 게임 1.1% 순으로 나타났다. 음악의 경우 조사 단위가 1곡 기준이며 작은 용량, 짧은 이용 시간 등으로 가장 이용량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됀다.

현재 불법복제물 유통 경로로는 ‘토렌트’가 가장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불법복제 콘텐츠 공유량은 토렌트가 28.5%를 차지하며 가장 높았다. 포털이 16.3%, 웹하드가 14.4%%,  P2P가 10.4%로 뒤를 이었다. 

토렌트는 기존의 웹하드와 달리 흩어져 있는 파일의 조각 ‘시드(Seed)’를 모아서 다운로드받는 형식이다. 이렇게 받은 시드들은 합쳐져 하나의 콘텐츠 파일을 완성한다. 이 때문에 수많은 시드 유포자들을 하나하나 잡아야 하기 때문에 기존 웹하드보다 수사가 까다롭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토렌트는 다운로드 받는 과정에서 자동으로 상대방에게 전송하게되는 ‘업로드’도 함께 일어난다”라며 “이 과정에서 자신의 IP 노출 위험과 불법 복제물 유포 등으로 인한 민형사상 소송의 우려도 있어 매우 위험한 일”이라고 말했다.

◇ 정부의 불법복제 콘텐츠 유통 근절 위한 노력, 국민 의식 변화 가져와

불법복제 콘텐츠 유통이 SNS, 해외 사이트, 웹하드, 토렌트 등 다양한 유통경로를 이뤄지는 빈도가 늘어나자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정부는 불법복제물 유통 해외 사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경찰청 등 관계기관 합동으로 침해 대응 특별전담팀(TF)을 구성하고 주요 저작권 침해 해외사이트를 집중 단속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불법복제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던 12개 사이트가 폐쇄 또는 운영 중단이 되는 성과를 거두었다. 특히 지난해 국내 웹툰계를 뒤집어놓은 불법 웹툰 사이트 ‘밤토끼’, ‘장시시’ 등 8개 사이트가 포함됐다.

1차 정부 합동 단속에서 대표적인 불법 사이트 밤토끼를 비롯한 다수의 불법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하였으나 최근 유사한 사이트를 통한 불법복제물 유통이 다시 확산되는 조짐을 보임에 따라 정부는 2차 합동 단속을 올해 8월부터 오는 12월 말까지 실시하고 있다.

1차 정부 합동 단속에서 다수의 불법 사이트 운영자를 검거했음에도 아직도 유사한 불법 웹툰 공유사이트가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재 10월 말까지 1,286건의 저작권 위반 사례를 적발했고 1,890명의 유포 및 공유 이용자를 검거했다”라며 “앞으로도 경찰청과 관계 기관은 불법복제 콘텐츠 유포로 인한 피해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수사방법을 동원해 유포자 검거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누군가의 노력이 담긴 콘텐츠를 불법복제, 공유하는 것은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행동이다”라며 “무의식 중에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하지 않고 토렌트, 웹하드 등 경로를 통해 불법으로 콘텐츠를 주고받는 행동은 범죄임을 인지하고 하지 말아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정부와 각 기관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우리나라의 저작권 보호 환경이 매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저작권보호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도 콘텐츠산업의 매출액 피해규모를 추정한 결과, 약 2조4,900억원으로 전년대비 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불법복제물 단속이 강화와 더불어 저작권 존중 교육과 홍보를 통한 국민 인식 변화로 합법적인 콘텐츠 시장이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으로 분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국민들의 의식이 향상됨에 따라 '굿 다운로더(정품 이용자)'가 늘고 있는 좋은 현상”이라며 “앞으로 문화 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정품 사용을 생활화 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