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가 베일을 벗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가 베일을 벗었다.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영애의 14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영화 ‘나를 찾아줘’(감독 김승우)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제44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디스커버리 섹션에 초청돼 일찌감치 작품성을 인정받은 ‘나를 찾아줘’가 관객의 마음도 사로잡을 수 있을까.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영애 분). 숱하게 반복되던 거짓 제보와 달리 생김새부터 흉터까지 똑같은 아이를 봤다는 낯선 이의 이야기에 정연은 지체 없이 홀로 낯선 곳으로 향한다.

하지만 자신의 등장을 경계하는 듯한 경찰 홍경장(유재명 분)과 비슷한 아이를 본 적도 없다는 마을 사람들. 그들이 뭔가 숨기고 있음을 직감한 정연은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찾기 시작한다.

‘나를 찾아줘’는 6년 전 실종된 아들을 봤다는 연락을 받은 정연이 낯선 곳, 낯선 이들 속에서 아이를 찾아 나서며 시작되는 스릴러다.

‘나를 찾아줘’로 돌아온 이영애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나를 찾아줘’로 돌아온 이영애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스릴러 장르답게 영화는 러닝타임 내내 숨 막히는 긴장감을 유발한다. 진실에 다가가려는 정연과 무언가를 숨기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펼쳐지며, 긴장과 스릴을 고조시킨다. 감춰진 진실이 드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이어지는 반전은 영화적 묘미를 더한다.

여기에 실종아동과 인신매매, 아동학대 등 외면해서는 안 될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을 날선 시선으로 짚는다. 쏟아지는 허위 제보, 현상금만 노리는 사람들, 무관심 등 영화가 그리는 현실은 우리 사회와 꼭 닮아있어 더욱 아프게 다가온다. ‘내 자식’만 귀한 부모들의 이기심도 씁쓸하다.

그럼에도 살아가고,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정연은 이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모두가 진실을 은폐하는 곳에서 아이를 찾기 위해 뛰어든 정연이 포기하지 않고 진실을 파헤쳐 가는 모습은 아프고, 처절하다. 하지만 비로소 마주한 정연의 미소가 새로운 희망을 품게 하며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나를 찾아줘’로 연기 호흡을 맞춘 이영애(위)와 유재명(아래 왼쪽), 박해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나를 찾아줘’로 연기 호흡을 맞춘 이영애(위)와 유재명(아래 왼쪽), 박해준.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영애는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은 듯한 열연으로 스크린을 채운다. 아이를 잃은 실의와 죄책감, 낯선 곳에 들어서며 시작되는 의심과 불안, 섬세함과 강렬함을 오가는 감정을 폭넓은 스펙트럼으로 완벽 소화한다. 14년 만에 돌아온 이영애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홍경장 역의 유재명, 명국으로 분한 박해준도 제 몫을 해낸다.

김승우 감독은 실종아동을 소재로 했음에도 실제 가족들을 취재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뉴스 보도나 다큐멘터리 등을 참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아무리 좋은 의도로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고 해도 실종아동 가족들의 아픔의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고, 어떤 상처라도 될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취재를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김승우 감독의 진심은 ‘나를 찾아줘’에 고스란히 담겼다. 러닝타임 108분, 오는 27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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