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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소사는 니퍼트를 넘을 수 있을까
2019. 11. 20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올 시즌 SK 와이번스에 합류해 자신의 8번째 KBO리그 시즌을 장식한 소사. /뉴시스
올 시즌 SK 와이번스에 합류해 자신의 KBO리그 8번째 시즌을 완성한 소사.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1998년. KBO리그에 처음으로 외국인 선수들이 등장한 해다. 이후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참 많은 외국인 선수가 KBO리그를 거쳐 갔고, ‘용병’이라는 이름답게 이들의 존재감은 상당했다. 훌륭한 용병을 확보하는 것이 우승의 필수조건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고, 올 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KBO리그 무대를 밟은 수많은 외국인 선수 중엔 화려한 성적과 꾸준한 활약으로 두고두고 기억되는 이들도 있고, 볼썽사나운 모습만 남긴 채 떠난 이들도 있다. 그중에서도 결코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있다. 바로 더스틴 니퍼트와 헨리 소사다.

두 선수는 KBO리그에서만 8시즌을 활약한 최장수 외국인 선수다. 이전까진 니퍼트가 홀로 이 기록을 갖고 있었는데, 올 시즌 중반 소사가 SK 와이번스에 합류하면서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니퍼트는 설명이 필요 없는 두산 베어스의 레전드다. 2011년 처음 합류해 2017년까지 내리 7년을 활약했고, 한국에서의 마지막 시즌만 KT 위즈에서 보냈다. 니퍼트는 2016년 외국인 선수 한 시즌 최다승 타이기록인 22승을 기록하는 등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고, 두산 베어스는 니퍼트와 함께 황금기를 맞이할 수 있었다. 실력과 인성 모두 최고의 찬사를 받은 외국인 선수다.

소사는 유니폼이 더 많다. KBO리그를 경험한 외국인 용병 중 가장 많은 구단을 거친 선수다. 처음 한국 무대를 밟은 것은 2012년 기아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서다. 기아 타이거즈에서 2년간 머문 소사는 2014년 당시 넥센 히어로즈로 팀을 옮겼고, 2015년부터 2018년까지는 다시 LG 트윈스에서 활약했다. 그리고 올 시즌 중반 SK 와이번스에 합류하며 KBO리그에서만 4번째 팀을 만나게 됐다. 소사는 니퍼트처럼 화려한 기록을 남긴 것은 아니지만 한국에 대한 적응도와 훌륭한 인성, 이닝소화능력 등 계산이 서는 외국인 용병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소사가 니퍼트를 넘어 KBO리그 최장수 외국인 용병의 역사를 새로 쓸지 여부다. 니퍼트는 2018년을 끝으로 은퇴했지만, 소사는 아직 현역이다. 만약 한 시즌 더 KBO리그에서 뛴다면 니퍼트를 넘어 유일하게 9시즌 이상을 뛴 외국인 용병으로 등극할 수 있다.

하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일단 소사는 SK 와이번스와의 재계약이 물 건너간 상태다. 소사를 영입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완성하려다 결국 실패한 SK 와이번스는 일찌감치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계약했다. 남은 한 자리는 기존의 앙헬 산체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소사는 다시 새로운 팀을 찾아야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다. 1985년생인 소사는 30대 중반에 접어들어 하락세가 불가피하다. 올 시즌 SK 와이번스에 합류한 뒤에도 전반적인 성적은 좋았으나 구위와 체력의 하락세를 드러냈다. 새 시즌을 앞둔 구단들은 모두 에이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외국인 투수를 원할 수밖에 없다. 그것이 긁지 않은 복권이라 할지라도 말이다. 소사는 ‘확실한 에이스’라고 하기엔 다소 부족함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긴 이르다. 앞서도 언급했듯 소사는 한국 무대 적응에 문제가 없고, 탁월한 이닝소화능력을 보유한 선수다. 준비기간을 잘 거치면 구위와 체력도 회복될 여지가 있다. 충분히 입증된, 그리고 가성비가 좋은 외국인 투수다.

특히 소사는 올 시즌 그랬듯 대체용병으로 선택을 받을 가능성도 상당하다. 시즌 도중 외국인 투수를 교체하는 일은 부지기수다. 새롭게 영입했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도 있고, 부상이라는 변수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때는 아무래도 모험보단 안정적인 외국인 선수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다. 시즌 중반에 새롭게 준수한 용병을 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재차 실패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국내 선수들에게도 내리 9시즌을 활약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외국인 용병에겐 더욱 그렇다. 소사는 과연 새 역사를 쓸 수 있을까. 다음 시즌 그의 행보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