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뉴시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황교안 대표를 겨냥해 연일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풍운동’을 언급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이 쇄신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지적에서 나온 발언이다. 그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교안 대표가 내년 총선에 앞서 마련한 당 쇄신 전략이 ‘설익은 정책’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황 대표에게 ‘당직자 구조조정’과 ‘인적 쇄신’을 주문했다.

그는 “당풍 쇄신을 위해 당직자들은 개혁적인 인사로 전면 교체하고, 박근혜 정권 때 청와대 및 정부 고위직 출신들은 탄핵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므로 전부 쇄신하라. 그래야 당의 활로가 열릴 것”이라며 “혁신적인 조치 없이 탄핵 이전 ‘기득권 지키기’ 현 체제로는 내년 총선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최근 일부 당 소속 의원들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내세운 주장과 유사하다. 지난 17일,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세연 의원은 “완전히 새로운 기반에서, 새로운 기풍으로, 새로운 정신으로, 새로운 열정으로, 새로운 사람들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이전에 당에 몸담고 주요 역할을 한 그 어떤 사람도 앞으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키고 세워나갈 새로운 정당의 운영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속내는... ‘황교안 리더십 비판’

하지만 홍 전 대표가 ‘정풍운동’을 언급한 속내는 따로 있어 보인다. 그는 정풍운동에 대해 언급하기에 앞서 ‘황교안 리더십’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황교안 대표가 제안한 당 쇄신 방안이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홍 전 대표는 황 대표의 최근 행보인 보수대통합과 영수회담 제안 등을 언급하며 “최근 일어난 야당의 헛발질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 대표가 여론으로부터 조롱을 받기 시작하면 당이 회복하기 힘든 수렁의 늪으로 빠지게 된다. 좀 더 길고 넓게 숙고하고, (황 대표의 제안이) 몰고 올 파장을 검토한 후에 국민 앞에 나서라”고 황 대표에게 조언했다.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에 올려진 정치개혁이나 사법개혁 법안 저지 등을 이유로 ‘단식 투쟁’에 나선 데 대해서도 홍 대표는 쓴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서울 광화문 변호사회관에서 열린 ‘10월 국민항쟁 평가세미나’에서 기자들과 만나 “(개혁 법안 저지를 위해) 단식은 해결 수단이 안 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황 대표 단식에 코웃음 치거나, 미동도 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황 대표가 패스트트랙 법안 저지를 위해 ‘정치적으로 나서야 했다’라고 조언했다. 홍 전 대표는 “(지금의 정부여당은) 야당 전체를 깔보고 있고, 앝잡아 보고 있다. 단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아니라 정치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라면서 “(검찰에서)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를 마무리 할 것인데, (당 소속 의원들이) 무더기로 기소되면 내년 총선을 치를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홍 전 대표는 이외에도 황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그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야당은 격렬한 노선 투쟁을 통해 결론이 모아지면 한 방향으로 가야 쇄신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나를 따르라’는 식의 당 운영으로는 아무런 쇄신을 이루지 못한다. 그것은 소위 3김 시대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시절에나 가능했던 방식”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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