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은 21일, 비공개회의에서 '현역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 교체'를 골자로 한 내년 총선 공천룰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뉴시스
자유한국당 총선기획단은 21일, 비공개회의에서 '현역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 교체'를 골자로 한 내년 총선 공천룰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여야가 내년 4·15 총선 전략으로 ‘인적 쇄신’을 내세웠다. 이른바 ‘물갈이 공천’이다. 이를 위해 주요 정당들은 제각각 인적 쇄신 기준이 포함된 총선 공천룰 준비에 한창이다.

자유한국당은 21일, 내년 총선 공천에서 현역 국회의원 3분의 1 이상을 교체하는 수준의 공천룰을 발표했다. 당 총선기획단장인 박맹우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회의를 가진 직후 브리핑에서 “현역 의원 절반 이상을 교체하는 개혁 공천을 하겠다”라며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그는 ‘현역 3분의 1 이상 교체’ 방침을 내세운 이유로 “2020 시대정신과 국민의 여망, 많은 국민들이 쇄신과 혁신을 바라는 이즈음에 거기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고, 현역 의원 50% 교체를 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컷오프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 같은 기준에 따라 향후 구체적인 총선 공천룰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박 사무총장은 이와 관련해 “이제 큰 틀에서 (내년 총선 공천) 방향을 정했기 때문에 거기에 대한, 예를 들면 컷오프에 대한 구체화 작업 등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각종 평가로 하위 20%에 해당하는 현역 국회의원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지난 7월 마련한 내년 총선 공천룰에 따라 ‘인위적인 물갈이'는 없다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다. 대신 하위 20%에 해당하는 경우 경선 시 최대 20% 감점으로 사실상 ‘컷오프’ 효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의뢰로 실시한 ‘21대 총선’ 현역의원 유지·교체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 결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구 의원이 출마한다면 교체할 것이라는 ‘교체’ 응답이 46.9%(전혀 뽑을 생각 없음 28.8%, 별로 뽑을 생각 없음 18.1%)였고, ‘유지’ 응답이 42.2%(반드시 뽑을 것 23.4%, 가급적 뽑을 것 18.8%)로 조사됐다. 모른다거나 응답을 하지 않은 비율은 10.9%였다. 1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9.0%. /그래픽=김상석 기자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의뢰로 실시한 ‘21대 총선’ 현역의원 유지·교체에 대한 국민여론 조사 결과, 현재 거주하고 있는 지역구 의원이 출마한다면 교체할 것이라는 ‘교체’ 응답이 46.9%(전혀 뽑을 생각 없음 28.8%, 별로 뽑을 생각 없음 18.1%)였고, ‘유지’ 응답이 42.2%(반드시 뽑을 것 23.4%, 가급적 뽑을 것 18.8%)로 조사됐다. 모른다거나 응답을 하지 않은 비율은 10.9%였다. 19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1,001명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 9.0%. /그래픽=김상석 기자

◇ 현역 교체 여론 때문?

여야의 ‘인적 쇄신’ 전략은 기성 정치인에게 씌워진 구태 이미지를 벗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참신한 새 인물 등용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사로잡겠다는 계산이다. 이와 함께 ‘현역 교체’를 요구하는 여론도 반영한 행보로 해석된다.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내년 총선에서의 현역 의원 유지·교체 여론조사’ 결과, 현재 거주하는 지역구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출마한다면 교체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46.9%로 조사됐다. 지역구 의원을 유지하겠다는 응답은 42.2%였다. ‘유지’보다 ‘교체’ 쪽이 오차범위(±3.1%포인트)보다 다소 높은 4.7%포인트로 나타났다.

특히 민주당은 ‘유지’(46.6%)와 ‘교체’(44.3%) 여론이 팽팽했지만, 지역구 의원이 한국당인 경우 ‘교체’ 여론이 50.1%로 절반 이상이었다. ‘유지’ 여론은 40.4%에 그쳤다. 여야가 총선에서 ‘인적 쇄신’을 강조한 것은 이 같은 여론 때문인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한편, 역대 총선 결과는 이 같은 전략이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2년 19대 총선에서 47.1%의 현역 의원을 교체한 새누리당(현 한국당)이 37.1%의 교체율을 보인 민주통합당(현 민주당)을 이겼다. 반대로 2016년 20대 총선의 경우 현역 의원 33.3%를 교체한 민주당은 23.8%에 그친 새누리당보다 많은 의석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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