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햄버거 병'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방공개 행사를 연 맥도날드가 이틀 만에 식약처가 실시한 '햄버거 업체 특별위생점검'에서 최다 위반 업체로 이름을 올려 위생 실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9일 '햄버거 병' 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 주방공개 행사를 연 맥도날드가 이틀 만에 식약처가 실시한 '햄버거 업체 특별위생점검'에서 최다 위반 업체로 이름을 올려 위생 실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맥도날드가 위기 탈출 카드로 꺼내들었던 주방공개가 이틀 만에 ‘쇼’로 전락하게 됐다. 최근 정부가 시행한 패스트푸드 매장 점검에서 최다 식품위생법 위반 업체로 이름을 올리면서 주방공개가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 ‘위생불량 최다’… 소비자 약속 저버린 맥도날드

“철저한 식재료 품질 및 주방 위생 관리 시스템에 대해 고객 분들에게 생생하게 보여드리고, 최상의 품질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겠다.”

조수연 맥도날드 사장이 호언장담한 소비자들과의 약속이 이틀 만에 어그러졌다. 주방공개 행사를 연지 불과 이틀 만에 또 다시 맥도날드의 위생상태가 도마에 올라 소비자 불신을 키우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햄버거 프랜차이즈 매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위생 점검에서 최다 법 위반 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식품위생법을 위반한 곳은 19곳이었는데, 이 중 맥도날드가 최다인 7곳을 차지했다. 식품 안전과 직결된 ‘위생불량’과 ‘보관기준 위반’이 각각 5건, 1건 이었고 ‘면적변경 미신고’를 어긴 사항도 있었다. 맥도날드 관계자는 “전 매장을 전수 조사해 주방공개의 날 행사에서 고객들이 직접 주신 의견들을 모두 반영해 빠른 시일 내 개선책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식약처의 특별위생점검 결과가 나오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맥도날드의 주방공개가 한낱 쇼에 불과했음이 드러났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식약처는 최근 관련 업체의 위생상태가 불량하다는 언론보도를 토대로 지난 1일부터 15일까지 전국 147곳을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했다. 맥도날드가 위생 규정 준수를 자신하며 주방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던 시점에 전국 매장들은 식약처의 단속에 적발되고 있었던 것이다.

맥도날드의 주방공개를 일각에서 따가운 눈총을 받아왔다. 외부인들에게 공개를 앞두고 있는 주방의 모습과 평소의 풍경은 엄연히 다를 수밖에 없어 이를 평가 절하하는 반응이 적지 않았다. ‘높으신 분’의 방문을 앞두고 있는 군부대가 수일 전부터 어떤 준비를 하는지를 연상해 보면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식약처 점검에서 최다 식품위생법 적발 업체로 선정된 맥도날드는 스스로 주방공개 당일의 모습이 ‘연출된 장면’이었음을 증명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맥도날드의 주방공개 카드가 서서히 유효기간이 끝나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때로는 소비자들과의 소통 창구로, 때로는 리스크 돌파 수단으로 맥도날드가 애용해 오다 보니 더 이상의 파급 효과를 불러오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특히 이번 위생 점검으로 인해 맥도날드의 주방공개는 진정성에 치명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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