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민생·경제' 뿐 아니라 쟁점 현안 처리가 늦어지는 데 대해 연일 자유한국당 탓을 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민생·경제' 뿐 아니라 쟁점 현안 처리가 늦어지는 데 대해 연일 자유한국당 탓을 하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정치가 실종됐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 뉴시스

시사위크=최영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일’ 자유한국당을 겨냥해 비판하는 모습이다. 한국당이 민생·경제 관련 법안뿐 아니라 여야 간 입장차가 명확한 현안 논의 과정에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다. 민주당은 이를 두고 한국당이 ‘몽니를 부린다’고 성토하고 있다.

이해찬 대표는 22일, 확대간부회의에서 “한국당은 공정한 한·미 방위협정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반대하고 있다. 일본의 경제 도발에 대응하는 지소미아 종료도 반대하고 있다”며 “(한국당의 ‘반대 행보’로 인해 우리나라가) 주권국가로서 국익을 지켜나갈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 투쟁’을 비판했다. 그는 “황 대표의 무리한 단식은 ‘뜬금없고, 비전 없고, 국민도 안중에 없는 4무 단식, 5무 단식’으로 국민들은 어리둥절할 뿐”이라고 비꼬았다. 이형석 최고위원 역시 “황 대표가 있을 곳은 ‘나 홀로 청와대 앞’이 아니라 여야 대표가 함께 하는 정치협상 테이블이고,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열리는 부산의 ‘만찬장’”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쟁점이 있는 현안 논의 과정에서 한국당을 ‘설득’하지 않고, 되려 ‘면박’ 주는 모습이다. 이는 그동안 집권 여당이 야당과 현안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보인 것과 다른 태도다. 한마디로 ‘대화와 타협’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대화와 타협'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세월호 특별법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충돌하지 않고 협상으로 타협한 것이다. 특히 이완구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경우 새누리당이 ‘단독 처리’를 예고하고, 새정치연합은 이에 반발해 ‘반쪽 총리’ 임명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정의화 국회의장의 중재로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처리될 수 있었다.

이를 두고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은 지난 13일,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우리가 야당 할 때 어떻게 했는지 되돌아보고 지금 야당을 이해할 것은 이해하고 설득할 것은 설득해야지. 지금 와서 야당 핑계를 대는 것은 이유가 안 된다”며 민주당을 겨냥해 비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이날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이) 안하무인격 태도로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민주당이 한국당과 현안 논의에 있어) 타협을 해야 한다. 민주당은 그동안 (야당을 상대로) 밀어붙이기만 했고, 그래서 정치가 실종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정치가 많이 실종됐다. 이는 권력을 가진 쪽인 민주당의 잘못”이라며 “(민주당은 한국 정치가 실종된 상황에) 할 말이 없다. 정치는 타협이고, 설득은 아니다”고 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