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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민의 ‘알레오 K리그’
또 최종전에서 만난 ‘동해안 원수’
2019. 11. 27 by 이수민 기자 sooomiiin@hanmail.net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가 2019년 12월 1일, 리그 최종전에서 만난다. 사진은 2013년 12월 1일 펼쳐진 리그 최종전 울산과 포항의 경기에서 95분 극장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는 포항 선수들의 모습./뉴시스
울산현대와 포항스틸러스가 2019년 12월 1일, 리그 최종전에서 만난다. 사진은 2013년 12월 1일 펼쳐진 리그 최종전 울산과 포항의 경기에서 95분 극장골을 터뜨린 후 기뻐하는 포항 선수들의 모습./뉴시스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2013년, 6년 전 12월 1일. 전통의 라이벌 ‘동해안 더비’가 펼쳐진 울산 문수경기장은 환호성과 곡소리가 교차했다. 적지에서 울산현대를 누르고 극적인 역전 우승을 차지한 포항스틸러스 원정 팬들의 환호와 안방에서 눈앞의 우승컵을 놓친 울산 홈 팬들의 울음이었다.

당시 울산(승점 73점)과 포항(승점 71점)은 1경기를 남겨둔 가운데 나란히 1위와 2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운명의 장난인지, 최종전에서 두 팀은 서로를 상대했다.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그야말로 ‘원수’같은 라이벌 관계였다는 점에서 이 맞대결은 더욱 흥미로웠다.

울산은 안방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하는 상황. 반면, 포항은 반드시 울산을 꺾어야했다. 치열하게 펼쳐진 경기는 90분 정규시간을 마칠 때까지 골이 터지지 않은 채 0대0으로 흘렀다. 울산 팬들은 8년 만에 우승이라는 감격을 누릴 충분한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주어진 추가시간은 4분. 일이 벌어진 건 그때였다. 추가시간의 추가시간이 주어진 95분, 포항의 김원일이 극적인 세트피스 골을 터뜨렸고, 결국 이 골로 승부가 갈리며 포항이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울산에게는 악몽으로, 포항에게는 드라마로 기억되는 역대급 명승부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 같은 운명의 장난은 6년이 지나 다시 연출되고 있다. 절체절경의 순간, 두 라이벌이 ‘또’ 최종전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날짜도 12월 1일로, 6년 전과 같다. 장소도 울산이다.

달라진 건 두 팀의 상황. 먼저, 포항은 최종전을 앞둔 현재 승점 53점으로 리그 5위에 위치해 있다. 남은 경기에 따라 달라질 것이 크게 없다. 포항이 승리를 거두고 3위 FC서울(승점 55점)과 4위 대구FC(승점 54점)이 서로 비길 경우 포항과 서울의 승점이 같아진다. 다만, K리그는 승점이 같으면 다득점을 우선 적용한다. 서울은 현재까지 53득점, 포항은 45득점으로 차이가 크다. 최선의 경우의 수가 이뤄진다 해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기 어렵다.

반면 울산의 상황은 6년 전과 상당 부분 오버랩된다. 울산은 현재 리그 선두에 올라있다. 직전 라운드에서 2위 전북현대와의 홈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면 우승을 조기에 확정 지을 수 있었지만, 무승부로 끝났다.

현재 울산은 승점 79점에 70득점을 기록 중이다. 2위 전북은 승점 76점에 71득점이다. 울산이 절대적으로 유리하지만, 경우의 수는 남아있다. 울산이 지고 전북이 승리할 경우 두 팀의 승점은 동률이 되지만, 전북이 다득점에서 앞서게 된다.

즉, 울산은 이번에도 비기기만 하면 리그 우승을 차지한다. 6년 전과 상당히 닮은 부분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상대가 ‘동해안 원수’ 포항이다. 6년 전 악몽 같은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포항은 라이벌 팀에게 재를 뿌리기 위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보다 울산전 승리에 집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과연 울산은 6년 전 ‘그날’을 설욕할 수 있을까. 아니면 포항이 라이벌팀의 우승에 재를 뿌리게 될까. 또 하나의 명승부가 K리그 피날레를 장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