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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의 위기
[게임산업의 위기④] 플랫폼 경계 허물고 외연 확장… ‘출구는 있다’
2019. 11. 27 by 송가영 기자 songgy0116@sisaweek.com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수 년 동안 국내 게임산업이 부진에 허우적대고 있지만 게임사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고 있다. 게임사업뿐만 아니라 외연 확장을 통한 새로운 동력 발굴에 나섰다.

◇ 크로스 플레이 지원 위한 게임개발 속도

엔씨소프트가 27일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MORPG) '리니지2M'을 출시하며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의 베타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했다. /송가영 기자
엔씨소프트가 27일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MORPG) '리니지2M'을 출시하며 모바일 게임을 PC에서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의 베타서비스를 동시에 실시했다. /송가영 기자

게임 부문에서는 이용자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게임사들마다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데 집중하고 있다. 기존에 모바일에서 즐기던 게임을 PC 등 다른 플랫폼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했다.

엔씨소프트(이하 엔씨)는 지난달 크로스플레이 ‘퍼플’을 공개하고 27일 자사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의 출시와 동시에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다.

퍼플은 강력한 보안과 편의 기능, 새로운 게임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이용자들의 커뮤니케이션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제는 모바일 게임을 PC로 연동해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시도는 다른 게임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펄어비스는 올해 열린 지스타에서 공개한 4종의 신작을 PC 또는 콘솔로 선출시한다. 타 게임사들에서 모바일로 첫 선을 보이는 것과 정반대의 행보다.

개발진들은 “PC온라인이나 콘솔로 먼저 출시한 게임을 모바일로 재개발해 출시하는 것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그래픽, 사양 등의 부문에서 훨씬 낫다”고 입을 모은다.

펄어비스는 PC나 콘솔로 신작 4종을 출시한 후 크로스 플레이, 스트리밍 서비스 추진을 고려하고 있다.

넥슨은 지난 7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 ‘브이포’를 출시한 지 약 3주만인 오는 12월 PC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넥슨이 그동안 모바일 신작에만 치중해왔던 올해 상반기와 다른 모습이다.

이들 게임사들이 플랫폼의 경계를 허물기 시작한 배경에는 모바일 게임을 플레이하며 여러 한계를 겪은 이용자들의 요구가 적잖은 영향을 줬다. 

모바일 게임은 화면 안에 방대한 기능과 스킬, 맵, 컨트롤러 등이 화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중요한 플레이를 할 때마다 걸림돌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MMORPG 등 특정 장르의 게임은 PC보다 모바일에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제한되다 보니 오류 발견은 부지기수였고 휴대전화 발열, 커뮤니케이션 등의 문제도 쉽게 해소되지 못했다.

이를 놓고 업계에서는 내년부터는 더욱 많은 수의 게임사들이 크로스 플레이 지원을 위한 게임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 외연 확장 나서는 게임사들, 반등 노린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나선 이후 지스타 2019에 등장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에게 취재진이 몰려있다. /뉴시스
넷마블이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나선 이후 지스타 2019에 등장한 방준혁 넷마블 의장에게 취재진이 몰려있다. /뉴시스

게임사들은 본업 이외의 사업 확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올해 하반기 가장 많은 이목을 끌었던 넷마블의 웅진코웨이 인수가 있다.

넷마블은 웅진코웨이 인수와 관련해 “스마트홈 구독경제 시장의 글로벌 선두주자가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했다”며 “넷마블이 보유하고 있는 빅데이터 분석 및 운영 노하우를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모든 디바이스에 접목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BTS 월드’ 출시 이후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주식 인수에 이어 웅진코웨이 인수에 의아함을 표하면서도 외연 확장을 위한 색다른 시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타 게임사들은 자사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모양새다.

위메이드는 중국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미르의전설’ IP를 활용한 웹툰·웹소설 출간을 계획하고 있다.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는 “기존에 영화나 드라마로 여러 시도를 했었는데 IP 정리가 안되서 모두 실패했다”며 “연말까지 IP 정리를 마무리한 후 웹소설, 드라마 등으로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올해 지스타에서 ‘라그나로크’ IP로 무려 6개의 신작을 발표한 그라비티도 엔터테인먼트 관련 사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김진환 그라비티 사업총괄 이사는 “올해 애니메이션 메이드는 어렵게 됐지만 관련 사업을 확장할 팀은 여전이 있다”며 “IP의 가치를 확장하고 수익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차원으로 더 많은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게임사들이 현재의 부진 극복을 위해서는 자사가 지금까지 쌓아온 노하우와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미래 먹거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산업만으로는 현상 유지조차 쉽지 않다는 현실을 알고 있고 이종사업 진출은 물론이고 각 사의 장점을 살린 사업 확장은 필연적이라는 주장이다.

또한 지난 몇 년간 이어져온 부진의 답을 알고도 신작 출시로 실적을 메우기에 급급했거나 경쟁작 견제를 위한 출혈경쟁에 몰두했다는 자조섞인 비판도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10년전만 해도 소위 잘나가는 산업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국내외 여러 문제와 맞물리면서 완전히 옛말이 됐다”며 “게임사 내부에서도 현재의 문제점을 냉철하게 파악하고 있는 만큼 내년부터는 개선 작업과 동시에 반등 조짐도 보이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