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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의 위기
[게임산업의 위기③] 새로운 분야로 눈돌리는 게임사… 떠오르는 ‘블록체인’
2019. 11. 27 by 송가영 기자 songgy0116@sisaweek.com
한국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가 안착되기 시작하면서 서적을 비롯해 각종 정보들이 쏟아졌다. /뉴시스
한국에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암호화폐가 안착되기 시작하면서 서적을 비롯해 각종 정보들이 쏟아졌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기술의 성장이 더뎌지자 게임사들은 새로운 기술로 눈을 돌렸다. 최근 국내외 게임시장에서 각광을 받고 있는 ‘블록체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단위로 불리는 ‘블록’에 데이터를 담아 체인 형태로 연결하고 수많은 컴퓨터에 이를 복제해 저장하는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이다. 대게 ‘암호화폐’에 사용되며 데이터 보안을 강화하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국내에서 블록체인은 일반인들에게 암호화폐에 사용되는 기술,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 폭이 높은 전자화폐로 인식되고 있다.

암호화폐는 첫 발행한 사람이 정한 규칙에 따라 가치도 천차만별이며 대표적으로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이 있다. 이 용어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기본법이 마련되기 전까지 ‘가상자산’으로 불리게 된다.

게임사들은 암호화폐가 갖는 ‘고유한 가치’에 집중했다. 게임 내 제작 콘텐츠, 희소한 아이템, 재화 등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템 가치부터 콘텐츠까지 모두 게임 개발사 및 유통사로 모이는 국내외 게임시장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 직접 개발하고 수익내고… 게임이 바뀐다

올해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가능성과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업계 관계자들이 모였다.

세바스찬 보르제 더 샌드박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지난 14일 G-CON 연사로 나서 블록체인 및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해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더 샌드박스는 NFT를 통해 이용자들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블록체인 게임으로 이용자가 직접 게임을 개발해 수익을 낼 수도 있다. 

그는 더 샌드박스를 기존에 이용자들이 만들어낸 콘텐츠를 개발사가 소유하는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게임으로 소개했다. 

더 샌드박스가 제공하는 툴로 이용자가 개발한 콘텐츠의 복제를 방지하고 가치를 유지하는 등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NFT를 사용할 수 있고 자유로운 거래도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국내 블록체인 업체도 더 샌드박스의 주장과 결을 같이 한다. 김균태 해시드 파트너는 15일 ‘블록체인 게임 시장의 현황과 전망’ 연사로 나서 “암호화폐의 인센티브 구조를 제대로 구축하면 많은 이용자들이 콘텐츠 생성에 기영할 오픈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NFT를 단순히 소비재 형태의 아이템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에게 완벽하게 귀속될 수 있는 자산이 될 수 있다고도 설명한다.

◇ 일반인에겐 너무 높은 장벽, 규제 부재도 발목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서 세바스찬 보르제 더 샌드박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강연자로 나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 2019'에서 세바스찬 보르제 더 샌드박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강연자로 나서 크리에이터를 지원하는 방식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송가영 기자

자체 개발 콘텐츠에 따른 자산 형성이라는부분은 이용자들이 혹할 수 있지만 현재 시장에 나온 블록체인 게임들과 시장상황 등을 들여다보면 아직은 ‘희망’ 수준에 그친다.

우선 일반인들의 진입장벽이 터무니없이 높다. 최근 국내외에 출시돼 있는 일부 블록체인 게임들은 기존에 시장에 나와 있는 종류의 암호화폐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 일반인들이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암호화폐를 보유하려면 암호화폐 지갑이 반드시 필요하며 일반적인 은행 여신업무와 달라 일일이 개념을 익히고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이 때문에 기존 블록체인 게임들의 이탈률이 적지 않다.

또한 일반적인 게임에 단순히 암호화폐를 더해 ‘금융거래’ 성격이 강한 만큼 이용자들이 즐길 수 있는 수준으로 보기 어렵다. 그동안 일반적인 게임을 해왔던 이용자들이 블록체인 게임을 즐겁게 플레이하기엔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위메이드의 블록체인 게임 자회사 위메이드트리는 글로벌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 네트워크’ 개발에 나섰다. 위메이드가 보유하고 있는 전기(미르의전설)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진입장벽을 대폭 낮추고 일반적인 게임처럼 개발해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문제는 또 있다. 전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고 있는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관련법 제정 논의가 국내에서는 상당히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규제가 없어 출시되는 게임들이 줄줄이 출시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25일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못하고 사행성 조장을 주장하며 노드브릭의 블록체인 게임 ‘인피니티스타’에 등급거부 판정을 확정했다.

업계는 강하게 반발했다. 최근 나온 블록체인 게임들 중 가장 일반적인 역할수행게임(RPG)와 유사하고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VR·AR 게임들이 등장할 때에는 이렇다 할 정책 지원이 없어 성장하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관련법 부재로 같은 절차를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게임위가 블록체인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고도 했고 지속적으로 관련 부처간 접촉이 있긴 하지만 올해는 관련 규제가 나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게임사들이 글로벌 시장으로만 나가다 보면 국내 블록체인 게임시장의 성장세도 뒤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