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인터내셔날이 연말 조직 및 인사 개편을 통해 국내패션 강화 및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최근 베트남 하노이에 2호점을 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자주'와 신세계톰보이가 운영하는 '스튜디오톰보이' 매장 모습. / 신세계인터내셔날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연말 조직 및 인사 개편을 통해 국내패션 강화 및 신사업 발굴에 박차를 가한다. 사진은 최근 베트남 호치민에 2호점을 연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자주'와 신세계톰보이가 운영하는 '스튜디오톰보이' 매장 모습. / 신세계인터내셔날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실적 갱신을 이어가고 있는 신세계그룹의 패션‧뷰티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이 또 한 번 반등의 기회를 노리고 있다. 대대적인 조직과 인적 쇄신을 통해 퀀텀점프의 발판을 마련했다.

◇ ‘좌’ 문성욱 ‘우’ 손문국… 미래 동력 투톱 전진배치

이번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연말 개편안을 보면 ‘물들어 올 때 노 젓겠다’는 의지가 다분히 드러난다. 순항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서 안정을 택하기 보다는 과감한 변화로 기세를 이어가겠다는 당찬 포부가 엿보인다.

인사와 조직 양면에서 혁신이라 일컬을 만큼 큰 폭의 변화가 생겼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국내패션부문’의 신설이다. 지금까지 신세계인터내셔널은 ‘패션라이프스타일부문’과 ‘코스메틱부문’의 이원화 체제로 운영돼 왔다. 패션라이프스타일는 다시 ‘글로벌1’과 ‘글로벌2’로 세분화 됐다. 신세계인터내셔널은 이번 개편을 통해 국내 여성복 브랜드를 담당하던 글로벌2를 떼 내어 국내패션부문으로 격상시켰다. 기존 2부문 체제에서 3부문 체제로 개편이 이뤄진 것이다.

‘보브’, ‘지컷’ 등 자체 여성복 브랜드의 경쟁력을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게 신세계인터내셔날의 개편 의도다. 이는 로열티 지불 등 비용 부담이 발생하는 수입 브랜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브랜드를 키워 해외시장에 선보이겠다는 기업 정신이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미래성장동력이 될 국내패션사업은 신세계 상품본부장 부사장보를 역임한 손문국 대표가 진두지휘하게 된다.

이와는 별도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별도로 신사업을 발굴할 별도의 조직도 꾸렸다. 사업기획본부를 신설해 패션과 라이프스타일, 뷰티 영역에서 벗어난 새로운 영역으로의 진출을 꿰하고 있다. 현재 조직은 임원 인사를 마친 상태로 실무자를 배치하며 서서히 틀을 갖춰나가고 있다. 특히 정유경 신세계 사장의 남편인 문성욱 부사장이 본부장을 맡으면서 조직 신설과 동시에 회사의 핵심부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중국‧베트남 문 두드리는 자주‧톰보이

2015년 1조 매출을 달성한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년 실적 갱신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분기에 이미 지난해 수치에 근접한 매출을 거둬 올해 또 다시 신기록 달성이 기대되고 있다. 이미 영업익은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628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비디비치’, ‘연작’ 등 코스메틱 브랜드들이 캐시카우 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화장품 제조 사업은 전체 매출의 20% 정도를 담당하고 있지만, 한해 영업익의 60~80% 가량을 책임질 만큼 성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널 관계자는 “화장품은 마케팅 발생 비용이 많은 편이지만, 비디비치 등 자사 브랜드들은 연예인 모델을 앞세우기 보다는 고객층을 세분화 한 타겟 마케팅으로 판관비를 효율적으로 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자주’의 해외진출도 호재다. 현재 이마트 등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국내에 180여 매장을 보유한 자주는 올해부터 해외로 눈을 돌려 신시장 개척에 시동을 걸었다. 첫 번째 해외 공략 거점은 한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베트남이다. 현지 사업을 전담할 별도 법인(Shinsegae International Vietnam Co., Ltd.)을 마련하고 지난 6월 호치민에 1호점 연 뒤 5개월 여 만에 2호점을 개설했다.

다만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자회사인 톰보이의 부진을 끊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2011년 신세계에 인수된 톰보이의 영업실적은 역신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67억원에 달했던 영업흑자는 지난해 29억원에 그쳤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해외에서 터닝포인트의 기회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 4월에 중국에 진출한 톰보이는 이번 주 8번째 점포 오픈을 앞두고 있다”면서 “오프라인과 동시에 온라인몰 입점이 이뤄지는 등 채널 다양화로 내년에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