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배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최하위등급을 받으면서 또 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대한석탄공사
유정배 대한석탄공사 사장이 청렴도 측정 결과에서 최하위등급을 받으면서 또 다시 체면을 구기게 됐다. /대한석탄공사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취임 1년을 넘어선 유정배 대한석탄공사 사장의 발걸음이 한층 더 무거워지게 됐다. 가뜩이나 석탄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가운데, 경영실적 평가와 청렴도 평가 모두 줄줄이 낙제점을 받게 된 것이다.

지난 9일, 국민권익위원회는 ‘2019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발표했다.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및 교육지원청은 물론 공직유관단체 등 총 609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청렴도 측정이다.

측정은 해당 공공기관과 업무경험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외부청렴도, 내부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내부청렴도, 전문가 및 정책관련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정책고객평가 등으로 이뤄지며, 여기에 부패사건 발생현황을 반영해 종합청렴도를 산정한다.

대한석탄공사는 이번 청렴도 측정에서 종합청렴도 5등급을 받았다. 가장 낮은 등급이다. 같은 유형에 속한 ‘공직유관단체 2유형’ 38개 기관 중 5등급을 받은 것은 대한석탄공사와 한국환경공단 뿐이다. 전체 공직유관단체 230개로 넓혀 봐도 5등급을 받은 것은 7곳에 불과하다.

대한석탄공사는 외부청렴도 조사와 정책고객평가에서 가장 낮은 5등급을 받았다. 내부관계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설문조사인 내부청렴도 조사에서 2등급을 받았으나 종합청렴도에서 낙제점을 피하지 못했다. 외부의 평가와 내부의 평가가 크게 엇갈린 점이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유정배 사장 입장에선 이번 청렴도 측정이 사실상 자신의 재임기간 첫 평가였다. 그런데 대한석탄공사는 지난해 3등급을 받았던 것에 비해 2등급이나 떨어진 최하등급을 받고 말았다.

뿐만 아니다. 대한석탄공사는 앞서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결과에서도 유일하게 최하등급인 E등급을 받은 바 있다. ‘아주 미흡’에 해당하는 E등급은 기관장에 대해 해임건의가 이뤄지게 되는데, 유정배 사장의 경우 재임기간이 6개월을 넘지 않아 가까스로 이를 면했다.

1950년 설립돼 국내 1호 공기업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는 대한석탄공사는 석탄산업이 사양길에 접어들면서 미래 또한 어두운 상황이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유정배 사장은 취임 이후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는데 중점을 둬 왔다. 하지만 갈 길이 바쁜 와중에 경영실적 평가는 물론 청렴도 측정까지 낙제점을 받게 되면서 그의 당면과제는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한편,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 이어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도 최하등급을 받은 것과 관련해 대한석탄공사 측 관계자는 “더 나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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