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견거절을 받았던 카페베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재감사 후에도 비적정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 카페베네 홈페이지 갈무리
의견거절을 받았던 카페베네의 지난해 감사보고서가 재감사 후에도 비적정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 카페베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카페베네가 정상화의 발목을 잡았던 회계 관련 부정 이슈를 완전히 털어내는 데 또 다시 실패했다. 브랜드 리뉴얼 작업이 한창인 카페베네는 잠재적 리스크를 떠안은 체 불안한 행보를 이어가게 됐다.

재감사 후 또 비적정신뢰도 회복 까마득

회계 문제를 제거하려던 카페베네의 재도전이 절반의 성공에 그치게 됐다. 지난해 외부 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은 카페베네는 재감사에 나서며 적정의견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지난 10일 회사 측이 정정공시한 올해 반기보고서를 보면, 카페베네는 지난해 11기 사업연도의 별도기준과 관련된 회계감사에서 ‘적정’ 의견을 받아냈다. 하지만 연결기준에서는 여전히 ‘비적정’ 의견에 머물렀다. 외부 감사인인 동아송강회계법인은 이전 보다 개선된 한정의견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카페베네의 재무제표가 회계기준이 완전히 부합한다고는 보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동아송강회계법인(당시 동아회계법인)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해 반영하지 못한 손실이 존재할 가능성 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카페베네의 존속 능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카페베네가 비상장사라 상폐 이슈에는 휘말리지 않았지만, 기업회생절차 졸업 직후였던 시점이라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카페베네 역시 의견거절 사안을 좌시하지 않았다. 곧바로 재감사에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명예회복’의 길에 들어서기에 앞서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털고 가겠다는 의지가 실현되지 못한 것이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미국 현지 법인의 매각 진행과정에서 현실적으로 현지 감사의 어려움으로 인해 국내 감사인에게 미국 법인 감사보고서 제출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카페베네는 또 올해 반기보고서도 처음엔 비적정의견을 맞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도 연결기준 회계처리가 문제가 됐다. 다만 카페베네는 기재정정을 통해 해당 항목이 적정 의견을 받았음을 공시했다고 밝혀 한시름 놓게 됐다.

회계감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 사항이 표출되면서 카페베네는 불안한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게 됐다. 외부감사법인 신인도 관리의 기본인 회계 처리에서 발생하는 잡음은 향후 투자 유치 등 결정적인 경영 판단의 순간에 기업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무엇보다 회계 건전성 회복 없이는 숙원 과제인 IPO를 재추진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BI교체와 유명인사와의 협업 등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서는 등 정상화 노력이 자칫 밑 빠진 독에 물을 붙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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