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정과미래의 NII가 밀레니얼 세대들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내놓으며 스트릿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 NII 홈페이지 갈무리
세정과미래의 NII가 밀레니얼 세대들의 취향을 고려한 제품을 내놓으며 스트릿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 NII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세정그룹의 간판격인 ‘NII'가 브랜드 탄생 20주년을 맞아 전환점을 맞고 있다. 정통 캐주얼에서 벗어나 밀레니얼 세대들의 취향에 맞춘 스트릿 브랜드로 정착한 NII의 행보에 패션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 ‘남방 벗고 후드’ 입은 20년 장수 캐주얼

지난 1999년 탄생한 NII는 2007년 박순호 회장의 3녀 박이라 대표가 ‘세정과미래’를 총괄하게 되면서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했다. ‘마루’, ‘TBJ’, ‘1492마일즈’ 등 이지캐주얼로 통하던 경쟁 브랜드와의 대열에서 벗어나 프리미엄 캐주얼을 표방하며 시장 경쟁력을 높였다.

고급화 전략은 실적 개선으로 직결됐다. 2007년 636억원 규모이던 세정과미래 매출은 2년 뒤 700억을 돌파하며 수직 상승했다. 2011년에는 844억원을 돌파해 900억 매출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급변하는 패션 트렌드 속에서 묵묵히 정통 영캐주얼의 길을 걸러온 NII도 점점 현실의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유니클로, 자라, 망고, 갭 등 글로벌 SPA 브랜들이 국내에 완전히 정착하면서 토종 메이커들이 고난에 빠져들었다. 그 여파로 인해 2015년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된 세정과 미래는 2년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다.

위기의 순간에서 NII는 환골탈태를 선언했다. 면바지와 남방, 니트 조끼 등 캐주얼 일변도에서 벗어나 후드, 맨투맨, 패딩 등 제품군에 변화를 주며 스트릿 웨어로 변화해 갔다. 달라진 NII는 다소 올드한 이미지가 강했던 세정그룹을 젊은 기업으로 바라보게끔 하는 시너지 효과까지 낳을 정도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낳았다.

NII의 체질개선은 앞으로 더 가속화 될 것이란 게 업계 반응이다. 올해 상반기 박 대표가 그룹의 지배회사격인 (주)세정의 사장으로 승진하며 사실상 경영 전반을 책임지게 됐다. 박 대표는 평소 ‘밀레니얼 세대’를 자주 언급하며 1020층에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선대의 창업정신을 이어가면서도 최신 트렌드를 회사 곳곳에 불어넣겠다는 게 박 대표의 복안이다.

이전과는 다른 세련된 느낌의 로고가 의류에 부착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재 NII는 종전의 고딕체 형식과는 확연히 다른 곡선이 가미된 로고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들의 패션 메카로 통하는 ‘무신사’와의 조우도 이미 이뤄졌다. 지난달에는 세정의 남성복 ‘트레몰로’를 담당하는 최영욱 상무를 새 사업부장에 선임하며 인적쇄신도 마쳤다. 최 상무는 영입 두 달 만에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일선에서 물러난 박재준 상무를 대신해 NII를 이끌게 된다.

세정과미래 관계자는 “NII가 완전히 스트릿 브랜드 변했다기 보다는 기존 캐주얼 정체성을 유지하되, 다양한 스타일의 유니섹스 의류를 선보이는 걸로 바라봐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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