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K리그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올 시즌은 그 어느 때 못지않게 ‘흥행’과 ‘스토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승과 강등 등을 놓고 끝까지 알 수 없는 드라마가 연출됐고, 더 나은 경기와 팬서비스를 위한 노력들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훗날 K리그 르네상스의 원년으로 기록될 수도 있을 2019년, K리그가 남긴 이야기들을 <시사위크>가 정리해본다.<편집자주>

올 시즌 K리그가 흥행 속 마무리됐다./뉴시스
올 시즌 K리그가 흥행 속 마무리됐다./뉴시스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비주류’, ‘그들만의 리그’. 그간 K리그를 상징하던 표현들이다. 국내 프로 스포츠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프로야구에 비해 팬층이 얇고, 리그의 흥미가 떨어진다는 이유에서 붙여진 ‘오명’이다.

하지만 올해 K리그는 이러한 오명을 벗기에 충분한 모습을 보여줬다. 팬들의 구미를 당길만한 스토리가 이어졌고, 이는 곧 흥행으로 이어졌다. 또한 구단 차원의 노력도 팬들의 발걸음을 경기장으로 향하게 했다. 말 그대로 올해 K리그는 흥행과 스토리,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으며 역대급 시즌을 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해 K리그는 K리그1과 K리그2,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237만명의 관중을 유치했다. 지난해 대비 50% 증가한 수치이자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230만명을 넘어선 의미있는 기록이다.

이 같은 흥행은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닌’ 승부와 구단 차원의 노력, 전용구장의 모범사례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우선 스포츠에서 가장 중요한 ‘승부’가 흥행에 큰 역할을 했다. ‘전북 천하’로 불렸던 최근 리그 추세와 달리 올해 울산현대라는 강력한 우승 경쟁자가 등장했다. 리그 최종전까지 우승컵의 행방을 알 수 없었고, 결국 최종전에서 1위와 2위의 순위가 뒤집히며 희비가 엇갈렸다. 여기에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티켓과 강등 탈출 등에서도 마지막까지 결과를 예단할 수 없던 승부가 이어졌다. 리그 전체의 스토리 뿐만 아니라 각각의 경기마다 흥미 요소가 따랐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후반 45분 후에 터진 이른바 ‘극장골’은 52골로 지난해 40골 대비 12골이나 늘었다.

올 시즌 K리그는 선수들과 구단의 노력으로 지난해 대비 큰 흥행을 기록했다. 사진은 2012년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펼쳐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모습./뉴시스
올 시즌 K리그는 선수들과 구단의 노력으로 지난해 대비 큰 흥행을 기록했다. 사진은 2012년 FC서울과 수원삼성의 슈퍼매치가 펼쳐진 서울 상암월드컵경기장의 모습./뉴시스

구단 차원에서의 노력도 이어졌다. 경기 전 각종 이벤트는 물론, 경기 후 선수들이 관중석을 통해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행사 등 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졌다. 대표적으로 FC서울은 매 홈경기마다 테마를 정해 행사를 진행하고, 북측 광장에서 ‘푸드트럭’ 등을 운영했다. 올 시즌 K리그2로 강등된 제주유나이티드는 홈경기 입장 관중에게 ‘NEVER GIVE UP’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티셔츠를 배부하고, 경기장 곳곳에 이 문구를 새겨놓기도 했다.

올 시즌 리그 흥행을 이끈 또 하나의 주인공은 대구FC다. 대구는 기존 홈구장으로 사용하던 대구월드컵경기장을 떠나 올 시즌부터 1만2,000여석 규모의 축구전용구장 ‘DGB대구은행파크’를 새 홈구장으로 맞이하며 연일 흥행가도를 이어갔다. 올 시즌 대구의 홈경기는 9경기가 매진되며 축구전용구장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 이러한 흥행에 힘입어 대구는 리그 5위를 기록하는 등 신흥 ‘축구도시’로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외에도 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강원FC, 성남FC 등도 경기장 외곽의 육상 트랙에 가변석을 설치해 관중 유치에 나섰다. 포항스틸러스는 해병대 창설 70주년을 맞아 포항에 위치한 해병대 1사단 장병들을 대거 홈경기에 초청하는 등 지역 특성을 살린 노력도 이어졌다.

올 시즌 K리그의 흥행은 선수, 구단, 팬 모두가 만들어 낸 결과다. 선수들은 좋은 경기력으로 스토리를 이어갔고, 구단은 각종 이벤트로 ‘팬심’ 잡기에 나섰으며 이에 팬들은 화답했다. K리그가 올해를 본보기 삼아 매년 역대급 시즌을 이어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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