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최근 8K 올레드 TV를 일본에 출시했다. 사진은 일본 도쿄 아키바에 위치한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에서 고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선명한 8K 해상도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북미 시장이 8K TV의 가장 큰 시장으로 떠오른 가운데 내년 1월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릴 'CES 2020'에서 한중일 TV 제조사들이 8K TV 신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일본 도쿄 아키바에 위치한 요도바시카메라 매장에서 고객들이 'LG 시그니처 올레드 8K'의 선명한 8K 해상도를 체험하고 있는 모습. /LG전자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내년에 8K(해상도 7680*4320) TV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는 가운데, 북미 시장이 최대 판매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 따르면 CES 2020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를 비롯해 일본 소니, 중국 샤프, 하이센스 등이 일제히 8K TV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행사의 중심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CES 2020가 8K TV 시장 확대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8K TV란 가로·세로가 7680x4320 해상도를 지원하는 디지털 비디오 포맷을 뜻한다. 즉, 8K TV란 가로 해상도가 약 8,000픽셀인 TV를 의미한다. 8K TV의 장점은 근접한 거리에서도 사람의 눈으로는 각각의 화소를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에 2D임에도 자연스러운 입체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8K TV는 화제성에 비해 보급률이 높지 않다. 소비자들이 현재 대중화된 4K TV와 비교했을 때 육안으로 화질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고, 가격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내년에는 도쿄 올림픽으로 인한 스포츠 특수가 있을 예정이라 8K 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8K TV 판매량은 16만6,700대로 전망되며, 내년에는 8K 시장이 올해보다 4배 가까이 확대되고 2023년에는 303만9,600대로 늘어날 것이라 예상했다. 올해 판매 비중을 지역별로 보면 유럽(31.5%)가 가장 높았고 북미(25.9%)가 그 뒤를 이었다.

또한 IHS마킷은 2020년 8K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면서 북미 비중이 36.3%로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했고, 올 3분기 1위를 했던 유럽(25.9%)은 4위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했다. 2·3위는 중국(11.4%)과 아시아·태평양(11.1%) 지역이었다. 즉, 구매력이 있고 TV 수요가 높은 북미 시장에서 8K TV 구매율이 높을 것으로 풀이된다. 

8일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 연구원이 2019년형 QLED 8K의 화질을 시연하는 모습. / 삼성전자

특히 미국에는 1년 중 가장 큰 쇼핑 시즌인 ‘블랙프라이데이’가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블랙프라이데이에 TV 판매량이 올라가는 만큼, 내년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판매량을 높이려면 가장 큰 미국 시장을 선점해야 하는 것이다.

북미 시장 확대의 신호탄은 내년 1월 7일 개막할 CES 2020이 될 것으로 보인다. CES는 한 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트렌드를 알 수 있는 행사다. 최근 몇 년간 자율주행의 부상으로 자동차와 전장업체 참가가 증가했지만, 출품작의 주류는 가전이기 때문에 업체 간 TV 경쟁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CES 2020에 한·중·일 TV 제조사가 모두 8K TV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다.

특히 지난 9월부터 LG전자가 삼성전자 8K TV의 화질선명도(CM)을 두고 국제 기준에 미달한다고 선공한 것을 시작으로 양사가 광고와 유튜브 영상 등을 통해 상호 비방전을 이어가고 있어 CES 2020에 시선이 쏠릴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CES를 개회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가 ‘8K TV는 CM값을 최소 50%를 넘어야 한다’고 기준을 제시했다. CTA는 이 기준을 통과한 업체에 8K 인증 로고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CTA가 디스플레이의 표준 규격을 정의하는 곳은 아니지만, 미국 시장에서 CTA 인증 로고 없이 미국 가전 양판점에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에 무시하기 어려운 셈이다.

이에 LG전자는 8K 인증 로고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 출시하는 전 8K TV 라인업에 CTA 8K 인증 로고를 부착한다는 방침이다. ‘CM값이 화질 판단의 척도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갖고 있던 삼성전자도 치열한 시장 분위기를 고려한다면 인증 추진을 위해 CM값을 높인 신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