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베일을 벗었다. / NEW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베일을 벗었다. /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충무로 대세 배우들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은 영화 ‘시동’(감독 최정열)이 베일을 벗었다. 단발머리 마동석부터 10대 반항아로 변신한 박정민, 현실 엄마로 돌아온 염정아, 신예 최성은까지. 유쾌한 시너지로 연말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학교도 싫고 집도 싫고 공부는 더더욱 싫다며 엄마 정혜(염정아 분)에게 ‘1일 1강스파이크’를 버는 반항아 택일(박정민 분). 절친 상필(정해인 분)이 빨리 돈을 벌고 싶다며 사회로 뛰어들 때, 무작정 집을 뛰쳐나간 택일은 우연히 찾은 장풍반점에서 남다른 포스의 주방장 거석이 형(마동석 분)을 만나게 된다.

강렬한 첫인사를 나누자마자 인생 최대 적수가 된 거석이 형과 택일. 세상 무서울 것 없던 택일은 장풍반점에서 상상도 못한 이들을 만나 진짜 세상을 맛보게 된다.

‘시동’에서 택일을 연기한 박정민 스틸컷. / NEW
‘시동’에서 택일을 연기한 박정민 스틸컷. / NEW

‘시동’은 정체불명 단발머리 주방장 거석이 형을 만난 어설픈 반항아 택일과 무작정 사회로 뛰어든 의욕충만 반항아 상필이 진짜 세상을 맛보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2014년 연재를 시작해 평점 9.8을 기록하며 강력한 팬덤을 형성한 조금산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했다.

스크린에 재탄생한 ‘시동’은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없던 택일이 조금씩 세상을 알아가고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따뜻한 위로와 공감대를 선사한다. 살다 보면 시동이 느리게 걸릴 때도 있고, 어느 순간 꺼져버리기도 하지만 ‘다 괜찮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한다.

‘시동’에서 거석이 형으로 분한 마동석 스틸컷. / NEW
‘시동’에서 거석이 형으로 분한 마동석 스틸컷. / NEW

영화의 가장 큰 미덕은 다채로운 캐릭터들의 향연이다. 충격적인 비주얼의 정체불명 주방장 거석이 형, 매사에 거침없어 매를 벌지만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지닌 철없는 반항아 택일,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은 의욕이 충만한 상필, 불같은 손맛으로 아들을 키워온 배구선수 출신의 택일 엄마 정혜, 빨간 머리에 야무진 주먹의 다크포스 경주 등 개성 가득한 캐릭터들이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특히 거석이 형의 존재감은 독보적이다. 첫 등장부터 놀라운 비주얼로 웃음을 선사하더니, 장풍반점의 군기를 잡으며 남다른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의외로 소심한 위기 대처 능력은 반전 웃음 포인트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은 배우들을 만나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됐다. 티저 예고편만으로도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던 단발머리 마동석은 ‘시동’의 든든한 축이다. 귀 뒤로 넘긴 단발머리와 헤어밴드, 컬러풀한 의상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물론, 그동안 보지 못한 다채로운 표정 연기로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시동’에서 환상의 호흡을 완성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정민·마동석·정해인·박정민·최성은·염정아 스틸컷 / NEW
‘시동’에서 환상의 호흡을 완성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정민·마동석·정해인·박정민·최성은·염정아 스틸컷 / NEW

10대 반항아를 연기한 30대 박정민은 늘 그래왔듯 완벽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제 몫, 그 이상을 해낸다. 거칠고 까칠하지만 순수하고 인간적인 매력의 택일로 완전히 분해 극을 이끈다.

택일의 엄마 정혜를 연기한 염정아는 한층 입체적인 연기로 전작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산하고, 상필 역을 맡은 정해인은 무난한 활약을 펼친다. 경주로 분한 최성은의 호연도 돋보인다. 날렵한 액션과 안정적인 연기력, 신선한 마스크까지. 신예 최성은의 발견은 ‘시동’의 최대 수확이다.

자극적인 설정이나 신파 코드가 없다는 것도 좋다. 소소한 웃음과 잔잔한 감동으로 착한 메시지를 전한다. 다만 강력한 한 방이 없어 아쉽다. 이에 다소 밋밋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러닝타임 102분,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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