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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동갑내기 에이스, 다시 만날까
2019. 12. 27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양현종과 김광현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에이스였다. /뉴시스
양현종과 김광현은 자타공인 KBO리그 최고 에이스였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김광현과 양현종. 1988년생 동갑내기인 두 선수는 KBO리그의 한 시대를 상징하는 에이스 투수다. 비슷한 또래인 류현진(1987년생)과 함께 ‘좌완 트로이카’라 불렸고, 뛰어난 실력은 물론 막중한 책임감까지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연하게도, 두 선수는 최대의 라이벌이기도 했다. 동갑내기인데다 같은 좌완 선발투수다보니 서로 비교되지 않을 수 없었다.

먼저 빛을 본 것은 김광현이다. 김광현은 2007년 입단하자마자 SK 와이번스의 ‘황금기’를 함께했다. SK 와이번스는 2007을 시작으로 2012년까지 6년간 3차례 우승과 3차례 준우승을 기록한 바 있다.

데뷔 첫해 리그에서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인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 ‘깜짝’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는데, 이 경기에서 리그 최고 에이스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미래의 에이스’ 등장을 확실히 알렸다.

이듬해 김광현은 다승왕과 탈삼진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팀을 2년 연속 우승으로 이끌었다. 이후에도 김광현은 2009년 12승 평균자책점 2.80(1위), 2010년 17승(1위) 평균자책점 2.37(2위)의 기록을 남기며 승승장구했다.

반면, 양현종은 입단 초기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광현이 입단 첫해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것과 정반대로 양현종이 입단한 기아 타이거즈는 리그 꼴찌의 굴욕을 당하기도 했다.

양현종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입단 3년차인 2009년. 당시 그는 12승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하며 팀이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는데 기여했다. 다음해인 2010년엔 16승(2위)을 기록하며 김광현과 ‘다승왕’ 경쟁을 펼치기도 했다.

이후 부상과 부진으로 주춤하기도 했으나, 경험이 쌓인 두 선수는 점점 더 안정감을 더해갔고 자타공인 진정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양현종은 2017년 20승의 위업을 달성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고, 김광현도 2018년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많은 기여를 했다. 특히 두 선수는 나란히 팀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는데, 이는 이들이 ‘에이스’라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이처럼 데뷔 이후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함께 성장해온 두 선수는 다음 시즌 서로 다른 무대에서 뛰게 됐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갈망해온 김광현이 미국으로 떠난 것이다. 김광현은 다음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반면, 양현종은 내년에도 기아 타이거즈의 마운드를 지킬 예정이다.

주목을 끄는 것은 두 선수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다시 같은 무대에 서게 되느냐다. 그 무대는 미국이 될 수도, 한국이 될 수도 있다. 시기 또한 모든 가능성이 열려있는 상황이다.

베스트 시나리오는 두 선수가 미국 무대에 나란히 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아야 하고, 양현종이 메이저리그 진출에 성공해야 한다. 그에 반해 가장 아쉬운 시나리오는 두 선수가 마지않아 다시 한국 무대에서 만나는 모습이 될 것이다.

관건은 두 선수의 다음 시즌 활약 여부에 달려있다. 김광현은 다음 시즌 준수한 활약을 선보여야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 양현종 역시 다음 시즌 활약에 따라 미국행 가능성이 저울질 된다. 특히 김광현의 성공 또는 실패 여부는 양현종의 메이저리그 진출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

2020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김광현과 양현종의 공을 주목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