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가 극장가에 웃음 폭탄을 선사할 수 있을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해치지않아’(감독 손재곤)가 극장가에 웃음 폭탄을 선사할 수 있을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2006), ‘이층의 악당’(2010)으로 독창적인 유머 코드와 탄탄한 연출력을 입증한 손재곤 감독이 돌아왔다. 기발하고 기상천외한 설정의 영화 ‘해치지않아’로 설 극장가에 신선한 ‘웃음 폭탄’을 던지겠다는 각오다.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생계형 수습 변호사 태수(안재홍 분)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 위기의 동물원 동산파크를 구하는 것이다. 동산파크의 새 원장이 된 그는 손님은커녕 동물조차 없는 동물원을 살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동물로 위장근무하자는 기상천외한 제안을 한다.

북극곰·사자·기린·고릴라·나무늘보로 출근한 동산파크 5인방. 묵언수행은 기본, 어깨 결림에 근육 뭉침, 뒷목까지 뻐근한 그들의 털 날리는 고군분투가 계속되는 가운데, 목이 타던 태수는 북극곰의 신분을 망각하고 관람객 앞에서 콜라 한 모금을 마시게 되고, 예기치 못한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리얼한 동물 탈로 몰입도를 높이는 ‘해치지않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리얼한 동물 탈로 몰입도를 높이는 ‘해치지않아’.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해치지않아’는 망하기 일보 직전의 동물원 동산파크에 야심차게 원장으로 부임하게 된 변호사 태수와, 팔려간 동물 대신 동물로 근무하게 된 직원들의 기상천외한 미션을 그린 이야기다. HUN 작가의 동명 웹툰을 영화화했다.

‘동물원에 가짜 동물이 있다’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시작되는 ‘해치지않아’는 동물로 위장근무하게 된 이들의 짠내 나는 고군분투를 유쾌하게 그리며 웃음과 감동, 묵직한 메시지까지 모두 전한다.

지금껏 보지 못한 동물과 사람의 혼연일체 캐릭터 향연이 가장 큰 웃음 포인트다. 위기의 동물원 동산파크의 초짜 원장 태수는 쇼맨십 충만한 콜라 먹는 북극곰으로, 동산파크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거리낄 게 없는 까칠한 수의사 소원(강소라 분)은 앞만 봐야 하는 비운의 사자로 거듭난다.

평생 운영해 온 동산파크를 지키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허덕이는 서원장(박영규 분)은 고개 숙인 기린으로 변신하고, 동료 해경을 짝사랑하는 순애보 사육사 건욱(김성오 분)은 순정마초 고릴라로, 모든 일에 심드렁하지만 남자친구의 톡에는 0.1초 만에 반응하는 사육사 해경(전여빈 분)은 사랑스러운 자이언트 나무늘보로 둔갑해 신선한 웃음을 선사한다.

‘해치지않아’에서 유쾌한 케미를 완성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안재홍·박영규·김성오·전여빈·강소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해치지않아’에서 유쾌한 케미를 완성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배우 안재홍·박영규·김성오·전여빈·강소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특히 약 4~5개월에 걸쳐 제작된 동물 탈은 동산파크 관람객뿐 아니라 관객마저도 설득시키는 리얼함으로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 여기에 안재홍부터 강소라·박영규·김성오·전여빈 등 배우들의 실감나는 동물 연기가 더해져 웃음을 배가시킨다.

의미 있는 메시지도 전한다. 북극곰에게 콜라를 던지거나 조롱하는 사람들, 그들의 시선에 정형 행동을 보이는 동물들, 또 동물의 탈을 쓰고 그들의 고충을 경험하게 된 직원들의 모습을 통해 인간이 동물을 대하는 태도를 짚는다. 현시대의 동물원의 문제와 동물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재벌 갑질 등 사회적 문제를 풍자해 의미를 더한다. 러닝타임 117분, 오는 1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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