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스타가 서브컬처 장르의 디펜스 역할수행게임(RPG) '명일방주'로 한국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양대마켓에서 매출 순위 10위권에 입성하며 인기몰이중이다. /요스타
요스타가 서브컬처 장르의 디펜스 역할수행게임(RPG) '명일방주'로 한국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현재 양대마켓에서 매출 순위 10위권에 입성하며 인기몰이중이다. /요스타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중국 게임사 요스타가 서브컬처 장르의 역할수행게임(RPG) ‘명일방주’로 한국 게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명 아트 디렉터가 참여하고 차별화된 컨셉트의 퀄리티 높은 중국 게임으로 알려진 만큼 국내 게임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명일방주는 하이퍼그리프가 개발한 서브컬처 장르의 디펜스 RPG다. 재앙으로 황폐화된 세상에 등장한 광물 ‘오리지늄’과 이를 둘러싼 양세력의 처절한 사투를 그린다.

중국에서 선출시된 후 국내 출시를 요구하는 이용자들의 목소리가 높았던 게임 중 하나다. 요스타는 명일방주 출시 간담회 이후 지난 16일 명일방주를 정식 출시하고 큰 관심 속에 서비스 중이다. 

현지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올해 국내에서 서브컬처 장르 신작의 첫 포문을 연 게임인 만큼 국내에서 장수하고 있는 서브컬처 장르 게임들의 뒤를 이을 신작이 될 수 있을지 직접 플레이했다.

명일방주의 주인공격인 '아미야'와 초반부터 등장하는 오퍼레이터 '도베르만'과 함께 대화를 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명일방주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명일방주의 주인공격인 '아미야'(왼쪽)와 초반부터 등장하는 오퍼레이터 '도베르만'(오른쪽)과 함께 대화를 하는 모습이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명일방주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이용자들은 로도스 아일랜드를 지휘하는 주인공 ‘아미야’와 함께 인게임속 ‘박사’가 돼 게임을 플레이하게 된다. 명일방주에 등장하는 ‘오퍼레이터(캐릭터)’들에게 작전을 지시해 적대세력 ‘리유니온’을 처치하면 된다.

서브컬처 장르인 만큼 ‘스토리’와 ‘일러스트’에 방점을 두고 플레이를 진행했다. 처음에 아미야의 스토리로 시작해 빠른 속도로 튜토리얼까지 돌파하는 스토리 흡입력은 놀라웠다. 

아미야와 짧은 시간동안 이뤄지는 대화속에서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전달하고 이용자의 역할을 전달한다. 중국 게임사에서 개발한 스토리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초반 스토리 구성이 좋았다. 

소녀전선의 아트 디렉터로 참여했던 해묘 프로듀서가 참여한 만큼 많은 기대를 했던 일러스트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오퍼레이터와 백그라운드 일러스트의 분위기는 기존에 봐왔던 서브컬처 장르보다 전체적으로 다운돼있다. 감염자들간 세력 다툼을 하는 스토리가 강하게 반영한 모습이다.

다만, 초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묘한 이질감이 느껴졌는데 오퍼레이터들의 일러스트가 전체적으로 통일돼있지 않다는 점 때문이었다. 

예를 들어 아미야 같은 경우 2D의 일러스트 느낌이 강하고 디테일 표현 때문에 거친 선들이 많이 사용된 반면 스토리 초반부터 등장하는 ‘도베르만’은 선이 깔끔하고 3D 일러스트의 느낌이 크다. 이는 각 오퍼레이터들을 제작한 일러스트레이터가 전부 다른 영향 때문인 듯 하다.

이 때문에 두 오퍼레이터들이 스토리에 함께 등장할 때도 구도와 시선처리가 하나도 안맞는다. 이들을 포함한 다른 오퍼레이터들의 일러스트도 마찬가지여서 메인화면을 통해 오퍼레이터 관리에 들어가면 묘하게 지저분한 느낌이 든다.

현재는 서비스 초반이어서 통일되지 않은 오퍼레이터들의 일러스트를 어느정도 감안할 수는 있지만 스킨이 출시되기 시작하면 각각의 오퍼레이터에 적용되는 디테일도 크게 달라질텐데 이쯤되니 오퍼레이터 관리에 들어가기가 겁날 정도다.

이용자가 메인 화면에서 '오퍼레이터 캐릭터 관리'를 통해 진입하며 보유하고 있는 오퍼레이터와 레벨, 클래스, 대표스킬, 이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용자가 메인 화면에서 '오퍼레이터 캐릭터 관리'를 통해 진입하며 보유하고 있는 오퍼레이터와 레벨, 클래스, 대표스킬, 이름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명일방주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디펜스 RPG인 만큼 오퍼레이트 관리에 진입하면 다양한 종류의 소속과 클래스, 스킬 등을 볼 수 있다. 소속은 로도스 아일랜드를 포함해 △블랙스틸 △펭귄 로지스틱스 △어비설 헌터스 △용문근위국 △라인랩 △우르수스 학생자치단 △카란 무역회사 △글래스코 등이 있다.

다양한 소속들이 있어 이용자들이 플레이하며 캐릭터들을 모으는 재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속은 게임을 플레이할 때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않는다. 

아직은 중국 현지와 국내에서 서비스 기간이 오래되지 않아 이용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로도스 아일랜드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소속에 많은 오퍼레이터들이 등장하진 않고 있다.

클래스는 △최전선에서 적을 처치하는 근거리 딜러 ‘뱅가드’ △뱅가드의 뒤를 받쳐주는 근거리 딜러 ‘가드’ △요새를 방어하는 탱커 ‘디펜더’ △원거리 물리공격을 하는 ‘스나이퍼’ △원거리 마법공격을 하는 ‘캐스터’ △힐러 역할을 하는 ‘메딕’ △변칙전투를 펼치는 ‘스페셜리스트’ △버프 및 디버프를 시전하는 ‘서포터’ 등 총 8종이다.

뱅가드, 스페셜리스트를 제외하면 일반적인 수집형 RPG에서 볼 수 있는 클래스들로 구성돼 있어 많은 수의 클래스는 아니다. 디펜스 게임인 만큼 각 오퍼레이터들이 클래스에 특화됐다는 것이 차이점이라면 차이점이다. 

서브컬처 장르의 특성은 오퍼레이터에서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오퍼레이터들의 상세정보에 진입하면 스토리 설정부터 보이스 등 ‘덕후’들의 마음을 흔들 요소가 다분하다. 

또한 오퍼레이터는 ‘헤드헌팅’과 ‘공개모집’을 통해 영입이 가능한데 특이한 영입 방식과 컷씬으로 덕후력을 끌어올려준다.

작전 초반 뱅가드가 생각보다 빨리 사망해 멘탈붕괴에 빠진 기자가 엉망진창으로 오퍼레이트들을 배치하며 힘겹게 전투를 치르고 있다.
작전 초반 뱅가드가 당초 예상한 것보다 빨리 사망해 멘탈붕괴에 빠진 기자가 엉망진창으로 오퍼레이트들을 배치하며 힘겹게 전투를 치르고 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명일방주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튜토리얼과 함께 원하는 오퍼레이터들을 채용했다면 본격적인 전투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디펜스 장르를 처음 접하는 기자는 작전 초반부터 쉽지 않았다. 

뱅가드와 가드의 배치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헤맸고 오퍼레이터를 배치할 수 있는 코스트가 정해져있어 아무리 급해도 디펜더를 먼저 배치할 수 없었다. 뱅가드와 가드, 스나이퍼중 먼저 최전방에 배치해 천천히 접근해오는 적들을 저지한 후 디펜더를 배치해 요새를 보호했다. 

중갑무장을 한 적들이 나올 쯤 캐스터를 배치하고 메딕을 배치하는 과정에 작전이 성공해 스테이지가 클리어되거나 전방에 배치한 뱅가드와 가드가 사망해 딜러를 추가하는 복잡한 상황이 발생했다. 한마디로 작전 성공의 대부분은 ‘얻어걸린’ 게 많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오퍼레이터들을 처음 배치하면 움직이는 것이 불가능해져 전투 초반 알려주는 적들의 이동경로를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 이는 처음 디펜스 게임을 하는 이용자들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인 만큼 꾸준히 플레이하면 어느정도 눈에 익을 것으로 본다.

문제는 전투 이외의 부분들이다. 게임 시작과 동시에 3D로 구현된 전투장에 멋있던 오퍼레이터들이 모에화돼 2.5등신의 캐릭터로 변한 것까지는 이해한다. 그런데 공격하는 적이 많아질수록 사용가능한 스킬, 생명력, 마나 등이 제대로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충전되는 코스트와 코스트에 맞는 오퍼레이터, 뚫리기 직전인 방어선을 동시에 파악해 적합하게 배치해야 하는데 제대로 보이지도 않아 곤란했다. 

자주 플레이를 하다보면 익숙해져서 상관없을 수 있는 부분이지만 디펜스 게임에 막 재미를 붙여가는 기자는 덕분에 메딕, 서포터, 스페셜리스트보다 딜러 클래스와 디펜더만 사용하게 됐다.

딜러로 밀어붙여야 하는 게임이라는 것을 기자만 느낀 것은 아닌 듯 하다. 오죽하면 국내에 정식으로 게임이 출시되기 전부터 ‘필수캐’를 장착해야 게임을 ‘편하게’ 할 수 있다는 게시글이 쏟아질 정도다. 필수캐는 대부분 가드와 스나이퍼 등 대부분 딜러에 치중됐다.

디펜스 장르에 익숙하지 않는 국내 이용자들이 대부분 딜러 클래스와 메딕, 디펜더에만 치우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요스타는 이용자들의 플레이 성향을 면밀히 분석해 서포터, 스페셜리스트의 역할이 밀리지 않도록 밸런스를 조정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작전과 오퍼레이터뿐만 아니라 이용자가 직접 기지를 구축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무과금 이용자들을 위해 필요한 아이템을 수급할 수 있는 요일별 임무시스템 ‘물자 비축’ 등 다양한 콘텐츠들도 준비돼 있다.

이는 단순한 서브컬처 장르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SF 등 다양한 마니아층도 공략하겠다는 요스타의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들이다. 

지마는 뱅가드 클래스의 우르수스 학생자치단 소속의 오퍼레이터다. 최전선에서 적들의 침공을 막는 클래스인 만큼 출격과 동시에 12 코스트를 즉시 획득하게 도와준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명일방주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지마는 뱅가드 클래스의 우르수스 학생자치단 소속의 오퍼레이터다. 최전선에서 적들의 침공을 막는 클래스인 만큼 출격과 동시에 12 코스트를 즉시 획득하게 도와준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명일방주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송가영 기자

서브컬처 장르를 앞세운 만큼 스토리와 전반적인 컨셉트는 기존 게임들과 비교할 때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이다. 

국내에 출시돼 있는 수집형 RPG들과 차별화된 콘텐츠들도 있어 기존의 게임에 지루함을 느꼈거나 디펜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이용자들이라면 재미를 느낄 만 하다. 일본의 SF 애니메이션 장르를 선호하는 이용자들도 가볍게 즐기기 좋은 게임이다.

하지만 서브컬처 장르의 주축이 돼야 하는 그래픽 부분은 상당히 아쉽다. 일관성 없는 그림체, 중국 특유의 모에화된 인게임 캐릭터, 3D와 2D 그래픽의 엉성한 조합은 게임과 스토리 집중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디펜스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오퍼레이터들의 밸런스 작업이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점도 아쉽다. 오퍼레이터를 영입하는 헤드헌팅 초반 등장하게 될 6성 오퍼레이터들이 어째서 예상되는지 의문이다.

또한 현지화 작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인터페이스(UI)도 최적화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이에 따라 소녀전선‧벽람항로‧붕괴 3rd 등 국내에서 이름이 알려진 미소녀 서브컬처 게임에 부담을 느꼈던 게임팬들이라면, 차별화된 마니아틱한 게임을 즐기고 싶은 이용자들이라면 명일방주를 직접 플레이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명일방주는 중국에서도 서비스 기간이 1년을 채 넘기지 않은 신작인 만큼 한국 서비스도 앞으로 더 지켜봐야할 부분이다. 이미 기존에 선보인 시스템적인 부분들도 조금씩 개선해나가면 마니아층이 겨냥한 게임이더라도 탄탄한 팬덤을 형성하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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