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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우리카드, 비로소 봄이 왔다
2020. 01. 20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창단 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던 우리카드 위비가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뉴시스
창단 후 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던 우리카드 위비가 올 시즌 선두를 달리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2008년 창단한 우리카드 위비 남자배구단의 지난 10여년의 세월은 우여곡절로 점철됐다. V-리그 출범 이후 첫 신생구단으로 많은 기대를 받았으나, 모기업 수난 속에 어수선한 상황만 거듭됐다.

우리카드를 출범시킨 첫 주인은 대우자동차판매의 자회사였던 우리캐피탈. 하지만 창단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대우자동차판매는 부도를 맞이했고, 우리캐피탈은 전북은행에 인수됐다. 창단 3년 만인 2011년에 벌어진 일이다.

하지만 전북은행은 프로배구단을 인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미 해당 지역엔 높은 인기를 구가 중인 프로농구단이 있었고, 전북에 기반을 둔 기업이 서울 연고의 프로배구단을 운영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카드 배구단은 졸지에 주인 없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됐고, 2011-12시즌을 한국배구연맹(KOVO)의 지원금으로 연명해야 했다. 2012-13시즌엔 러시앤캐시와 스폰서십 계약을 맺고 발등의 불을 껐지만, 대부업체의 지원을 받는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안정을 찾지 못하는 팀 상황 속에서 성적은 좋을 수 없었다. 우리카드 배구단은 하위권을 전전했고, 이 과정에서 선수단과 감독의 불화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그러던 우리카드 배구단이 지금의 모기업과 이름을 갖게 된 것은 2013년이다. 우리금융지주가 인수에 나섰고, 우리카드가 운영 주체가 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우여곡절은 계속됐다. 우리금융지주 측은 회장 교체 및 민영화 추진을 이유로 인수 3개월 만에 프로배구단 운영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침은 거센 비판 여론으로 철회됐으나, 매각 추진설은 이듬해 다시 고개를 들었다. 인수에 적극 나서는 기업도 없는 상황에서 우리카드 배구단은 또 다시 고아가 될 위기에 처했다.

결과적으로 우리금융지주는 2015년 4월 프로배구단 매각 의사를 최종 철회했다. 창단한지 7년 만에 비로소 배구 외적인 불확실성이 해소된 것이다. 이와 함께 우리카드 배구단은 장충체육관의 리모델링이 완료되면서 연고지도 충남 아산에서 서울로 복귀하게 됐다.

이후에도 좀처럼 아쉬운 성적을 벗어나지 못하던 우리카드에게 반전이 찾아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 시즌이다. 2018-19시즌 돌풍을 일으킨 우리카드는 시즌을 3위로 마치면서 창단 후 첫 ‘봄 배구’ 티켓을 거머쥐었다. 비록 플레이오프에서 현대캐피탈에 2패로 무릎을 꿇었으나, 창단 10년 만에 거둔 쾌거가 아닐 수 없었다.

올 시즌에도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시즌 중반을 넘어선 가운데 우리카드는 승점 16승 6패 승점 44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 대한항공과의 승점 차는 5점이고, 1경기를 덜 치른 3위 현대캐피탈과는 승점 8점 차이가 난다. 2년 연속 봄 배구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내친김에 정규리그 우승 및 사상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바라보고 있다.

우리카드의 이러한 행보는 특정 에이스의 활약에 기댄 것이 아니라, 팀 전체의 밸런스 및 단단한 조직력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10여년의 설움을 딛고 마침내 봄을 열어젖힌 우리카드가 올 시즌 어떤 열매를 맺게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