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에 90년대생이 온다-86세대 기성정치에 도전하는 20대의 반란'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에 90년대생이 온다-86세대 기성정치에 도전하는 20대의 반란' 행사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경아 기자  4월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이 전형적인 보수의 이미지를 탈피, 청년 표심 잡기에 나섰다. 공직선거법이 개정되면서 만 18세 청년 유권자들이 이번 총선에 최대변수로 떠오른 데 따른 행보다. 황교안 대표는 ‘청년 친화정당’으로서의 변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혁신통합위원회의(혁통위)도 보수정당의 고질적 문제인 ‘비호감·꼰대’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지난 19일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여의도에 90년대생이 온다’ 행사에 참석해 청년 친화정당으로의 이미지 쇄신에 주력했다. “우리 당은 과거에 청년들과 함께하기 어려운, 청년들이 들어오기 어려운 정당이었다. 이제는 변화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청년정책, 그리고 나이에 따라서 일하는 정당이 아니라 역량에 따라 일하는 정당이 되겠다”며 한국당이 진행하는 ‘청년정치아카데미 큐’ 등을 언급했다. 한국당은 최근 청년들과의 간극을 좁혀보려는 시도를 다양하게 하고 있다. 20일 77명의 경제 자문가와 청년 등이 참여하는 경제자문단을 출범시켜, ‘청년희망드림팀’, ‘일자리많이드림팀’ 등을 구성해 청년일자리 등을 지원하는 데 나서고 있다. 

이번 선거법 개정으로 선거권을 갖게 된 만 18세 이상 유권자만 약 14만명으로 늘어나면서 청년층 표심의 비중이 커졌다. 한국당이 청년층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를 강화하는 이유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 연령층에서 무당층은 27%인 반면 20대 청년층은 42%를 기록하는 등 부동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1월 14~16일 조사. 전국 성인남녀 1,000명 대상.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 ±3.1%p).

정치권에서도 이번 총선에서 무당층 비중이 높은 청년층이 ‘스윙보터(swing voter)’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스윙보터는 지지하는 정당이나 정치인이 없기에 당시의 정치 상황과 이슈에 따라 투표하는 경향이 있다. 젊은 층과 다소 거리가 있었던 한국당 입장에서 여론몰이에 따라 얼마든지 반전이 가능할 수 있다고 보는 배경이다. 

물론 현재까지 분위기 상 청년층 지지를 얻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국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20대 정당 지지율에서 민주당은 33%를 얻은 반면 한국당은 9%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의 전 연령 지지율 23%와 비교했을 때 청년들에게 특히 낮았던 셈이다. (지난해 12월 17~19일 조사. 전국 성인 1,002명 대상. 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이에 혁통위도 중도·보수 야권이 해결해야 할 최대과제로 ‘기득권과 권위주의’ 탈피를 꼽았다. ‘밀레니얼 세대’에게 보수는 ‘수직적 권위주의’ ‘공감능력 부족’ ‘개방성 부재’란 수식어가 붙기에 ‘비호감·꼰대’의 이미지 문제를 지적했다. 

혁통위는 청년들에게 ‘반보수 정서’ 프레임에 고착화되어 있어, 좋은 메시지를 내놓아도 메신저가 수용되지 않는 악순환을 보수정당이 끊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당의 대표와 원내대표만 바라보는 당의 문화와 당 조직의 지시명령형 체계, 수평적 정보교환 부족 등을 예시로 들었다.  

그러면서 혁통위는 차후 통합된 중도·보수 정당은 ▲공감과 소통을 우선하는 ‘공감 정당’ ▲책임을 묻기 전에 책임을 지는 ‘책임 정당’ ▲선동적 언어를 자제하는 ‘품격 정당’ ▲현장에서 호흡하는 ‘현장 정당’ ▲세대교체와 청년에 충실한 ‘미래 정당’을 지향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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