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스포츠 브랜드 기업인 데상트코리아가 심란한 처지에 몰렸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일본계 스포츠 브랜드 기업인 데상트코리아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불어 닥친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과 대외신인도에 적잖은 타격을 입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예상치 못한 악재로 각종 사업 계획도 올스톱된 분위기다.  
 
◇ 불매운동 후폭풍… 매출·신인도 빨간불 

데상트코리아는 일본 데상트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기업이다. 일본기업인 데상트는 2001년 한국 자회사인 데상트코리아를 세우고 국내에 진출했다. 

데상트코리아는 데상트, 데상트골프, 르꼬끄스포르티브, 르꼬끄골프, 먼싱웨어, 엄브로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국내 스포츠 및 골프웨어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왔다. 2002년 207억원 수준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8년 7,270억원까지 뛰었다. 데상트코리아는 설립 이래 16년 연속 매출 성장세를 보이면서 외형을 키웠다. 또 2018년 부산에 대규모 신발 R&D센터를 설립, 국내 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도 벌이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하반기 이 같은 거침없는 성장세에 빨간불이 켜지는 일이 발생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한 반발로 국내에서 일본계 회사에 대한 불매운동이 거세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일반 소비자에게 친숙한 의류 브랜드 등이 이 같은 불매 운동의 집중 타깃이 됐는데, 데상트코리아도 그 중 하나였다. 

이같은 불매운동 여파로 매출이 어느 정도 줄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일본 데상트 경영진이 지난해 11월 한국 사업의 매출 감소세를 언급한 바 있다. 

도쿄신문 등 외신에 따르면 고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은 지난해 11월 6일 오사카 시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7~9월 한국에서의 매출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면서 “상당히 심각한 매출 감소로, 이렇게까지 심해질 줄 예상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불매운동의 영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며 “한국 자회사 결산이 마무리되는 12월 말 이후 대책을 판단하겠다”고 전했다. 

◇ 채용·투자 등 사업 계획 올스톱 

이날 데상트는 2019년도(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 예상치를 1,440억엔(약 1조5,374억원)에서 9.2% 줄인 1,308억엔(약 1조4,734억원)으로 수정했다. 또 순이익 예상치를 53억엔(약 566억원)에서 86.8% 줄어든 7억엔(약 75억원)으로 조정했다. 이는 한국 사업의 매출과 이익 감소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국내에서 일본계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난 지는 6개월이 훌쩍 넘었다. 초기보다는 열기가 가라앉은 모습이지만 완전히 사라졌다고는 보기 어렵다. 한일 양국의 갈등이 심화될 시, 다시 불타오를 가능성이 배제하기 어렵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데상트코리아는 조심스런 기색이 역력한 분위기다. 자칫하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적극적인 사업 진행을 자제하고 있는 모양새다. 데상트코리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각종 사업 협업과 투자, 채용을 보류하고 있다. 국내 물류센터 제 3동 건설 계획이 미뤄지는 것은 물론, 매년 진행되던 신입 채용이 중단됐다. 새해가 됐지만 신년 사업 계획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데상트코리아는 “올해 사업 계획과 매출 규모 등은 공개된 내용이 없어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작년 매출도 내부 지침상 답변해줄 수 없다”고 전했다. 보류된 채용과 물류센터 제 3동 건설 계획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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