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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조조 래빗] 10살 소년 조조가 전하는 따뜻한 위로
2020. 01. 23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조조 래빗’(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영화 ‘조조 래빗’(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참혹한 전쟁 상황이지만, 웃음이 터져 나온다. 떠올리기 힘든 고통의 역사지만, 마주하고 나니 위로가 된다. 끔찍한 전쟁 상황 속 10살 소년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리고 묵직하게 풀어내 웃음과 감동을 전하는 영화 ‘조조 래빗’(감독 타이카 와이티티)의 이야기다.

제2차 세계대전 말기, 엄마 로지(스칼렛 요한슨 분)와 단둘이 살고 있는 10살 소년 조조(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분). 원하던 독일 소년단에 입단하지만, 겁쟁이 토끼라 놀림당할 뿐이다. 상심한 조조에게 상상 속 친구 히틀러(타이카 와티티티 분)는 유일한 위안이 된다.

어느 날 조조는 우연히 집에 몰래 숨어 있던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토마신 맥켄지 분)를 발견하게 된다.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의 등장에 조조의 세계가 변하기 시작한다.

‘조조 래빗’에서 상상 속 히틀러를 연기한 타이카 와이티티(왼쪽)과 10살 소년 조조로 분한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조조 래빗’에서 상상 속 히틀러를 연기한 타이카 와이티티(왼쪽)과 10살 소년 조조로 분한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오는 2월 열리는 제92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6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 ‘조조 래빗’이 한국 관객과 만날 준비를 마쳤다. 일찌감치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조조 래빗’이 국내 극장가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까.

‘조조 래빗’은 상상 속 히틀러가 유일한 친구인 10살 겁쟁이 소년 조조가 집에 몰래 숨어 있던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린 영화다. 독특한 아이디어와 탁월한 연출력으로 ‘토르: 라그나로크’의 흥행을 이끈 타이카 와이티티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는 높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제2차 세계대전이라는 어두운 배경을 풍자와 코미디의 완벽한 균형으로 풀어낸다. 전쟁의 참상이라는 소재를 밝고 발랄한 분위기로 그려내면서도, 유머 속에 악의적인 이념이 얼마나 쉽게 퍼지는지에 대해 섬뜩한 경고를 전하며 영화가 갖고 있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미장센도 이목을 끈다. 전쟁하면 떠오르는 슬프고 어둡고 우울한 느낌의 비주얼에서 벗어나,  밝고 생기 넘치는 ‘조조 래빗’만의 새로운 비주얼을 구현한다. 단조로운 컬러가 아닌 밝은 색감을 통해 10살 소년 조조가 바라보는 세상을 표현하며, 관객도 함께 새로운 눈으로 그 시대를 바라보게 만든다. 전쟁 상황과 대비되는 화려한 의상들을 보는 재미도 있다.

‘조조 래빗’에서 열연을 펼친 (위 왼쪽부터) 샘 록월과 스칼렛 요한슨,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토마신 맥케지 (아래 왼쪽)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조조 래빗’에서 열연을 펼친 (위 왼쪽부터) 샘 록월과 스칼렛 요한슨,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 토마신 맥케지 (아래 왼쪽)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OST도 좋다. 특히 세계적 팝스타 비틀즈의 ‘아이 원 투 홀드 유어 핸드(I Want To Hold Your Hand)’, 록스타 데이비드 보위의 ‘히어로즈(Heroes)’ 등 친숙한 곡들이 흘러나와 귀를 즐겁게 한다. ‘히어로즈’는 영화 속 상황과 딱 맞아떨어지는 가사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도 한다.

배우들의 열연도 ‘조조 래빗’의 관람 포인트다. 10살 겁쟁이 소년 조조를 연기한 로만 그리핀 데이비스는 데뷔작이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적인 연기로 극을 이끈다. 벽장 속에 숨은 미스터리한 소녀 엘사로 분한 토마신 맥켄지는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당당한 엘사를 완벽하게 표현해 눈길을 끈다. 조조의 엄마 로지 역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은 섬세하면서도 개성 넘치는 연기로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한다.

독일 소년단의 훈련관 클렌첸도프 대위를 연기한 샘 록웰은 독일 군인의 잔혹함과 인간적인 면모를 동시에 보여주며 극의 몰입을 높이고, 레벨 윌슨은 독일 소년단 교관으로 출연해 신스틸러로 활약한다. 그리고 연출을 맡은 타이카 와이티티는 조조의 상상 속 친구 히틀러를 직접 연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낸다. 러닝타임 108분, 오는 2월 5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