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 '슈가맨' (사진 좌측부터) 양준일과 김형준 / 뉴시스, KBS2TV '해피투게더' 방송화면
인생 전환기를 맞이한 '슈가맨' (사진 좌측부터) 양준일과 김형준 / 뉴시스, KBS2TV '해피투게더'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대한민국 한 시대를 풍미했다 사라진 가수, 일명 ‘슈가맨’들이 다시금 날개를 달고 있다.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3’(이하 ‘슈가맨3’)를 통해 인생 전환기를 맞이한 추억의 스타들. 이들의 부활이 반갑다.

90년대 혜성처럼 등장해 ‘리베카’ ‘가나다라마바사’ 등의 곡을 선보이고 사라진 가수 양준일. 2019년부터 시작된 양준일을 향한 열기가 2020년에도 좀처럼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광고계와 예능 시장에서는 양준일을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준일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다.

사실 양준일은 ‘서태지와 아이들’ 수준의 인기를 구가한 가수는 아니다. 시대를 앞선 패션과 개성 강한 음악으로 당시 스타급으로 거듭나기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그의 시대를 앞선 패션은 30년 만에 그가 다시금 날개를 달 수 있는 발판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을 통해 추억의 음악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일명 ‘온라인 탑골공원’을 통해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젊은 GD’라는 반응을 얻으며 재평가 받기 시작한 것. 이어 JTBC ‘슈가맨3’에 출연하며 양준일은 인생 전환기를 제대로 맞이했다.

1991년 혜성처럼 등장한 개성파 가수 양준일 / JTBC '투유프로젝트- 슈가맨3' 방송화면
1991년 혜성처럼 등장한 개성파 가수 양준일 / JTBC '투유프로젝트- 슈가맨3' 방송화면

양준일은 JTBC ‘뉴스룸’ 등을 통해 50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과 솔직함을 선보였고, 이는 그의 굴곡 많은 인생사와 오버랩되며 더욱 대중의 마음을 끌었다. MBC ‘쇼 음악중심’을 통해 컴백 무대를 가지며 본격 활동에 신호탄을 쏘아 올린 양준일은 단독 첫 팬미팅을 통해 “계속해서 같이 갔으면 좋겠고, 같이 나이 들면서 익어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양준일은 각종 라디오에 출연하는가 하면,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배철수 잼’ 출연을 확정짓는 등 그의 바람을 현실로 옮겨 놓는 중이다.

90년대 원조 아이돌 그룹 ‘태사자’의 멤버 김형준 또한 ‘슈가맨3’를 통해 ‘인생 2막’을 보내고 있다. “난 쿠팡에서 로켓배송 택배 업무를 하고 있다. 영등포, 여의도 지역에서 배송을 한다”고 ‘슈가맨3’를 통해 뜻밖의 근황을 전한 김형준. 그의 복귀가 대중에게 조금은 더 뜻깊게 다가오는 이유다.

지난 29일 방영된 JTBC ‘한끼줍쇼’에 출연한 김형준은 “함께 출연한 멤버 박준석의 아내가 대표로 있는 소속사와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말하며 본격적인 연예계 행보를 알렸다. 현재 박준석은 MBN 신규 예능프로그램 ‘지구방위대’ 출연을 확정 짓고 첫 고정 예능에 나설 예정이다.

'슈가맨3'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태사자' 멤버 김형준 /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3' 방송화면
'슈가맨3'를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태사자' 멤버 김형준 / JTBC '투유 프로젝트- 슈가맨3' 방송화면

‘K팝 음악’이 밀레니얼 세대를 상징하는 단적인 예로 남아있지만, 최근 밀레니얼 세대는 퍼포먼스가 주가 되는 ‘K팝 음악’을 벗어난 새로운 것을 갈구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 중독성으로 인해 소비되는 아이돌 음악에서 벗어난 가사와 멜로디를 중점을 둔 ‘뉴트로 음악’에 밀레니얼 세대들이 열광하는 이유이다. ‘온라인 탑골공원’과 ‘슈가맨’이 젊은 세대들에서 뜨거운 관심을 얻고 있는 이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더욱이 미국에서 식당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한 양준일과 쿠팡맨으로 주어진 삶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한 김형준의 당당한 고백은 취업난으로 허덕이는 젊은 세대들에게 큰 용기와 위안을 선사하는 분위기다.

기성세대에겐 아련한 추억을, 젊은 세대들에겐 신선한 자극과 위안을. 세대를 불문하고 ‘슈가맨’을 향한 뜨거운 관심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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