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으로 뭉친 (왼쪽부터)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박해수. /리틀빅픽처스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으로 뭉친 (왼쪽부터)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박해수. /리틀빅픽처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첫 장편 영화 ‘파수꾼’(2011)으로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신드롬을 일으켰던 윤성현 감독이 신작 ‘사냥의 시간’으로 돌아왔다. 예측 불가능한 스토리를 스타일리시한 비주얼로 풀어내 관객들에게 특별한 시네마틱 체험과 서스펜스를 선사한다는 각오다. 여기에 배우 이제훈부터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까지 충무로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더한다.

윤성현 감독은 ‘파수꾼’으로 제32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 제48회 대종상 영화제 신인감독상,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상 등 국내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 및 노미네이트 쾌거를 이뤄냈다. 또 제5회 아시아 태평양 스크린 어워드 각본상, 제16회 밀라노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언급상 등 수많은 해외 영화제에 초청되며 모두가 주목하는 감독으로 거듭났다.

9년 만에 신작 ‘사냥의 시간’으로 돌아온 윤성현 감독은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에 공식 초청되며 다시 한번 신드롬을 예고해 기대를 모은다.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파수꾼’이 10대 청소년들의 삶을 예리하게 꿰뚫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조명했다면, ‘사냥의 시간’은 희망이 없는 도시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청년들의 삶과 그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특히 위험한 계획을 벌인 네 명의 친구들과 그들의 뒤를 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간의 추격전에서 벌어지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와 압도적인 서스펜스로 관객들에게 특별함을 안길 예정이다.

윤성현 감독은 자신이 추구하던 스타일과 이야기를 모두 담아냈다고 밝혔다. 윤 감독은 31일 진행된 ‘사냥의 시간’ 제작보고회에서 “‘사냥의 시간’은 표현주의적인 영역의 작품”이라며 “캐릭터의 감정보다 상황에서 오는 긴장감에 초점을 맞췄고, 이야기 구조도 단순하고 직선적”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파수꾼’을 포함, 한국영화는 내러티브 위주의 작품들이 많은데, 드라마나 대사 위주의 영화가 아닌 표정과 단순한 추격전에서 오는 재미들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사냥의 시간’ 기획 의도를 전했다.

그러면서 “단순하지만 그 안에 디테일한 표현과 시네마틱한 사운드, 호흡감 배우들의 표정으로 이뤄져 있는 영화”라며 “그런 부분에서 기존 많은 한국영화들과는 다른 방향성을 갖고 있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사냥의 시간’은 영화의 기획부터 후반 작업, 그리고 개봉까지 2년여의 시간이 걸렸다. 완성도 높은 작품을 선보이기 위해 윤성현 감독이 모든 과정에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후반작업에 공을 들이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다”며 “컴퓨터 그래픽이 굉장히 많은데 아직도 CG 작업을 하고 있다. 사운드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보통의 영화들보다 훨씬 긴 시간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연배우 이제훈은 “윤상현 감독이 더 완벽하게 완성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면서 “그 시간만큼 보는 분들도 한국영화에서 이런 영화가 나왔다고 할 만큼 새로움을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사냥의 시간’ (왼쪽부터) 이제훈‧안재홍‧최우식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사냥의 시간’ (왼쪽부터) 이제훈‧안재홍‧최우식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이제훈은 ‘파수꾼’에 이어 윤상현 감독과 다시 한번 의기투합한다. 극 중 그는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으로 분한다. 이제훈은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의리와 패기로 친구들을 이끄는 강렬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윤상현 감독이 이제훈을 바탕으로 준석 캐릭터를 완성시킨 것으로 전해져 이제훈과 준석의 높은 싱크로율이 기대된다.

이제훈은 “윤상현 감독이 나를 바탕으로 캐릭터를 써서 그런지 받아들이는데 크게 어려움은 없었다”면서 “단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쫓기는 상황에 대한 공포스러운 순간을 실질적으로 느끼고 표현했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많았다. 그것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안재홍도 함께 한다. 영화에서 그는 친구들을 위해 위험한 계획에 앞장서는 장호를 연기한다. 이번 작품을 위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탈색을 한 것은 물론, 다양한 타투와 거칠고 투박한 패션 등 기존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강렬한 외적 변신을 시도한다.

안재홍은 장호에 대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하려고 노력했던 캐릭터”라고 소개한 뒤 “그 인물에게 더 다가가기 위해서 삭발을 하고, 머리 탈색을 하고 피부결도 거칠게 보일 수 있게 분장의 도움을 받았다”며 “눈썹도 살짝 밀었다. 실제 나와 많이 다른 편”이라고 덧붙였다.

‘부산행’ ‘기생충’으로 ‘쌍천만’ 배우에 이름을 올린 최우식도 연기 변신을 선보인다. 가진 것은 의리뿐인 반항아 기훈 역을 맡아 캐릭터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그려낼 예정이다.

배우들 중 막내인 그는 “형들(이제훈·안재홍·박정민)과 진짜 친구처럼 보여야 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형들이 현장에서 너무 잘 이끌어줬다”면서 “내가 노력했다기보다 윤성현 감독과 형들 덕에 (캐릭터가) 잘 만들어진 것 같다”고 겸손한 자세를 보였다. 

​‘사냥의 시간’에서 열연을 펼친 박정민(왼쪽)과 박해수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
​‘사냥의 시간’에서 열연을 펼친 박정민(왼쪽)과 박해수 스틸컷. /리틀빅픽처스 ​

‘파수꾼’에 이어 이제훈, 윤성현 감독과 또 한 번 협업하게 된 박정민의 활약도 기대를 모은다. 영화에서 그는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내는 정보원 상수로 분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박정민은 “네 명의 호흡 안에서 너무 튀지 않게 잘 녹아들어 가는 것이 중요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이어 “극을 끌고 가는 준석이라는 인물의 감정에 도움이 돼야 하는 캐릭터라 그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친구들을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한은 지난해 ‘양자물리학’으로 제40회 청룡영화상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박해수가 연기한다. 박해수는 극의 긴장감을 배가 시키는 캐릭터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뽐낼 전망이다. 

박해수는 “여러 참고 작품들을 보면서 한이 가질 수 있을 만한 본성에 대해 연구했다”며 “윤성현 감독과 대화를 많이 나눴고, 현장에서도 동떨어질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돼서 캐릭터를 체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배우들과 윤성현 감독은 ‘사냥의 시간’ 관전 포인트를 꼽아 이목을 끌기도 했다. 먼저 이제훈은 “젊은 배우 여러 명의 앙상블을 볼 수 있는 작품이 많이 없었던 것 같은데, 혈기 왕성한 에너지로 표현한 ‘사냥의 시간’을 꼭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배우들의 앙상블을 예고했다.

안재홍은 “굉장한 긴장감을 갖고 있고, 오락적인 재미와 쾌감, 스릴러의 재미까지 담겼다”고 장르적 쾌감을 기대하게 했고, 최우식은 “모든 배우들이 즐겁게 촬영했다”며 “각자 맡은 캐릭터처럼 잘, 열심히 했으니 많은 분들이 좋아할 거라 믿는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박정민과 박해수는 윤성현 감독의 독특한 연출력을 관전 포인트로 꼽았다. 박정민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앵글과 시도들이 있었다”며 “그 앵글 안에 내가 나오지 않을 때는, 다른 배우들이 부러울 정도로 놀라운 작업이었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해수도 “윤성현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과 직진하는 모습, 배우들의 열기가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라고 보탰다.

마지막으로 윤성현 감독은 “영화를 처음 기획했을 때 체험적인 작품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었다”면서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상황에 같이 몰입해서 어렵지 않게 따라갈 수 있는 작품이 나왔다고 생각한다. 재밌게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2월 개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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