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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클로젯] 다 잡으려다, 다 놓쳤다
2020. 02. 04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이 베일을 벗었다./CJ엔터테인먼트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이 베일을 벗었다./CJ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하정우와 김남길의 첫 호흡으로 완성된 영화 ‘클로젯’(감독 김광빈)이 베일을 벗었다. 벽장 문이 열리고 아이가 사라졌다는 독특한 설정을 바탕으로 2월 극장가에 섬뜩한 공포를 안기겠다는 각오다. 여기에 코믹 요소와 사회적 메시지까지 더했다. ‘클로젯’의 선택은 옳았을까.

갑작스러운 사고로 아내를 잃은 상원(하정우 분)과 그의 딸 이나(허율 분). 상원은 소원해진 이나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새집으로 이사를 간다. 상원은 이나와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긋난 사이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이나가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며 웃기 시작한다. 하지만 평온도 잠시, 이나의 방 안에 있는 벽장에서 기이한 소리들이 들려오고 이나에게 이상 증세가 나타난다. 상원마저 이상한 꿈을 꾸기 시작한 지 얼마 후, 이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이나의 흔적을 쫓는 상원에게 의문의 남자 경훈(김남길 분)이 찾아와 딸의 행방을 알고 있다며 가리킨 곳은 다름 아닌 이나의 벽장. 10년간 실종된 아이들의 행방을 쫓고 있는 경훈은 믿기 힘든 이야기를 꺼내고, 상원은 딸을 찾을 수 있다는 마음으로 열어서는 안 될 벽장을 향해 손을 뻗는다.

벽장이라는 소재에 한국적 정서를 더한 ‘클로젯’./CJ엔터테인먼트
벽장이라는 소재에 한국적 정서를 더한 ‘클로젯’./CJ엔터테인먼트

‘클로젯’은 이사한 새집에서 딸 이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후, 딸을 찾아 나선 아빠 상원에게 사건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의문의 남자 경훈이 찾아오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기존 한국영화에서 본 적 없던 벽장이라는 소재에 한국적 정서를 접목시켜 낯설면서도 익숙한 공포를 선사한다. 특히 중반까지 오컬트적 요소가 몰아치는데, 긴장감을 선사하며 섬뜩한 공포를 유발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면들이 그동안 수많은 공포영화에서 그려졌던 방식과 다르지 않아 아쉬움을 남긴다. 까마귀, 기이한 그림들, 낡은 인형, 섬뜩한 사운드까지 어디서 본 듯한 소재들이 연이어 등장해 새로움보단 식상함을 느끼게 한다. 알면서도 속지만, 여운보단 허무함만 남는 이유다.

‘클로젯’에서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하정우(위)와 김남길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클로젯’에서 처음으로 연기 호흡을 맞춘 배우 하정우(위)와 김남길 스틸컷. /CJ엔터테인먼트

시종일관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로 진행되던 영화는 퇴마사 경훈의 등장과 함께 다소 결이 바뀐다. 떡볶이를 먹으며 첫 등장한 경훈은 의외의 개그 코드로 관객들을 웃긴다. 공포영화의 피로도를 낮춰주기 위함이지만, 뜬금없는 웃음 코드가 몰입만 방해한다. 또 그의 입에서 설명적인 대사가 쉴 새 없이 쏟아져 나와 피로도를 높이기도 한다. 

아동학대 등 사회적 문제를 다루며 묵직한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지만, 그 깊이가 얕아 마음을 흔들지 못한다. 부성으로 시작해 모성으로 끝나는 난감한 전개에 진부한 신파적 요소까지 더해지니 이도 저도 아닌 맛이다. 장르적 재미도, 웃음도, 감동도 그 어떤 것도 잡지 못한 ‘클로젯’이다.

‘클로젯’으로 상업영화에 데뷔한 김광빈 감독은 “짧은 시간 내에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는 영화”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판단은 관객의 몫이다. 러닝타임 98분, 오는 5일 개봉.